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ddenly the doorbell rang again. “That’s Hello,” I said.
갑자기 초인종이 다시 울렸어. “헬로인가 봐.” 내가 말했지.
이 긴박한 순간에 또 초인종이라니! 심장이 멎는 줄 알았을 거야. 안네는 아까 오기로 했던 남자친구 헬로라고 생각하고 툭 내뱉었지만, 사실 이 초인종 소리에 가족 모두가 얼마나 심장이 쫄깃했을지 상상이 가?
“Don’t open the door!” exclaimed Margot to stop me.
“문 열어주지 마!” 언니가 나를 막으며 외쳤어.
안네가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어주려 하니까 마르고 언니가 경기를 일으키며 말렸어. 지금 이 상황에 벨 소리는 반가운 손님이 아니라 저승사자의 방문일 수도 있다는 걸 언니는 직감한 거지.
But it wasn't necessary, since we heard Mother and Mr. van Daan downstairs talking to Hello,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어. 엄마랑 반 단 아저씨가 아래층에서 헬로랑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거든.
다행히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어! 엄마와 아저씨가 헬로를 응대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자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거야. 긴박한 첩보 영화 찍다가 갑자기 일상 드라마로 돌아온 기분이었겠지?
and then the two of them came inside and shut the door behind them.
그러고는 두 분이 안으로 들어오셔서 문을 닫으셨어.
엄마랑 반 단 아저씨가 들어오면서 문을 닫는 이 평범한 동작도, 지금 상황에선 왠지 '우리만의 비밀 작전을 시작하겠다'는 신호처럼 들려. 문 닫는 소리가 아주 묵직하게 느껴졌을 거야.
Every time the bell rang, either Margot or I had to tiptoe downstairs to see if it was Father, and we didn't let anyone else in.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언니나 내가 아래층으로 살금살금 내려가서 아빠인지 확인해야 했어. 다른 사람은 아무도 들여보내지 않았지.
아빠가 안 계시는 동안 벨이 울릴 때마다 안네 자매는 닌자처럼 움직여야 했어. 발소리를 죽이고 아빠인지 확인하는 그 짧은 순간이 얼마나 심장 쫄깃했을까?
Margot and I were sent from the room, as Mr. van Daan wanted to talk to Mother alone.
반 단 아저씨가 엄마랑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셔서 언니랑 나는 방에서 나가 있어야 했어.
원래 어른들이 '애들은 가라' 할 때가 제일 궁금하고 무서운 법이잖아. 안네와 마르고는 지금 중요한 소식에서 소외되었다는 사실에 더 불안해졌을 거야. 어른들의 심각한 표정이 복선처럼 깔리네.
When she and I were sitting in our bedroom, Margot told me that the call-up was not for Father, but for her.
우리 방에 둘이 앉아 있을 때 언니가 그러더라. 소환장은 아빠가 아니라 언니 앞으로 온 거였다고.
반전의 반전! 아빠가 잡혀가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이제 막 열여섯 살이 된 언니 마르고가 타깃이었어. 안네에겐 아빠 소식보다 더 큰 충격이었을 거야. 사랑하는 언니를 뺏길 수도 있다는 공포가 방 안 가득 퍼지는 것 같아.
At this second shock, I began to cry. Margot is sixteen -- apparently they want to send girls her age away on their own.
그 두 번째 충격에 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어. 언니는 이제 겨우 열여섯 살인데, 그 나이 또래의 여자애들을 혼자 어디론가 보내버리려는 게 분명해.
아빠가 아니라 언니가 타깃이라는 말에 안네의 인내심이 바닥나버렸어. 열여섯 살이면 지금 우리 기준으론 한참 예민한 고등학생인데, 그 무시무시한 놈들이 애들만 따로 떼어놓으려 한다니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짓이지.
But thank goodness she won't be going; Mother had said so herself,
하지만 정말 다행히 언니는 가지 않을 거야. 엄마가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거든.
불행 중 다행으로 엄마가 언니를 보내지 않겠다고 못을 박으셨어. 엄마의 확신에 찬 한마디가 안네에겐 생명줄처럼 느껴졌을 거야. 역시 위기 상황에선 엄마가 제일 든든하지!
which must be what Father had meant when he talked to me about our going into hiding.
아빠가 은신 생활에 대해 말씀하셨던 게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나 봐.
안네는 이제야 아빠가 왜 아까 그렇게 심각하게 산책하며 '은신' 이야기를 꺼냈는지 깨달았어. 아빠는 이미 모든 걸 예견하고 준비하고 계셨던 거야. 아빠의 빅 픽처가 이렇게 슬프게 확인되는 순간이네.
Hiding... where would we hide? In the city? In the country? In a house? In a shack?
숨는다고... 대체 어디에? 도시 안일까? 아니면 시골? 집 안? 아니면 오두막 같은 데서?
안네의 머릿속은 질문 폭발 상태야! '숨는다'는 개념이 어린 소녀에겐 너무 막연하잖아. 화려한 도시부터 초라한 오두막까지 온갖 상상을 다 해보며 불안해하는 안네의 모습이 참 안쓰러워.
When, where, how... ? These were questions I wasn't allowed to ask, but they still kept running through my mind.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물어볼 수 없는 질문들이었지만, 내 머릿속에선 계속 맴돌았어.
궁금한 게 천지인데 어른들은 '애들은 몰라도 된다'며 입을 닫으셨나 봐. 물어볼 수도 없으니 혼자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안네... 그 답답함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