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ay, kids, okay, everybody! Settle down,” said the teacher, now facing us. She had written her name, Ms. Petosa, on the chalkboard.
“자, 얘들아. 자, 모두들! 조용히 해라.” 선생님이 우리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칠판에는 선생님 이름인 '페토사'가 적혀 있었다.
교실 분위기 알지? 개학 첫날이라 시장바닥처럼 시끌벅적했을 거야. 선생님이 등 돌리고 칠판에 이름 쓰고 있다가, 휙 돌아서면서 'Settle down(진정해)!'을 외치는 장면이야. 이제 호랑이 선생님 모드 발동 직전의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해.
“Everybody find a seat, please. Come in,” she said to a couple of kids who had just walked in the room.
“모두 빈자리를 찾아 앉아라. 들어오렴.” 선생님은 방금 교실에 들어온 아이들 몇 명에게 말했다.
꼭 늦게 오는 애들 있잖아. 아니면 쭈뼛거리면서 문 앞에 서 있는 애들. 선생님이 걔네들을 발견하고 교통정리를 해주는 거야. 아직까진 선생님이 어기를 발견 못 해서 평화로운(?) 상태야.
“There’s a seat there, and right there.” She hadn’t noticed me yet.
“저기 자리 있고, 저기도 있네.” 선생님은 아직 나를 눈치채지 못한 상태였다.
선생님이 손가락으로 빈자리를 가리키고 있어. 근데 그 손가락이 어기를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지.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 같아. 어기는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세고 있을지도 몰라. '3, 2, 1... 들켰다!' 하기 직전이야.
“Now, the first thing I want everyone to do is stop talking and...” She noticed me.
“자, 너희들이 제일 먼저 해줬으면 하는 건, 잡담을 멈추고...” 선생님이 나를 발견했다.
선생님이 전형적인 잔소리 멘트를 날리다가 갑자기 뚝! 끊겼어. 마치 라디오 신호가 끊긴 것처럼 말이야. 왜냐고? 시선이 어기한테 꽂혔거든. 이 짧은 침묵... 교실 공기가 싹 얼어붙는 그 순간이야.
“...put your backpacks down and quiet down.” She had only hesitated for a millionth of a second, but I could tell the moment she saw me.
“...책가방 내려놓고 조용히 하는 거야.” 선생님은 100만 분의 1초 정도 아주 잠깐 머뭇거렸을 뿐이지만, 나는 선생님이 나를 본 그 순간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은 프로야. 어기를 보고 놀랐지만, 티 안 내려고 거의 빛의 속도로 수습했어. 하지만 어기는 '시선 감지기' 만렙이잖아. 그 찰나의 멈칫함을 놓치지 않았지. 남들은 몰라도 당사자는 다 느끼는 법이거든.
Like I said: I’m used to it by now. “I’m going to take attendance and do the seating chart,” she continued, sitting on the edge of her desk.
아까 말했듯이, 나는 이제 이런 일에 익숙하다. “출석을 부르고 좌석 배치도를 만들겠다.” 책상 모서리에 걸터앉으며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어기의 담담한 고백이 왠지 모르게 뭉클하지? 선생님은 역시 베테랑답게 어기를 보고 놀란 기색을 순식간에 수습하고 바로 수업 모드로 전환했어. 출석 부르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피할 수 없는 신학기 의식인가 봐.
Next to her were three neat rows of accordion folders. “When I call your name, come up and I’ll hand you a folder with your name on it.”
선생님 옆에는 아코디언 폴더 세 줄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름을 부르면 앞으로 나오렴. 이름이 적힌 폴더를 나눠주겠다.”
선생님 준비성 보소! 아코디언 폴더가 세 줄이나 늘어서 있는 걸 보니 오늘 나눠줄 서류가 꽤 많은 모양이야. 폴더 하나씩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페토사 월드'에 입장하는 느낌이지.
“It contains your class schedule and your combination lock, which you should not try to open until I tell you to.”
“그 안에는 수업 시간표와 다이얼 자물쇠가 들어있다. 내가 말하기 전까지는 자물쇠를 열려고 하지 마라.”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인데, 선생님이 미리 쐐기를 박아버리네. 자물쇠 다이얼 돌려보고 싶은 욕구를 꾹 참아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그려지는 것 같아.
“Your locker number is written on the class schedule. Be forewarned that some lockers are not right outside this class but down the hall,”
“사물함 번호는 시간표에 적혀 있다. 어떤 사물함은 교실 바로 앞이 아니라 복도 저 끝에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알아두렴.”
사물함 위치가 운명을 결정하는 순간이지! 교실 바로 앞이면 '개꿀'인데, 복도 저 끝이면 쉬는 시간마다 전력 질주해야 한다고. 선생님이 미리 멘탈 관리 시켜주시는 중이야.
“and before anyone even thinks of asking: no, you cannot switch lockers and you can’t switch locks.”
“누군가 물어볼 생각조차 하기 전에 말해두는데, 사물함은 바꿀 수 없고 자물쇠도 바꿀 수 없다.”
페토사 선생님, 애들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어! '선생님 저 친구랑 사물함 바꾸면 안 돼요?'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컷 해버리시네. 완전 단호박 그 자체야.
“Then if there’s time at the end of this period, we’re all going to get to know each other a little better, okay? Okay.”
“그러고 나서 이번 수업 시간 끝에 시간이 남으면, 우리 서로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 알겠지? 좋다.”
오 마이 갓, 공포의 '자기소개 시간' 예고인가? 시간표 정리랑 사물함 체크가 빨리 끝나면 바로 아이스브레이킹 들어간다는 소리야. 어기한테는 이 'Okay'가 좀 무겁게 들릴지도 모르겠어.
She picked up the clipboard on her desk and started reading the names out loud.
그녀는 책상 위의 클립보드를 집어 들고 큰 소리로 이름을 읽기 시작했다.
자, 이제 신학기 공포의 서막, 출석 체크 시간이야! 선생님 손에 들린 저 클립보드가 왠지 아이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스노트처럼 보이지 않아? 이제 교실에는 선생님의 목소리만 울려 퍼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