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night the four of us went down to the private office and listened to England on the radio.
어젯밤엔 우리 넷이 아래층 개인 사무실로 내려가서 라디오로 영국 방송을 들었어.
드디어 금지된 장난... 아니, 금지된 방송 청취 시간이야! 당시 유대인들에게 영국 방송(BBC)은 유일한 희망의 메시지였거든. 첩보 작전 하듯이 다들 숨죽이고 모였을 거야.
I was so scared someone might hear it that I literally begged Father to take me back upstairs.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봐 너무 무서워서 아빠한테 제발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자고 사정사정했지 뭐야.
라디오 소리가 밖으로 새 나갈까 봐 안네 심장은 쫄깃쫄깃! 희망도 좋지만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 말이야. 안네의 공포가 진짜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대목이야.
Mother understood my anxiety and went with me. Whatever we do, we're very afraid the neighbors might hear or see us.
엄마도 내 불안한 마음을 이해하고 같이 올라와 주셨어. 우린 뭘 하든 이웃들이 우리 소리를 듣거나 보게 될까 봐 정말 겁이 나.
안네의 불안감은 혼자만의 게 아니었어. 엄마도 그 마음을 잘 알았나 봐. 숨어 산다는 건 24시간 내내 투명 인간 놀이를 하는 것과 다름없으니 얼마나 피가 마르겠어.
We started off immediately the first day sewing curtains.
도착한 첫날부터 우린 당장 커튼을 만들기 시작했어.
보안의 핵심, 커튼 제작 돌입! 밖에서 안을 못 보게 하는 게 급선무였거든. 그런데 안네 가족, 바느질 솜씨는 좀 있으려나 모르겠네.
Actually, you can hardly call them that, since they're nothing but scraps of fabric, varying greatly in shape, quality and pattern,
사실 커튼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해. 모양이랑 질감, 무늬도 제각각인 자투리 천 조각들에 불과하거든.
말이 좋아 커튼이지, 사실은 누더기... 아니, '빈티지 스타일' 가림막이었나 봐. 급하게 챙겨온 천들을 대충 이어 붙이려니 비주얼이 좀 눈물 났겠지?
which Father and I stitched crookedly together with unskilled fingers.
아빠랑 내가 서툰 솜씨로 삐뚤빼뚤하게 꿰매서 만든 거야.
아빠와 안네의 '삐뚤빼뚤' 콜라보레이션! 바느질 장인은 아니지만 정성만큼은 명품 커튼 못지않았을 거야. 그래도 밖에서 안 보이기만 하면 성공이지 뭐.
These works of art were tacked to the windows, where they'll stay until we come out of hiding.
이 ‘예술 작품’들은 창문에 고정됐고, 우리가 이곳을 나갈 때까지 거기 계속 붙어 있을 거야.
안네가 아빠랑 삐뚤빼뚤하게 만든 누더기 커튼을 '예술 작품'이라고 부르는 센스 좀 봐! 자조 섞인 농담 같으면서도 은신처에서의 첫 결과물이라 그런지 애정이 느껴져. 우리가 나가는 그날까지 우리를 지켜줄 소중한 방패 같은 녀석들이지.
The building on our right is a branch of the Keg Company, a firm from Zaandam, and on the left is a furniture workshop.
우리 건물 오른쪽에는 잔담에서 온 케그 사의 지점이 있고, 왼쪽에는 가구 작업장이 있어.
은신처 주변 지리 파악 완료! 오른쪽엔 회사, 왼쪽엔 공장... 낮에는 사람들 소리가 다 들릴 텐데 얼마나 조마조마하겠어. 이웃들이 누군지 아는 것도 생존을 위한 필수 정보였을 거야.
Though the people who work there are not on the premises after hours, any sound we make might travel through the walls.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퇴근하고 나면 건물에 아무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내는 소리가 벽을 타고 들릴 수도 있잖아.
퇴근 시간이 되면 감옥 같던 은신처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였을 거야. 하지만 방심은 금물! 벽이 얇아서 소리가 여행을 떠나기 딱 좋거든. 투명 인간처럼 사는 건 정말 고된 일이야.
We've forbidden Margot to cough at night, even though she has a bad cold, and are giving her large doses of codeine.
마르고트 언니는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도 밤에 기침하는 걸 엄격히 금지당했어. 그래서 코데인을 잔뜩 먹고 있지.
기침 한 번 마음대로 못 하는 삶이라니, 상상조차 하기 싫다. 독감에 걸리면 쿨럭쿨럭 기침이 터져 나오기 마련인데, 그걸 억지로 막으려고 코데인(기침 억제제)을 과다 복용시킨대. 마르고 언니, 정말 짠해서 어떡하니.
I'm looking forward to the arrival of the van Daans, which is set for Tuesday.
화요일로 예정된 반 단 가족의 합류가 정말 기다려져.
새로운 이웃 등판 예정! 좁은 곳에 사람이 늘어나는 게 불편할 법도 한데, 안네는 새로운 얼굴들을 볼 생각에 신이 났어. 지독한 고독 속에서 사람 냄새가 그리웠던 걸까?
It will be much more fun and also not as quiet. You see, it's the silence that makes me so nervous during the evenings and nights,
그러면 훨씬 더 재미있을 거고 지금처럼 조용하지도 않겠지. 있잖아, 저녁이나 밤이 되면 그 정적이 나를 너무 불안하게 만들거든.
침묵이 평화가 아니라 공포라니... 숨어 지내는 사람들에겐 너무 고요한 게 오히려 '무슨 일이 터지기 직전의 폭풍전야'처럼 느껴졌나 봐. 차라리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리는 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줬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