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ining three eggs, a bottle of beer, a jar of yogurt and a green tie.
그 안엔 달걀 세 알이랑 맥주 한 병, 요거트 한 병, 그리고 초록색 넥타이가 들어있었어.
기대하며 열어본 상자의 실체! 계란 세 개에 맥주, 요거트, 그리고 넥타이라니... 뭔가 실용적이다 못해 냉장고 털어온 느낌도 좀 나지만, 그 시절 은신처 상황 생각하면 저건 거의 에르메스급 선물이지. 특히 계란 세 개는 그 당시엔 금값이었을걸?
It made our jar of molasses seem rather paltry. My roses smelled wonderful compared to Miep and Bep's red carnations.
그걸 보고 나니 우리가 드린 당밀 한 단지가 너무 초라해 보이더라. 내가 선물한 장미는 미프 언니랑 벱 언니가 준 붉은 카네이션보다 훨씬 향기가 좋았어.
반 단 가족이 준 화려한 선물 상자를 보고 나니, 자기들이 준비한 소박한 당밀 단지가 왠지 좀 꿀리는 기분이었나 봐. 게다가 꽃 선물 경쟁에서도 본인 장미가 최고였다고 은근히 부심을 부리는 안네의 귀여운 모습이지!
He was thoroughly spoiled. Fifty petits fours arrived from Siemons' Bakery, delicious!
아빠는 정말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으셨어. 시몬스 빵집에서 미니 케이크 50개가 배달 왔는데 정말 맛있더라!
생일 주인공인 아빠가 아주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는 뜻이야. 쁘띠 푸르가 50개라니, 은신처에서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아빠 입이 귀에 걸리셨겠는걸?
Father also treated us to spice cake, the men to beer and the ladies to yogurt. Everything was scrumptious! Yours, Anne M. Frank
아빠는 우리한테 향신료 케이크를 사 주셨고, 남자분들에겐 맥주를, 여자분들에겐 요거트를 한 턱 쏘셨어. 정말 모든 게 완벽한 하루였지! 너의 안네 M. 프랑크가.
아빠도 받은 만큼 베푸시는 중! 메뉴 선정이 성별 맞춤형인 게 포인트야. 전쟁 중 은신처라고는 믿기지 않는 풍성한 파티 타임인데, 안네의 신난 기분이 글자 너머로 느껴져.
TUESDAY, MAY 16, 1944
1944년 5월 16일 화요일
며칠이 지나고 다시 일기를 쓰는 날이야. 화창했던 아빠 생일 파티의 여운이 가시고 다시 일상의 기록이 시작되는 시점이지.
My dearest Kitty, just for a change (since we haven't had one of these in so long),
사랑하는 키티에게, 분위기를 좀 바꿔볼 겸(이런 얘기 한 지도 꽤 오래됐으니까 말이야),
맨날 똑같은 일상만 적다가 이번엔 좀 특별하게 '대화체'로 일기를 써보겠다는 안네의 선언이야. 뭔가 흥미진진한 썰을 풀기 전의 빌드업 같은 느낌이지?
I'll recount a little discussion between Mr. and Mrs. van D. last night:
어젯밤 반 단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나눈 짤막한 대화를 들려줄게.
드디어 시작된 '부부 싸움 중계'! 안네가 옆방에서 들리는 반 단 부부의 티격태격하는 소리를 놓치지 않고 생생하게 받아 적으려는 준비 자세야. 팝콘 준비해야겠지?
Mrs. van D.: “The Germans have had plenty of time to fortify the Atlantic Wall,”
반 단 아주머니: “독일군도 대서양 방벽을 보강할 시간이 충분했을 거야.”
반 단 부인이 전쟁 상황에 대해 한마디 얹는 장면이야. '대서양 방벽' 운운하는 걸 보니 나름 뉴스 좀 챙겨 들으면서 아는 체를 하고 싶으셨나 봐. 말투에서 왠지 모를 깐깐함이 느껴지지 않아?
“and they'll certainly do everything within their power to hold back the British.”
“영국군을 막아내려고 분명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테고 말이야.”
반 단 부인의 독일군 찬양(?) 시리즈 2탄이야. 영국군이 못 넘어오게 독일군이 철벽 방어를 할 거라는 소리지. 은신처 사람들은 연합군이 빨리 구하러 오길 목 빠지게 기다리는데, 옆에서 자꾸 독일군이 세다고 초를 치니까 분위기 싸해지는 거 보이지?
“It's amazing how strong the Germans are!” Mr. van D.: “Oh, yes, amazing.” Mrs. van D.: “It is!”
“독일군이 얼마나 강한지 정말 놀라울 정도라니까!” 반 단 아저씨: “오, 그래, 아주 대단하네.” 반 단 아주머니: “정말이라니까!”
이건 뭐 거의 독일군 홍보 대사급 대화야. 부인이 먼저 시동 걸고, 남편은 왠지 영혼 없이 대꾸하는 느낌인데 부인은 혼자 신나서 맞장구까지 치고 있어. 은신처 안에서 독일군 찬양이라니, 안네가 듣기엔 얼마나 기가 찼을까?
Mr. van D.: “They are so strong they're bound to win the war in the end, is that what you mean?”
반 단 아저씨: “그렇게 강하니까 결국엔 전쟁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는 소리야? 당신 말뜻이 그거냐고.”
이제 남편인 반 단 씨가 부인의 논리를 극단적으로 끌고 가서 비꼬기 시작했어. '아니, 그럼 뭐 독일이 우승컵이라도 든다는 거야 뭐야?' 하면서 따지는 거지. 부부 싸움의 서막이 오르는 소리 들리니?
Mrs. van D.: “They might. I'm not convinced that they won't.”
반 단 아주머니: “그럴 수도 있지. 절대 못 이길 거라고 장담할 순 없잖아.”
반 단 부인도 기세가 등등해. '독일이 질 거라는 확신이 없어'라니... 이건 뭐 거의 비관론의 끝판왕이지. 은신처에서 희망 고문도 모자랄 판에 이런 소리 들으면 밥맛 뚝 떨어지겠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