He stopped by the door and turned around. “What’s wrong with Via?”
아빠는 문 근처에서 멈춰 서서 돌아보았다. "비아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어?"
나가려던 아빠가 멈칫했어. 아빠는 지금 어기한테 온 신경이 가 있어서 비아까지는 미처 생각 못 했나 봐. 엄마의 뜬금없는 걱정에 아빠 눈이 동그래진 상황이야.
“Nothing,” said Mom, shrugging, “at least that she would tell me. But... first day of high school and all that.”
"아무 일도 아냐." 엄마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적어도 나한테 말해준 건 없으니까. 하지만... 고등학교 첫날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신경 쓰여서."
엄마들의 무시무시한 '촉' 알지? 딸이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오늘 하루가 순탄치 않았음을 직감한 거야.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정글에 던져진 큰딸이 걱정되는 엄마의 마음이 담긴 한마디지.
“Hmm,” said Dad, and then he pointed his finger at me and winked. “It’s always something with you kids, isn’t it?” he said.
“흠,” 아빠가 말했다. 그러고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윙크를 했다. “너희 녀석들은 항상 무슨 일이 생긴단 말이야, 안 그래?” 아빠가 말했다.
아빠의 능글맞은 윙크가 포인트야! 어기와 비아 남매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으니까 '너네 진짜 못 말린다' 하는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는 거지. 아빠의 장난기 섞인 멘트 덕분에 무거웠던 방 안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어.
“Never a dull moment,” said Mom. “Never a dull moment,” Dad repeated. “Good night, guys.”
“지루할 틈이 없다니까.” 엄마가 말했다. “지루할 틈이 없어.” 아빠가 되풀이했다. “잘 자라, 얘들아.”
이 'Never a dull moment'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집안 풍경을 아주 세련되게 표현한 말이야. 엄마 아빠가 서로 만담하듯이 받아치며 인사하는 모습이 진짜 찰떡궁합이지 않니? 이제 드디어 오늘 하루의 대단원이 막을 내려.
As soon as he closed the door, Mom pulled out the book she’d been reading to me for the last couple of weeks.
아빠가 문을 닫자마자, 엄마는 지난 몇 주 동안 나에게 읽어주던 책을 꺼냈다.
아빠가 퇴장하고 이제 엄마와 어기만의 '독서 타임'이 시작됐어. 몇 주째 이어지고 있는 이 루틴이야말로 어기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시간일 거야. 엄마의 손에 들린 책이 오늘 하루의 피로를 싹 씻어줄 것 같아.
I was relieved because I really was afraid she’d want to “talk,” and I just didn’t feel like doing that.
나는 안심했다. 왜냐하면 엄마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할까 봐 정말 겁이 났는데, 나는 그럴 기분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기가 지금 가장 무서운 건 머리 자른 이유를 꼬치꼬치 캐묻는 엄마의 '진지한 대화'야. 다행히 엄마가 책을 꺼내 드는 걸 보고 십년감수한 거지. 속마음을 털어놓기엔 아직 마음의 정리가 더 필요하니까.
But Mom didn’t seem to want to talk, either. She just flipped through the pages until she got to where we had left off.
하지만 엄마도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엄마는 우리가 멈췄던 부분까지 페이지를 그냥 넘기기만 했다.
엄마의 센스 만점 배려 좀 봐! 어기가 대화하기 싫어하는 눈치를 채고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쿨하게 책장만 넘기고 있어. 침묵으로 아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엄마의 고단수 육아 스킬이지.
We were about halfway through The Hobbit.“ ‘Stop! stop!’ shouted Thorin,” said Mom, reading aloud,
우리는 '호빗'의 절반 정도를 읽은 상태였다. “‘멈춰! 멈춰!’ 소린이 소리쳤다.” 엄마가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드디어 등장한 명작 '호빗'! 어기가 좋아하는 판타지 세계로 여행을 떠날 시간이야. 엄마가 낭독하는 소린의 외침이 방 안 가득 울려 퍼지면서, 어기는 비로소 학교에서의 힘들었던 기억들을 잠시 잊을 수 있게 됐어.
“but it was too late, the excited dwarves had wasted their last arrows, and now the bows that Beorn had given them were useless.”
“하지만 너무 늦었다. 흥분한 난쟁이들은 마지막 화살을 다 써버렸고, 베오른이 그들에게 준 활은 이제 쓸모가 없게 되었다.”
화살도 없고 활도 못 쓰게 된 난쟁이들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야! 어기는 지금 책 속의 난쟁이들 걱정에 푹 빠졌겠지? 현실의 고민보다 소설 속의 위기가 차라리 더 낫게 느껴질 만큼, 이 시간은 어기에게 평화로운 도피처가 되어주고 있어.
“They were a gloomy party that night, and the gloom gathered still deeper on them in the following days.
“그날 밤 그들은 우울한 무리였고, 다음 날들에 그들에게 드리운 우울함은 더욱 깊어졌다.
엄마가 읽어주는 호빗 속의 난쟁이 원정대 상황이 썩 좋지 않네. 숲속에서 길을 잃고 화살까지 다 써버린 난쟁이들의 암울한 상황 묘사인데, 어기 자신도 오늘 학교 첫날을 보내고 나서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They had crossed the enchanted stream; but beyond it the path seemed to straggle on just as before, and in the forest they could see no change.”
그들은 마법에 걸린 시내를 건넜지만, 그 너머로 길은 예전처럼 무질서하게 뻗어 있는 듯했고, 숲속에서 그들은 아무런 변화도 찾을 수 없었다.”
마법의 강물이라는 큰 장애물을 넘으면 뭔가 끝이 보일 줄 알았는데, 현실은 여전히 끝없는 숲이야. 어기도 학교라는 큰 산을 하나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은 그대로라는 사실에 절망을 느끼는 지점과 묘하게 겹치지.
I’m not sure why, but all of a sudden I started to cry. Mom put the book down and wrapped her arms around me.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책을 내려놓고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소설 속 난쟁이들의 우울함이 어기의 서러움을 건드렸나 봐. 학교에서 겪은 수많은 일과 줄리안의 그 재수 없는 '다스 시디어스' 드립 같은 게 한꺼번에 터진 거지. 엄마의 포옹은 어기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방패가 돼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