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ho get nothing but half-cooked spinach (for the vitamins!) and rotten potatoes day after day;
매일같이 비타민 챙긴답시고 덜 익힌 시금치랑 썩은 감자만 먹는 우리한테는 말이야.
덜 익은 시금치에 썩은 감자라니, 메뉴 구성 실화냐? 건강 챙긴답시고 '비타민!' 외치며 주는 저 시금치가 안네한테는 거의 지옥의 식단이었을 거야. 매일 먹어야 한다니 상상만 해도 입맛이 뚝 떨어진다.
we, who fill our empty stomachs with nothing but boiled lettuce, raw lettuce, spinach, spinach and more spinach.
삶은 상추, 생상추, 시금치, 시금치, 그리고 또 시금치로만 빈 배를 채우는 우리 말이야.
이 정도면 거의 토끼 아니냐? 상추랑 시금치의 무한 루프에 빠진 안네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아. 오죽 먹을 게 없으면 상추를 삶아 먹기까지 하겠어. 파티 음식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이렇게 시금치를 세 번이나 강조했을까?
Maybe we'll end up being as strong as Popeye, though up to now I've seen no sign of it!
이러다 뽀빠이처럼 힘이 세질지도 몰라. 아직까진 전혀 그런 기미가 안 보이지만!
맨날 시금치만 주구장창 먹으니까 뽀빠이 드립 치는 안네 좀 봐. 근데 거울 보니까 근육은커녕 갈비뼈만 앙상해서 현타 왔나 본데? 시금치 먹방의 현실은 만화랑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지.
If Miep had taken us along to the party, there wouldn't have been any rolls left over for the other guests.
만약 미프 언니가 우릴 그 파티에 데려갔다면, 다른 손님들 먹을 빵은 하나도 안 남았을걸.
미프 언니가 들려주는 파티 음식 이야기에 다들 눈이 뒤집혔어. 우리가 갔으면 아마 뷔페 거덜 내고 사장님 눈물 쏙 빼놨을 거라는 안네의 귀여운 허세랄까?
If we'd been there, we'd have snatched up everything in sight, including the furniture.
우리가 거기 있었다면 눈에 보이는 건 뭐든, 심지어 가구까지 다 씹어 먹었을지도 몰라.
빵만 먹는 게 아니라 의자랑 테이블까지 씹어 먹을 기세야. 굶주림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거의 식신 강림 수준이지? 안네의 상상력이 폭발하고 있어.
I tell you, we were practically pulling the words right out of her mouth.
정말이지 우린 언니 입에서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낚아챌 기세였다니까.
미프가 말을 천천히 하니까 답답해서 미칠 지경인 거지. "그래서! 그다음엔 뭐 먹었는데!" 하면서 질문 폭격 날리는 은신처 사람들의 갈구하는 눈빛... 상상 가니? 입에서 말이 나오기도 전에 낚아채는 느낌이야.
We were gathered around her as if we'd never in all our lives heard of delicious food or elegant people!
평생 맛있는 음식이나 우아한 사람들은 구경도 못 해본 것처럼 다들 언니 주변으로 모여들었어.
미프가 파티에서 본 화려한 음식들이랑 사람들 이야기를 해주니까, 은신처 식구들이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들처럼 눈을 반짝이며 달려든 상황이야. 매일 시금치랑 썩은 감자만 보다가 '스테이크' 소리만 들어도 정신 못 차리는 거지. 상상만 해도 좀 웃프지 않니?
And these are the granddaughters of the distinguished millionaire.
명망 높은 백만장자의 손녀들이라는 애들이 지금 이러고 있는 거야.
안네네 할아버지가 사실 엄청난 부자였거든. 한때는 잘나갔던 집안의 손녀들이 지금은 은신처에서 배고픔에 허덕이며 파티 이야기나 구걸하듯 듣고 있는 처지가 안네 스스로도 참 기가 막혔나 봐. '왕년에 우리 집이 말이야~' 하는 씁쓸한 자조 섞인 농담 같은 거야.
The world is a crazy place! Yours, Anne M. Frank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라니까! 너의 안네 M. 프랑크가.
부유했던 과거와 시금치만 먹는 현재, 그리고 전쟁이라는 미친 상황을 겪으면서 안네가 내린 결론이야. 일기 한 편을 마무리하면서 툭 던지는 이 말이 당시의 혼란스러움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어.
TUESDAY, MAY 9, 1944
1944년 5월 9일 화요일
새로운 날의 일기 시작! 안네의 일기에서 날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지옥 같은 시간을 하루하루 버텨냈다는 증거이기도 해.
Dearest Kitty, I've finished my story about Ellen, the fairy.
사랑하는 키티에게, 요정 엘렌 이야기를 다 썼어.
안네가 일기만 쓴 게 아니라 동화도 썼다는 거 알고 있었니? 좁고 답답한 은신처에서 '요정' 이야기를 완성했을 때 안네의 마음이 얼마나 설레고 뿌듯했을지 상상해봐. 키티한테 제일 먼저 자랑하고 싶은 그 귀여운 마음 말이야!
I've copied it out on nice notepaper, decorated it with red ink and sewn the pages together.
예쁜 편지지에 옮겨 적고 빨간 잉크로 꾸민 다음 페이지들을 꿰맸지.
안네가 아빠 생신 선물로 자기가 쓴 동화를 예쁘게 책으로 만들었네. 다이소도 없던 시절에 손수 바느질까지 해서 한 땀 한 땀 책을 엮다니, 정성이 거의 장인 정신 수준이지? 아빠가 받으면 진짜 입꼬리 귀에 걸리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