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fell asleep right away and didn't wake up until Mother called me at five-thirty the next morning.
그냥 바로 잠이 들어버렸지. 다음 날 아침 5시 반에 엄마가 깨우실 때까지 한 번도 안 깨고 말이야.
폭풍 전야의 숙면! 내일 당장 숨으러 가야 한다는 공포 속에서도 5시 반까지 꿀잠을 잤다니, 우리 안네 정말 멘탈 갑이지 않니? 다음 날의 험난한 여정을 위해 미리 충전을 제대로 한 모양이야.
Fortunately, it wasn't as hot as Sunday; a warm rain fell throughout the day.
다행히 일요일만큼 덥지는 않았어. 하루 종일 포근한 비가 내렸거든.
탈출하는 날 날씨가 너무 좋으면 오히려 들키기 쉽잖아? 비가 오니까 사람들의 시선도 피할 수 있고, 껴입은 옷 때문에 더워 죽을 뻔한 걸 그나마 비가 식혀준 모양이야. 하늘이 돕고 있는 걸까?
The four of us were wrapped in so many layers of clothes it looked as if we were going off to spend the night in a refrigerator,
우리 가족 넷은 옷을 몇 겹씩 껴입었는데, 마치 냉장고 속에서 밤을 보내러 가는 사람들처럼 보였을 거야.
가방을 들고 나가면 '나 도망가요'라고 광고하는 꼴이니까 옷을 죄다 입어버린 거야. 한여름에 저렇게 입었으니 얼마나 웃픈 모습이었을까? 안네의 '냉장고' 비유가 정말 기발하면서도 가슴 아파.
and all that just so we could take more clothes with us.
옷을 한 벌이라도 더 챙겨가려고 꾸역꾸역 그렇게 입은 거였지.
왜 냉장고에 들어갈 사람처럼 입었는지에 대한 이유야. 은신처에 가져갈 옷을 가방에 넣을 수 없으니 내 몸이 가방이 된 거지. 안네의 똑똑한(?) 생존 전략이야.
No Jew in our situation would dare leave the house with a suitcase full of clothes.
우리 같은 상황에 처한 유대인이라면 감히 옷이 가득 든 여행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설 엄두도 못 냈을 거야.
당시 유대인이 가방을 들고 길을 걷는다? 그건 바로 '나 지금 도망가요'라고 광고하는 거였어. 게슈타포나 밀고자들의 눈을 피하려면 짐은 최소화하고 몸집을 키우는(?) 수밖에 없었던 슬픈 현실이지.
I was wearing two undershirts, three pairs of underpants, a dress, and over that a skirt, a jacket, a raincoat,
난 속셔츠 두 장에 팬티 세 장, 드레스 한 벌을 입고, 그 위에 치마랑 재킷, 비옷까지 껴입었어.
안네의 패션쇼(?) 리스트야. 팬티를 세 장이나 입다니! 걷기조차 힘들었을 텐데 안네는 이걸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어. 얼마나 몸이 둔해졌을지 상상해봐.
two pairs of stockings, heavy shoes, a cap, a scarf and lots more.
스타킹도 두 켤레나 신었고, 무거운 구두에 모자랑 목도리, 그 밖에도 아주 많이 걸쳤지.
발가락부터 머리끝까지 빈틈없이 옷을 둘렀어. 'lots more'라는 말에서 안네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것 같아. 이제 이 상태로 빗속을 걸어가야 해. 안네, 힘내!
I was suffocating even before we left the house, but no one bothered to ask me how I felt.
집을 나서기도 전부터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만, 아무도 내가 어떤 기분인지 물어봐 주지 않았어.
옷을 양파 껍질처럼 겹겹이 껴입었으니 오죽했겠어? 안네는 지금 땀범벅이 돼서 숨넘어갈 지경인데, 다들 자기 짐 챙기느라 바빠서 우리 막내 안네의 고충엔 아무도 관심이 없네. 서러움이 폭발하기 직전이야!
Margot stuffed her schoolbag with schoolbooks, went to get her bicycle and, with Miep leading the way, rode off into the great unknown.
언니는 책가방에 교과서를 가득 채우고는 자전거를 끌고 나왔어. 그리고 미프 언니를 따라서 정체 모를 곳으로 달려갔지.
마르고 언니가 먼저 선발대로 출발하는 장면이야. 의심을 피하려고 평소처럼 학교 가는 척 교과서를 챙긴 게 참 눈물겹지 않니?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언니의 뒷모습이 얼마나 비장했을지 상상해봐.
At any rate, that's how I thought of it, since I still didn't know where our hiding place was.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어. 그때까지도 우리 은신처가 어디인지 몰랐거든.
안네는 자기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었어! 가족들이 혹시라도 말이 샐까 봐 안네에겐 비밀로 했었나 봐. 정말 첩보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겠지?
At seven-thirty we too closed the door behind us; Moortje, my cat, was the only living creature I said good-bye to.
7시 반에 우리도 문을 닫고 나섰어. 내가 작별 인사를 한 생명체는 우리 고양이 무르티에뿐이었어.
이제 안네의 차례야. 이웃들에겐 인사도 못 하고 몰래 떠나야 하니까, 사랑하는 고양이 무르티에게만 조용히 마지막 인사를 건넸어. 고양이가 이 슬픈 분위기를 알고 있었을까? 마음이 찡해지네.
According to a note we left for Mr. Goldschmidt, she was to be taken to the neighbors, who would give her a good home.
골트슈미트 씨에게 남긴 쪽지에는 무르티에를 이웃집에 맡겨달라고 적었어. 거기라면 잘 돌봐줄 테니까.
고양이를 그냥 버려두고 온 게 아냐! 하숙생인 골트슈미트 씨에게 이웃집에 잘 맡겨달라고 편지까지 써둔 거야. 고양이가 좋은 새 가족을 만나기를 바라는 안네의 따뜻한 배려가 돋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