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said it would be very hard for us to live cut off from the rest of the world. I asked him why he was bringing this up now.
세상과 단절되어 산다는 게 우리에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말씀하셨지. 난 아빠에게 왜 지금 그런 이야기를 꺼내시는지 여쭤봤어.
단절된 삶이라니... 어린 안네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가혹한 현실이었을 거야. '왜 지금?'이라는 안네의 질문에는 두려움과 당혹감이 동시에 묻어나는 것 같아.
“Well, Anne,” he replied, “you know that for more than a year we've been bringing clothes, food and furniture to other people.
“안네야,” 아빠가 대답하셨어. “너도 알다시피 우린 일 년 넘게 다른 사람들 집으로 옷이랑 음식, 가구들을 옮겨왔잖니.”
아빠는 무려 1년 전부터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해 오셨던 거야! 안네 몰래 야금야금 짐을 옮기셨다니, 아빠 정말 MBTI가 파워 'J'이신 게 틀림없어. '은신 생활'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충동적인 계획이 아니었던 거지.
We don't want our belongings to be seized by the Germans. Nor do we want to fall into their clutches ourselves.
“독일군에게 우리 물건들을 뺏기고 싶지 않아. 우리가 그놈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건 더더욱 싫고 말이야.”
물건을 뺏기는 것도 굴욕인데, 우리 가족까지 그 무시무시한 놈들한테 잡히면 정말 끝장이잖아. 아빠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 하셔. 아빠의 단호한 의지가 느껴지지?
So we'll leave of our own accord and not wait to be hauled away.”
“그래서 끌려가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떠나려는 거란다.”
짐짝처럼 질질 끌려가느니 내 발로 당당하게(?) 먼저 떠나겠다는 아빠의 결단! 잡히는 건 시간 문제니까 주도권이라도 우리가 쥐겠다는 거야. 아빠의 카리스마가 폭발하는 대목이지.
“But when, Father?” He sounded so serious that I felt scared.
“하지만 그게 언제예요, 아빠?” 아빠 목소리가 너무 진지해서 덜컥 겁이 났어.
언제 집을 떠나야 할지 묻는 안네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져. 평소엔 인자하던 아빠가 이렇게 정색하고 말씀하시니, 공기마저 무거워져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을 거야.
“Don't you worry. We'll take care of everything. Just enjoy your carefree life while you can.”
“걱정하지 마라. 모든 건 우리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넌 그저 지금처럼 아무 걱정 없는 생활을 마음껏 즐기렴.”
아빠는 끝까지 안네를 안심시키려 하셔. '다 알아서 할게'라는 말은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네가 모르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 긴장감을 주네. 폭풍 전야의 평화를 즐기라는 아빠의 마음이 참 짠해.
That was it. Oh, may these somber words not come true for as long as possible.
그게 전부였어. 아, 이 우울한 말들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현실이 되지 않기를.
대화는 끝났지만 안네의 마음속엔 커다란 불안의 씨앗이 심겨버렸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안네의 기도가 너무 간절해서 보고 있는 나까지 마음이 뭉클해지는걸. 제발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The doorbell's ringing, Hello's here, time to stop. Yours, Anne
초인종이 울리네. 헬로가 왔나 봐. 이제 그만 써야겠다. 너의 안네가.
불안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남자친구인 헬로가 찾아온 상황이야. 일기를 황급히 마무리하는 안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지 않아? 아빠와의 심각했던 대화 끝에 갑자기 현실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전환이 참 극적이네.
WEDNESDAY, JULY 8, 1942
1942년 7월 8일 수요일
시간은 흘러 드디어 7월 8일 수요일! 안네의 일기장 날짜가 바뀌었어. 평범한 날짜 같지만, 이 날은 안네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엄청난 사건이 시작되는 날이야.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다음 일기를 읽어볼까?
Dearest Kitty, It seems like years since Sunday morning. So much has happened it's as if the whole world had suddenly turned upside down.
사랑하는 키티, 지난 일요일 아침부터 지금까지 마치 몇 년은 흐른 것 같아.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세상이 갑자기 뒤집혀 버린 기분이야.
며칠 사이에 벌어진 엄청난 일들 때문에 안네가 완전 멘붕에 빠졌어. 평범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뒤집히는 충격을 이렇게 생생하게 표현하다니. 도대체 일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우리도 덩달아 긴장되네!
But as you can see, Kitty, I'm still alive, and that's the main thing, Father says. I'm alive all right, but don't ask where or how.
하지만 키티, 네가 보다시피 난 아직 살아있어. 아빠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지. 그래, 난 살아있어.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묻지 마.
안네가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토록 강조하는 걸 보니,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급박한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묻지 말라는 말에서 첩보 영화 뺨치는 비밀스러운 긴장감이 물씬 풍기지?
You probably don't understand a word I'm saying today, so I'll begin by telling you what happened Sunday afternoon.
아마 오늘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갈 거야. 지난 일요일 오후에 있었던 일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 줄게.
앞뒤 다 자르고 다짜고짜 '세상이 뒤집혔어!' 이러니까 일기장 키티가 어리둥절할 걸 알고 친절하게 상황 설명을 시작하는 안네야. 이제 독자들도 일요일의 그 미스터리한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