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 night he wrote in his diary: “After careful inquiry, I must conclude
그날 밤 소년은 일기장에 이렇게 썼어. “면밀히 조사해본 결과, 나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제 이 소년은 자기 가문의 미스터리를 일기에 남기기로 결심해. 말투가 무슨 탐정 코난 빙의한 것 같지 않아? '면밀한 조사'라니, 13살짜리 치고는 아주 비장미가 넘쳐흘러.
that there has been no sexual intercourse in our family for the last three generations!”
“우리 가족은 지난 3대 동안 성관계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이게 바로 이 농담의 킬링포인트야! 할아버지, 아빠, 그리고 본인까지 다 황새가 물어왔다고 하니까, 애 입장에서는 '우리 집안은 생물학적 번식 따위는 안 하는 깨끗한(?) 집안'이라고 결론을 내린 거지. 13살의 순수함이 터뜨린 대형 사고급 농담이야.
I still have work to do; it's already three o'clock. Yours, Anne M. Frank
아직 할 일이 더 남았어. 벌써 3시네. 너의 안네 M. 프랑크가.
반 단 아저씨의 농담을 신나게 옮겨 적고 나니까 벌써 새벽 3시인가 봐. 수다 떨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지? 안네도 이제 현생(?)으로 돌아가서 공부하거나 일해야 할 시간이야.
PS. Since I think I've mentioned the new cleaning lady, I just want to note that she's married, sixty years old and hard of hearing!
추신. 새로 오신 청소부 아주머니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아주머니는 기혼이시고 예순 살인데 귀가 좀 어두우셔!
편지를 다 쓰고 나서 갑자기 생각난 중요한 정보! 청소 아주머니가 귀가 안 들린다는 건 은신처 사람들에게 엄청난 희소식이야. 맘 놓고 조금은 소리를 내도 안 들킬 테니까 말이야. 안네의 안도감 섞인 드립이 느껴지지?
Very convenient, in view of all the noise that eight people in hiding are capable of making.
은신처에 사는 여덟 명의 소음을 생각하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
청소 아주머니 귀가 안 좋으시다니 이건 거의 로또 급 행운 아니야? 좁은 은신처에서 여덟 명이나 부대끼며 살면 젓가락 하나만 떨어뜨려도 심장이 덜컥할 텐데, 아주머니 앞에서는 조금 '데시벨'을 높여도 안전하다는 생각에 안네가 한시름 놓은 모양이야.
Oh, Kit, it's such lovely weather. If only I could go outside!
아 키티, 날씨가 너무 좋아.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창밖으로 보이는 햇살은 눈부신데, 안네는 먼지 쌓인 다락방 신세니 얼마나 좀이 쑤시겠어? 일기장 친구 키티한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대리 만족이라도 해보려는 간절함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지네.
WEDNESDAY, MAY 10, 1944
1944년 5월 10일 수요일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안네의 루틴이야. 전쟁 통에도 꼬박꼬박 날짜를 적는 걸 보면, 안네가 일기 쓰는 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지. 우리도 오늘부터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말고 '오일완(오늘 일기 완료)' 어때?
Dearest Kitty, We were sitting in the attic yesterday afternoon working on our French when suddenly I heard the splatter of water behind me.
사랑하는 키티에게, 어제 오후에 다락방에 앉아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물 튀기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평화롭게 공부 중이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철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니! 좁은 은신처에서 예상치 못한 소음은 공포 그 자체일 텐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안네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을 것 같아.
I asked Peter what it might be. Without pausing to reply, he dashed up to the loft—the scene of the disaster—
페터한테 대체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걘 대답도 안 하고 이 참극의 현장인 고미다락으로 달려갔어.
공부하다가 갑자기 들린 '철퍽' 소리에 안네는 당황해서 피터한테 물어보는데, 피터는 이미 상황 파악 끝난 표정으로 전력 질주를 시작해. 대체 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피터가 저렇게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걸까? '재앙의 현장'이라는 표현에서 벌써부터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지?
and shoved Mouschi, who was squatting beside her soggy litter box, back to the right place.
축축하게 젖은 배변 상자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무시를 원래 자리로 밀어 넣었지.
피터가 올라가 보니 고양이 무쉬가 자기 화장실이 축축하다고 딴 데다 '실례'를 하려고 폼을 잡고 있었나 봐. 피터가 그걸 보고 기겁해서 무쉬를 냅다 원래 화장실로 밀어버리는 장면이야. 고양이 입장에선 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아래층으로 물이 새고 있는 상황이라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거든.
This was followed by shouts and squeals, and then Mouschi, who by that time had finished peeing, took off downstairs.
비명과 고함이 한바탕 이어졌고, 그때 이미 일을 마친 무시는 아래층으로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어.
피터가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나니까 무쉬도 놀랐겠지? 근데 이미 싸야 할 건 다 쌌나 봐. 고양이 특유의 뻔뻔함으로 '난 할 일 다 했음!' 하고 아래층으로 쌩하니 도망가는 모습이야. 아래층 사람들은 이제 곧 들이닥칠 액체(?)의 정체도 모른 채 비명 소리에 놀라기만 했을 거야.
In search of something similar to her box, Mouschi had found herself a pile of wood shavings, right over a crack in the floor.
자기 화장실이랑 비슷한 걸 찾던 무시는 바닥 틈새 바로 위에 쌓인 대팻밥 더미를 발견했나 봐.
무쉬가 왜 하필 거기서 실례를 했는지 이유가 밝혀졌네! 고양이 본능상 모래랑 비슷한 느낌의 나무 톱밥을 찾아낸 건데, 하필 그 자리가 바닥에 금이 간 곳이었어. 무쉬 입장에서는 나름 '나이스 샷'이었겠지만, 은신처 사람들한테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아니, 오줌...)이 떨어진 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