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got and I started packing our most important belongings into a schoolbag.
언니랑 나는 가장 중요한 물건들을 책가방에 챙기기 시작했어.
이제 실전이야! 가방에 넣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야 하다니, 안네에겐 정말 어려운 시험 같았을 거야. 큰 가방도 아니고 책가방 하나라니, 얼마나 가슴 졸이며 짐을 쌌을까?
The first thing I stuck in was this diary, and then curlers, handkerchiefs, schoolbooks, a comb and some old letters.
내가 제일 먼저 넣은 건 바로 이 일기장이었어. 그다음엔 헤어롤, 손수건, 교과서, 빗, 그리고 오래된 편지들을 챙겼지.
탈출 가방 싸기의 정석! 안네의 우선순위 1위가 바로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일기장이라니 정말 감동적이지 않니? 근데 그 와중에 헤어컬러(curlers)까지 챙기는 걸 보면, 역시 안네도 예뻐 보이고 싶은 사춘기 소녀가 맞나 봐.
Preoccupied by the thought of going into hiding, I stuck the craziest things in the bag, but I'm not sorry. Memories mean more to me than dresses.
숨어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팔려서 정말 엉뚱한 것들을 가방에 집어넣었지만, 후회는 없어. 나에겐 예쁜 옷보다 소중한 추억들이 더 중요하니까.
사람이 너무 긴장하면 엉뚱한 물건을 챙기게 되잖아. 안네도 그랬나 봐. 하지만 '옷보다 추억이 더 중요하다'는 이 한마디는 정말 어른스럽고 멋진 것 같아.
Father finally came home around five o'clock, and we called Mr. Kleiman to ask if he could come by that evening.
5시쯤 아빠가 드디어 집에 오셨고, 우린 클라이만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그날 저녁에 들를 수 있는지 여쭤봤어.
집안의 대들보 아빠가 오시니까 일사천리로 작전이 진행되는 느낌이야. 클라이만 아저씨는 아빠 회사의 조력자인데, 이 위험한 시기에 선뜻 도와주러 오신다니 정말 눈물 나는 의리 아님?
Mr. van Daan left and went to get Miep. Miep arrived and promised to return later that night,
반 단 아저씨는 미프 언니를 데리러 나가셨어. 집에 온 미프 언니는 밤늦게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고는,
은신 작전의 핵심 인물들이 하나둘 모이고 있어. 미프 기스(Miep) 언니는 안네 가족의 생명줄과도 같은 존재야. 밤늦게 다시 오겠다는 그 약속이 얼마나 든든한 보험처럼 들렸을까?
taking with her a bag full of shoes, dresses, jackets, underwear and stockings.
신발이랑 옷, 재킷, 속옷, 스타킹이 가득 담긴 가방을 들고 나갔지.
짐 옮기기 1단계 시작! 한꺼번에 옮기면 수상해 보이니까 가방 하나에 야금야금 짐을 나눠서 옮기고 있어. 이 작은 가방에 담긴 옷가지들이 안네의 지난 일상을 증명하는 마지막 유품처럼 보일지도 몰라.
After that it was quiet in our apartment; none of us felt like eating. It was still hot, and everything was very strange.
그러고 나니 집안이 아주 조용해졌어. 우리 중 누구도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지. 날은 여전히 더웠고, 모든 게 정말 낯설었어.
폭풍 전야의 적막함... 이제 정말 정든 집을 떠나야 한다는 실감이 나니까 다들 밥도 안 넘어가는 거야. 익숙했던 내 집이 갑자기 낯선 공간처럼 느껴지는 그 쓸쓸한 기분, 너도 느껴지니?
We had rented our big upstairs room to a Mr. Goldschmidt, a divorced man in his thirties,
우리 집 위층 큰 방에는 이혼한 30대 남자인 골트슈미트 씨가 세 들어 살고 있었는데,
이 긴박한 탈출 전야에 눈치 없는 하숙생이라니! 안네 가족은 지금 비밀리에 짐 싸느라 바빠 죽겠는데, 하필 그 시간에 옆방에 남이 살고 있었던 거야. 정말 '불청객'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지.
who apparently had nothing to do that evening, since despite all our polite hints he hung around until ten o'clock.
그날 저녁엔 딱히 할 일이 없었나 봐. 우리가 정중하게 눈치를 줬는데도 밤 10시까지 자리를 지키고 계셨거든.
안네 가족은 지금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인데, 이분은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나 봐. '눈치 챙겨!'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안네의 심정이 느껴지지 않니?
Miep and Jan Gies came at eleven. Miep, who's worked for Father's company since 1933, has become a close friend, and so has her husband Jan.
11시가 되자 미프 언니랑 얀 기스 아저씨가 왔어. 1933년부터 아빠 회사에서 일해온 미프 언니는 이제 아주 친한 친구나 다름없어. 남편인 얀 아저씨도 그렇고.
드디어 눈치 없던 하숙생이 가고, 안네 가족의 수호천사인 미프 부부가 나타났어! 1933년부터 이어온 인연이라니, 이건 단순한 고용 관계를 넘어선 찐 의리라고 할 수 있지.
Once again, shoes, stockings, books and underwear disappeared into Miep's bag and Jan's deep pockets.
이번에도 신발이랑 스타킹, 책, 속옷 같은 것들이 미프 언니의 가방과 얀 아저씨의 커다란 주머니 속으로 사라졌지.
짐 옮기기 2단계! 가방뿐만 아니라 주머니까지 총동원해서 짐을 감추고 있어. '사라졌다(disappeared)'는 표현에서 안네의 물건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는 그 쓸쓸하면서도 긴박한 장면이 그려져.
At eleven-thirty they too disappeared. I was exhausted, and even though I knew it'd be my last night in my own bed,
11시 반쯤 두 사람도 떠났어. 난 너무 지쳐 있었어. 내 침대에서 자는 마지막 밤이라는 걸 알면서도,
도와주러 온 조력자들도 떠나고 이제 정말 가족들만 남았어. '내 침대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말이 참 가슴 아프지? 근데 안네는 감상에 젖을 틈도 없이 기진맥진해버렸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