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king
짐 싸기
챕터 제목이야. 아주 심플하지? 여행 가기 전날 밤의 설렘과 귀찮음이 동시에 느껴지는 단어지.
Mom helped me pack the night before the big trip. We put all the clothes I was taking on my bed,
거대한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엄마가 짐 싸는 것을 도와주셨다. 우리는 내가 가져갈 옷들을 모두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초등학생 5학년에게 2박 3일 수련회는 그야말로 'Big Trip'이지! 엄마랑 같이 짐 싸는 장면, 다들 추억 있지? 침대 위에 팬티랑 양말이랑 티셔츠 쫙 깔아놓고 패션쇼 하던 그 시절 말이야.
and she folded everything neatly and put it inside the bag while I watched.
그리고 내가 지켜보는 동안 엄마는 모든 것을 깔끔하게 개어 가방 안에 넣으셨다.
어기는 그냥 구경만 하고 엄마가 다 해주는 중이야. 막내아들 특권이기도 하고, 어기 엄마가 워낙 꼼꼼하게 챙겨주고 싶어 하는 마음도 느껴져. 어기는 옆에서 '음, 각이 살아있군' 하며 감상 중인 감독관 모드랄까?
It was a plain blue rolling duffel, by the way: no logos or artwork.
덧붙이자면, 그것은 로고나 그림 따위는 없는, 그저 평범한 파란색 바퀴 달린 더플백이었다.
드디어 등장한 그 가방! 스타워즈 캐릭터가 그려진 화려한 가방 대신 선택한 건 '무지 파란색 가방'이야. '평범함'을 연기하기 위한 어기의 철저한 소품 선택이지. 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저 'no logos'에서 느껴지지 않아?
“What if I can't sleep at night?” I asked. “Take a book with you.
"밤에 잠이 안 오면 어쩌지?" 내가 물었다. "책을 한 권 챙겨 가렴."
낯선 곳에서 처음 자게 될 생각에 걱정이 태산인 어기야. 엄마는 스마트폰 대신 '책'이라는 아주 고전적이고 확실한 수면 유도제를 처방해주고 있어. 수련회 가방에 책을 넣는 건 좀 가혹해 보이지만, 마음의 평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지!
Then if you can't sleep, you can pull out your flashlight, and read for a bit until you get sleepy,” she answered.
"그러다 잠이 안 오면 손전등을 꺼내서 잠이 올 때까지 잠깐 책을 읽으면 돼." 엄마가 대답했다.
이불 속에서 손전등 켜고 책 읽기라니! 이건 거의 모든 아이의 로망이잖아? 엄마는 어기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아주 구체적이고 낭만적인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어. 물론 다음 날 피곤한 건 어기의 몫이겠지만!
I nodded. “What if I have a nightmare?” “Your teachers will be there, sweetie,” she said.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악몽을 꾸면 어떡해?" "선생님들이 계실 거야, 얘야." 엄마가 말했다.
잠 안 오는 것도 문제지만, 악몽은 진짜 차원이 다른 공포지. 어기의 두려움을 달래주기 위해 엄마는 '선생님'이라는 든든한 보호막을 언급해. 수련회 선생님들이 악몽까지 쫓아주실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말이라도 안심이 되잖아?
“And Jack. And your friends.” “I can bring Baboo,” I said. That was my favorite stuffed animal when I was little.
"잭도 있고, 네 친구들도 있잖니." "바부를 가져가면 되겠다." 내가 말했다. 바부는 내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인형이다.
친구들 이름이 나오니까 조금 안심이 됐는지, 어기는 비장의 무기인 '애착 인형' 바부를 떠올렸어. 중학교 올라가는 나이에 인형이라니 좀 쑥스럽긴 하겠지만, 낯선 잠자리에서 바부만큼 든든한 아군도 없지!
A small black bear with a soft black nose. “You don't really sleep with him anymore, do you?” said Mom.
코가 보들보들하고 검은색인 작은 곰 인형이다. "너 이제 정말 그 인형이랑 같이 자지는 않지, 그렇지?" 엄마가 물었다.
바부의 생김새가 묘사되니까 더 귀엽지 않니? 엄마는 어기가 수련회에 인형을 가져간다고 하니까 은근히 떠보는 거야. '설마 아직도 아기처럼 인형 안고 자는 건 아니지?' 하는 확인 사살 같은 질문이랄까!
“No, but I keep him in my closet in case I wake up in the middle of the night and can't get back to sleep,” I said.
"응, 하지만 한밤중에 잠에서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옷장에 넣어 둬." 내가 말했다.
같이 자는 건 아니지만 '비상용'으로 옷장에 상주시키고 있다는 어기의 귀여운 변명이야. 마치 소화기처럼, 쓸 일은 없길 바라지만 없으면 불안한 존재가 바로 바부인 거지. 한밤중에 깨면 바부가 옷장에서 지켜준다고 믿는 어기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
“I could hide him in my bag. No one would know.” “Then let's do that.” Mom nodded, getting Baboo from inside my closet.
"가방 안에 숨겨가면 돼. 아무도 모를 거야." "그럼 그렇게 하자."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옷장 안에서 바부를 꺼내왔다.
이제 와서 인형 들고 다니는 걸 들키면 안 되니까 '비밀 작전'을 세우는 중이야. 중학생 형아의 체면은 살리면서 마음의 안식은 챙기는 아주 고도의 전략이지. 엄마도 흔쾌히 동조해주는 걸 보니 어기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 같아.
“I wish they allowed cell phones,” I said. “I know, me too!” she said.
"휴대폰 반입이 허용되면 좋겠어." 내가 말했다. "그러게, 나도 그래!" 엄마가 말했다.
수련회 가서 휴대폰 못 쓰는 건 전 세계 아이들의 고통이지. 엄마도 연락하고 싶으니까 백번 공감하는 거야. 요즘 세상에 폰 없는 2박 3일이라니, 이건 거의 무인도 생존기나 다름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