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just...” I muttered, looking down, “I don’t feel well. I’m sorry. I feel like I’m going to throw up.”
“그게, 그냥...” 나는 고개를 떨구고 중얼거렸다. “몸이 좀 안 좋아요. 죄송해요. 속이 울렁거려서 토할 것 같아요.”
미란다의 명연기가 시작됐어! 아픈 척 연기하는 건데, '토할 것 같다'는 멘트는 무대 공포증 환자들이 흔히 하는 핑계거든. 거짓말이지만 비아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미란다는 기꺼이 아픈 사람이 되기로 한 거야. 이 정도면 여우주연상 줘야 하는 거 아냐?
This was a lie. “It’s just last-minute jitters...” “No! I can’t do it! I’m telling you.”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그저 공연 직전에 느끼는 불안감일 뿐이야...” “아뇨! 전 못 해요! 정말이라니까요.”
미란다의 '메소드 연기'가 정점에 달했어. 속으로는 멀쩡하면서 겉으로는 세상 무너진 표정으로 못 하겠다고 버티는 중이지. 대븐포트 선생님은 이게 단순한 무대 공포증인 줄 알고 어르려는데, 미란다는 아주 쐐기를 박아버려. 거짓말도 이 정도면 예술의 경지라고 봐야지?
Davenport looked furious. “Miranda, this is outrageous.” “I’m sorry!”
대븐포트 선생님은 몹시 화가 난 듯 보였다. “미란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구나.” “죄송합니다!”
드디어 선생님의 인내심이 임계점을 돌파했어.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에서 '말도 안 된다(outrageous)'며 일침을 가하시지. 미란다도 미안하긴 한지 '죄송하다'고는 하지만, 속으로는 '비아야, 이제 네 차례야!' 하고 응원하고 있을걸?
Davenport took a deep breath, like he was trying to restrain himself.
대븐포트 선생님은 자신을 억누르려는 듯 심호흡을 했다.
대븐포트 선생님, 지금 마음속으로 '참을 인' 자 세 번 쓰고 계셔. 애들 앞에서 소리 지르면 안 되니까 심호흡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고 있는 거지. 그 정적이 더 무서운 법이야.
To be truthful, I thought he looked like he was going to explode. His forehead turned bright pink.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그가 폭발할 것 같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마는 선명한 분홍색으로 변해 있었다.
미란다의 묘사가 아주 찰져. 선생님 이마가 분홍색으로 변했대! 혈압이 급상승해서 곧 터질 것 같은 풍선 같은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거야. 분홍색이라니, 화난 선생님 얼굴이 귀여울 법도 한데 미란다는 지금 무서워 죽겠을걸?
“Miranda, this is absolutely unacceptable! Now go take a few deep breaths and—”
“미란다,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자, 가서 숨 좀 몇 번 크게 들이마시고—”
대븐포트 선생님이 권위를 총동원해서 미란다를 가르치려 들어. '용납할 수 없다(unacceptable)'는 강력한 단어를 쓰면서 미란다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미란다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지. 선생님의 말이 중간에 끊기는 건 미란다가 더 강하게 나갔기 때문이야.
“I’m not going on!” I said loudly, and the tears came to my eyes fairly easily.
“저 무대에 안 올라갈 거예요!” 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눈물이 꽤나 쉽게 내 눈에 고였다.
미란다의 연기 투혼! 이번에는 큰 소리로 '안 하겠다'고 질러버려. 심지어 눈물까지 '쉽게' 고였대. 진짜 아픈 건 아니지만, 비아를 위한 마음과 지금의 상황이 어우러져서 눈물 연기가 아주 찰떡같이 나온 거지. 대븐포트 선생님도 이 눈물에는 속을 수밖에 없을걸?
“Fine!” he screamed, not looking at me. Then he turned to a kid named David, who was a set decorator.
“알았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무대 장식 담당자인 데이비드라는 아이에게 몸을 돌렸다.
대븐포트 선생님도 이제 포기 상태야. 미란다랑 더 말 섞다간 혈압으로 쓰러지실 것 같으니 얼굴도 안 보고 소리를 지르시네. 그러곤 바로 옆에 있던 죄 없는 데이비드한테 화살을 돌려버려. 데이비드는 가만히 있다가 날벼락 맞은 거지.
“Go find Olivia in the lighting booth! Tell her she’s filling in for Miranda tonight!”
“조명 조절실에 있는 올리비아를 찾아와! 오늘 밤은 그녀가 미란다 대신 출연한다고 전해!”
드디어 작전 성공! 미란다가 원하던 대로 비아(올리비아)가 주인공으로 등판하게 됐어. 조명이나 끄고 켜던 비아가 이제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지. 선생님은 지금 거의 군대 소대장처럼 명령하고 있어.
“What?” said David, who wasn’t too swift. “Go!” shouted Davenport in his face. “Now!”
“네?” 눈치가 빠르지 못한 데이비드가 말했다. “가라고!” 대븐포트가 그의 얼굴에 대고 소리쳤다. “지금 당장!”
데이비드, 이 눈치 없는 녀석! 상황이 이 정도면 빛의 속도로 튀어 나가야 하는데 '네?'라고 멍청하게 되묻네. 결국 선생님이 코앞에서 사자후를 내뱉으셨어. 선생님의 침방울이 데이비드 얼굴에 다 튀었을 것 같은 처절한 상황이야.
The other kids had caught on to what was happening and gathered around.
다른 아이들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주위로 몰려들었다.
구경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어. 학교에서 제일 재밌는 게 연극 무산 위기(?) 구경 아니겠어?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오, 팝콘 각인데?' 하면서 모여든 거지. 소문이 퍼지는 속도는 광속보다 빠르다니까.
“What’s going on?” said Justin. “Last-minute change of plans,” said Davenport. “Miranda doesn’t feel well.”
“무슨 일이에요?” 저스틴이 물었다. “계획이 막판에 바뀌었다,” 대븐포트가 대답했다. “미란다 몸 상태가 좋지 않구나.”
비아의 남친이자 남자 주인공인 저스틴이 나타났어! 영문도 모르고 어리둥절한 저스틴에게 선생님이 상황을 요약해주네. '미란다가 아프다'는 건 핑계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도 공연을 올려야 하니 대충 둘러댈 수밖에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