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couldn’t you say it just to me?” The Giver hesitated painfully, as if saying the name aloud might be excruciating.
“하지만 제게만이라도 말씀해 주실 수는 없나요?” 기버는 마치 그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끔찍한 고통이라도 되는 듯 괴롭게 주저했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라지만, 조너스는 지금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달라고 조르고 있어. '우리끼리만 알면 되잖아요'라는 저 멘트, 비밀 친구 맺을 때 국룰이지. 근데 기버 할아버지 반응이 심상치 않아. 이름 석 자 뱉는 게 무슨 불닭볶음면 소스 원샷하는 것보다 더 힘겨워 보이거든. 금지된 이름에 얽힌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은지 짐작이 가지?
“Her name was Rosemary,” he told Jonas, finally. “Rosemary. I like that name.”
“그녀의 이름은 로즈메리였단다.” 그가 마침내 조너스에게 말했다. “로즈메리. 나는 그 이름을 좋아한단다.”
드디어 밝혀진 그 이름, 로즈메리! 이름만 들어도 뭔가 향긋하고 아련하지 않아? 기버 할아버지가 이름을 두 번이나 말하면서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걸 보니, 이건 단순한 제자 사랑을 넘어선 어떤 애틋함이 느껴져. 금지된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봉인된 기억의 댐이 무너진 느낌이랄까.
The Giver went on. “When she came to me for the first time, she sat there in the chair where you sat on your first day.
기버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녀가 내게 처음 왔을 때, 그녀는 네가 첫날 앉았던 바로 그 의자에 앉아 있었지.
할아버지의 '라떼는 말이야' 타임이 시작됐어. 근데 이건 좀 슬픈 라떼야. 10년 전 로즈메리가 앉았던 그 자리에 지금 조너스가 앉아 있다니, 평행이론 소름 돋지 않아? 기버 눈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데자뷔를 보는 기분일 거야.
She was eager and excited and a little scared. We talked. I tried to explain things as well as I could.”
“그녀는 열의에 차 있었고 흥분해 있었으며 조금은 겁을 먹고 있었단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설명하려고 노력했어.”
로즈메리의 첫 출근 날 기분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대. 신입 사원들이 다 그렇잖아? '열심히 하겠습니다!' 외치지만 속으론 '나 사고 치면 어쩌지?' 하고 떨고 있는 거. 기버 할아버지는 그런 로즈메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설명해 줬다는데, 그게 과연 도움이 됐을까? 너무 잘해줘서 오히려 독이 된 건 아닐까?
“The way you did to me.” The Giver chuckled ruefully. “The explanations are difficult. The whole thing is so beyond one’s experience.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요.” 기버가 후회 어린 웃음을 지었다. “설명하기가 쉽지 않구나. 모든 것이 한 사람의 경험을 훌쩍 넘어서는 일이니까.”
조너스가 '저한테 하셨던 거랑 똑같네요'라고 뼈 때리는 말을 하니까 기버 할아버지가 씁쓸하게 웃으셔. 이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을 말로 설명하려니 얼마나 현타가 오시겠어? 인간의 상식을 넘어서는 일을 가르쳐야 하는 스승의 고뇌가 느껴지는 장면이지.
But I tried. And she listened carefully. Her eyes were very luminous, I remember.”
하지만 나는 노력했다. 그리고 그녀는 주의 깊게 경청했지. 그녀의 눈이 아주 빛나던 것이 기억나는구나.”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기버 할아버지는 로즈메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셨대. 로즈메리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 어려운 말들을 다 받아적으려 했나 봐. 할아버지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눈빛을 기억하신다는 건, 로즈메리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보여주는 거지.
He looked up suddenly. “Jonas, I gave you a memory that I told you was my favorite. I still have a shred of it left.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조너스, 내가 너에게 나의 가장 소중한 기억이라고 말하며 전해준 기억이 있지. 나에게는 아직 그 기억의 조각이 남아 있단다.”
할아버지가 로즈메리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번쩍 고개를 드셔. 그러고는 예전에 조너스한테 줬던 그 따뜻한 크리스마스 기억(가족과 사랑이 있던 기억)을 언급하시네. 다 줘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 할아버지 마음속에 찌꺼기처럼 소중한 조각이 남았나 봐.
The room, with the family, and grandparents?” Jonas nodded. Of course he remembered.
가족과 조부모님이 계시던 그 방 말인가요?” 조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조너스가 '아, 그 따뜻한 방요?' 하고 단번에 알아차려. 조너스한테도 그 기억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Of course'라는 말이 바로 나오겠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알게 해준 그 기억... 로즈메리한테도 똑같이 줬던 기억이라니 기분이 묘해지지.
“Yes,” he said. “It had that wonderful feeling with it. You told me it was love.”
“네.” 그가 말했다. “그 기억에는 정말 멋진 기분이 담겨 있었어요. 선생님은 제게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씀하셨죠.”
조너스가 기버 할아버지가 예전에 전해준 그 전설의 크리스마스 방 기억을 소환하고 있어.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 무미건조한 마을에서 처음으로 배운 조너스의 목소리에 아련함이 뚝뚝 묻어나지? 마치 첫사랑 영화 한 장면을 회상하는 주인공 같아.
“You can understand, then, that that’s what I felt for Rosemary,” The Giver explained. “I loved her.
“그렇다면 내가 로즈메리에게 느꼈던 감정이 바로 그것이라는 걸 너도 이해하겠구나.” 기버가 설명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단다.
기버 할아버지가 드디어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둔 비밀을 꺼냈어. 10년 전 그 선배님, 로즈메리를 사랑했대! 이 마을에서 금기시되는 단어인 사랑을 써서 자기 마음을 고백하는 모습이 정말 가슴 찡하지? 이제야 왜 그 이름을 말하는 게 고문 같았는지 이해가 가.
“I feel it for you, too,” he added. “What happened to her?” Jonas asked.
“너에게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단다.” 그가 덧붙였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조너스가 물었다.
기버 할아버지가 조너스에게 '너도 사랑해'라고 뜬금(?) 고백을 날렸어! 제자를 향한 찐한 사랑을 표현한 건데, 조너스는 감동받을 새도 없이 로즈메리의 비극적인 결말이 궁금해서 미치겠나 봐. 질문 공세로 분위기를 확 반전시키네.
“Her training began. She received well, as you do. She was so enthusiastic. So delighted to experience new things. I remember her laughter...”
“그녀의 훈련이 시작되었지. 너처럼 기억을 잘 받아들였단다. 그녀는 매우 열광적이었어.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것을 무척이나 기뻐했지. 그녀의 웃음소리가 기억나는구나...”
기버 할아버지가 추억 여행을 떠나셨어. 로즈메리도 처음엔 조너스처럼 에이스였다나 봐! 웃음소리까지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걸 보니, 정말 아끼던 제자였다는 게 느껴져. 근데 이 밝은 묘사가 앞으로 닥칠 비극이랑 대비돼서 더 마음이 아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