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
Part One - August
1부 - 어거스트
자, 이제 이야기의 막이 오른다. 영화나 드라마도 1부가 제일 중요하잖아? 주인공 이름이 떡하니 나오면서 '내가 이 구역의 주인공이다'라고 선포하는 거야.
Fate smiled and destiny laughed as she came to my cradle... —Natalie Merchant, "Wonder"
운명은 미소 지었고 숙명은 소리 내어 웃었다, 그녀가 내 요람으로 다가왔을 때... —나탈리 머천트, "원더"
책 시작부터 폼 잡는 문장이 나왔어. 이건 나탈리 머천트라는 가수의 노래 가사인데, 주인공이 태어날 때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걸 암시해. 운명이 웃었다니, 축복일까 장난일까?
Ordinary
평범함
챕터 제목이 '평범함'이야. 근데 주인공이 굳이 이런 제목을 달았다는 건, 역설적으로 자기가 평범하지 않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거겠지?
I know I'm not an ordinary ten-year-old kid. I mean, sure, I do ordinary things.
나는 내가 평범한 열 살 꼬마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아니, 물론 나도 평범한 일들을 하긴 한다.
열 살 꼬마가 자기 입으로 '나 안 평범해'라고 인정하고 들어가는 거 봐. 벌써부터 인생 2회차 느낌 나지 않냐? 근데 또 쿨하게 '하는 짓은 평범해'라고 덧붙이면서 분위기를 너무 무겁지 않게 잡고 있어.
I eat ice cream. I ride my bike. I play ball. I have an XBox. Stuff like that makes me ordinary. I guess.
아이스크림을 먹고, 자전거를 탄다. 공놀이도 하고, 엑스박스도 있다. 그런 것들이 나를 평범하게 만들어 준다. 아마도 그렇겠지.
아이스크림, 자전거, 엑스박스... 이건 뭐 전 세계 초딩들의 국룰 3종 세트 아니냐? 자기가 평범하다고 필사적으로 어필하는 것 같아서 좀 짠하면서도 귀여워.
And I feel ordinary. Inside. But I know ordinary kids don't make other ordinary kids run away screaming in playgrounds.
그리고 나는 평범하다고 느낀다. 속마음은 말이다. 하지만 평범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다른 평범한 아이들을 비명 지르며 도망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이 문장이 진짜 킬포인트야. '난 속은 멀쩡한데, 애들이 날 보면 괴물 본 듯 도망가네?' 이 상황을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니까 더 슬프지 않냐? 놀이터에서 애들이 소리 지르며 도망간다는 건, 어거스트의 외모가 얼마나 충격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야.
I know ordinary kids don't get stared at wherever they go.
평범한 아이들은 어딜 가든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어기는 자기가 어딜 가든 시선 집중을 받는 '강제 관종'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평범한 애들은 공기처럼 존재하는데, 자기는 에펠탑 마냥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까 그 차이를 너무 잘 아는 거지.
If I found a magic lamp and I could have one wish, I would wish that I had a normal face that no one ever noticed at all.
만약 마법 램프를 발견해서 소원 하나를 빌 수 있다면, 나는 아무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평범한 얼굴을 갖고 싶다고 빌 것이다.
지니가 나와서 소원을 빌라고 하면 빌 게이츠처럼 부자가 되거나 우주 대스타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도 안 쳐다보는 얼굴'이라니... 이게 진짜 어기가 바라는 눈물 겨운 최고의 소망이야.
I would wish that I could walk down the street without people seeing me and then doing that look-away thing.
사람들이 나를 보고 나서 고개를 홱 돌려 버리는 그런 짓을 하지 않고, 그냥 거리를 걸을 수 있기를 빌 것이다.
사람들이 얼굴 보고 놀라서 '어머 미안' 하는 표정으로 시선 피하는 거 있지? 어기는 그 '시선 피하기 스킬'을 매일 당하며 사는 중이야. 차라리 빤히 보는 것보다 이게 더 상처가 될 때가 있거든.
Here's what I think: the only reason I'm not ordinary is that no one else sees me that way.
내 생각은 이렇다. 내가 평범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아무도 나를 그런 식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어기의 날카로운 자기 분석! '나는 속도 평범하고 하고 싶은 것도 평범한데, 니들이 나를 그렇게 안 보니까 내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거잖아'라는 일침이야. 세상은 보는 사람 마음에 달렸다는 거지.
But I'm kind of used to how I look by now. I know how to pretend I don't see the faces people make.
하지만 이제는 내 외모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사람들이 어떤 표정을 짓든 못 본 척 연기하는 법도 안다.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우리 어기. 남들이 짓는 그 묘한 표정들 일일이 신경 쓰면 멘탈 터지니까, 그냥 '난 아무것도 안 보여요' 권법을 마스터한 거지. 이 담담함이 오히려 마라맛 슬픔을 유발해.
We've all gotten pretty good at that sort of thing: me, Mom and Dad, Via.
우리 가족 모두 그런 일에는 꽤 이골이 났다. 나, 엄마, 아빠, 그리고 비아 누나까지 말이다.
어기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시선 방어 만렙'이 됐어. 가족이란 게 참 대단하지? 슬픈 일인데도 가족이 똘똘 뭉쳐서 견뎌내는 모습이 그려져서 뭉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