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ay, so, Julian Albans?” she said, looking up. Julian raised his hand and said “Here” at the same time.
“자, 그러면 줄리안 알반스?” 선생님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줄리안은 손을 들며 동시에 “네”라고 대답했다.
빌런 줄리안이 출석 번호 1번이네! 성이 'Albans'라 A로 시작해서 제일 먼저 찍혔어. 선생님이 고개까지 들고 확인하는 거 보니까 아주 칼 같은 출석 체크야. 줄리안은 또 이때다 싶어 인싸답게 대답도 빠릿빠릿하게 하네.
“Hi, Julian,” she said, making a note on her seating chart. She picked up the very first folder and held it out toward him.
“안녕, 줄리안.” 선생님은 좌석 배치도에 메모를 하며 말했다. 그녀는 맨 첫 번째 폴더를 집어 그를 향해 내밀었다.
선생님은 지금 거의 묘기 수준의 멀티태스킹을 보여주고 있어. 인사하랴, 배치도 체크하랴, 폴더 전달하랴... 줄리안은 영광의 1번 폴더를 받으며 으쓱했겠지?
“Come pick it up,” she said, kind of no-nonsense. He got up and took it from her.
“와서 가져가렴.” 선생님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그는 일어나서 선생님에게 폴더를 받았다.
선생님 눈빛에서 '뻘짓 금지' 레이저가 나오는 느낌이지? 'no-nonsense'라는 표현이 아주 찰떡이야. 줄리안도 선생님 포스에 눌려서 군말 없이 벌떡 일어나 폴더를 가져가네.
“Ximena Chin?” She handed a folder to each kid as she read off the names.
“히메나 친?” 선생님은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에게 폴더를 하나씩 건네주었다.
히메나도 불렸어! 선생님은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폴더 배달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지. 교실은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폴더를 받는 소리로 점점 북적이기 시작해.
As she went down the list, I noticed that the seat next to me was the only one still empty,
선생님이 명단을 쭉 훑어 내려갈 때, 나는 내 옆자리만이 여전히 비어 있는 유일한 자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 이 문장은 왜 이렇게 짠할까? 애들 자리는 하나둘 차는데 어기 옆에만 투명 방어막이라도 쳐진 것처럼 텅 비어 있어. 어기는 덤덤한 척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저 텅 빈 의자가 얼마나 크게 느껴졌을까?
even though there were two kids sitting at one desk just a few seats away.
불과 몇 자리 떨어진 곳에 있는 책상 하나에 아이들 두 명이 앉아 있었는데도 말이다.
저기 멀리서는 자리가 모자라서 한 책상에 두 명씩 낑겨 앉고 난리인데, 어기 옆은 광활한 대지처럼 비어 있어. 이건 대놓고 '너랑은 안 앉을 거야!'라고 외치는 침묵의 시위 같아서 정말 속상한 상황이야.
When she called the name of one of them, a big kid named Henry Joplin who already looked like a teenager, she said:
선생님이 그들 중 한 명의 이름을 불렀을 때, 이미 십 대 청소년처럼 보이는 덩치 큰 아이 헨리 조플린에게 이렇게 말했다.
헨리라는 애가 등장하는데, 초등학생 교실에 웬 고등학생 형님이 앉아 있는 느낌이야. 선생님이 걔를 콕 집어서 말을 거는데, 왠지 폭풍이 몰아치기 전의 고요함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아? 헨리의 비주얼이 벌써부터 압도적이네.
“Henry, there’s an empty desk right over there. Why don’t you take that seat, okay?”
“헨리, 바로 저기에 빈 책상이 하나 있구나. 저 자리에 앉는 게 어떻겠니, 알겠지?”
선생님의 '친절한' 강제 이주 명령이야. '빈 자리'가 하필 어기 옆이네. 헨리 입장에선 마른하늘에 날벼락이겠지만, 어기 입장에선 이 상황 자체가 가시방석이지.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주 평화롭게 제안하고 있어.
She handed him his folder and pointed to the desk next to mine.
선생님은 그에게 폴더를 건네주고 내 옆에 있는 책상을 가리켰다.
선생님의 손가락 끝이 어기 옆자리를 향하는 순간, 헨리의 영혼은 가출했을지도 몰라. 폴더는 받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헨리의 심정이 느껴져? 어기는 이제 옆자리에 짝꿍이 생긴다는 설렘보다는 미안함이 앞설 것 같아.
Although I didn’t look at him directly, I could tell Henry did not want to move next to me,
비록 그를 정면으로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헨리가 내 옆으로 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기는 눈이 뒤에 달린 것도 아닌데 다 느껴지는 거지. 헨리의 그 '싫어 죽겠네' 하는 기운이 교실 공기를 타고 전해지는 거야. 직접 안 봐도 훤히 보인달까. 헨리의 마음의 소리가 어기한테는 확성기로 들리는 기분일 거야.
just by the way he dragged his backpack on the floor as he came over, like he was moving in slow motion.
그가 이쪽으로 오면서 가방을 바닥에 질질 끄는 모습만 봐도 그랬다. 마치 슬로 모션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발걸음 하나하나에 세상 모든 고뇌를 짊어진 것 같은 저 무거운 움직임! 헨리의 가방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헨리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오기 싫다는 온몸의 저항을 저렇게 온 동네 티를 내며 오고 있네.
Then he plopped his backpack up really high on the right side of the desk so it was kind of like a wall between his desk and mine.
그러고 나서 그는 책상 오른쪽 높은 곳에 가방을 툭 던져 놓았다. 가방은 마치 그의 책상과 내 책상 사이에 세워진 벽 같았다.
가방으로 만리장성 쌓는 헨리 보소. '여기는 내 구역, 거기서 넘어오지 마!'라는 무언의 선전포고지. 어기를 대놓고 피하는 저 정성이 참 대단하면서도 얄밉다. 책상 위에 가방을 산더미처럼 쌓아 올린 저 심보가 참 고약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