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it had happened years ago. No, only last summer—no, summer before last, when… time was playing tricks on me.
그리고 그건 몇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야. 아니, 겨우 지난여름이었나—아니지, 지지난여름이었어, 그때... 시간이 나한테 장난을 치고 있었나 봐.
스카웃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머릿속이 꼬이는 중이야. 어릴 땐 1년이 10년 같잖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혼자 '이거였나? 아님 저거였나?' 하고 셀프 수정하는 모습이 딱 귀여운 초딩 그 자체지. 시간이 자기 기억을 가지고 밀당을 한다고 생각하는 게 킬포야.
I must remember to ask Jem. So many things had happened to us, Boo Radley was the least of our fears.
젬 오빠한테 물어보는 걸 기억해야겠어. 우리에게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어서, 부 래들리는 우리 공포 중에서도 아주 사소한 축에 속했거든.
옛날엔 부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귀신인 줄 알았는데, 더 험한 꼴(재판 등)을 다 겪고 나니까 이제 부 아저씨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 된 거지. 훌쩍 커버린 스카웃이 예전의 공포를 추억하며 덤덤하게 말하는 장면이라 조금 씁쓸하기도 해.
Atticus said he didn’t see how anything else could happen, that things had a way of settling down,
애티커스 아빠는 이제 무슨 일이 더 생길지 모르겠다고, 원래 모든 일은 진정되기 마련이라고 말씀하셨어.
폭풍 같은 일들이 지나가고 아빠가 애써 평온을 찾으려는 모습이야. '이만하면 됐다, 이제 다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와 아이들을 다독이는 아빠의 무한 긍정 회로가 가동 중이지. 아빠의 낙천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대목이야.
and after enough time passed people would forget that Tom Robinson’s existence was ever brought to their attention.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톰 로빈슨이라는 존재가 자신들의 관심사에 들어왔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거라고 말이야.
시간이 약이라는 아빠의 믿음이지. 메이콤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톰 사건을 잊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야. 세상만사 다 잊히기 마련이라는 씁쓸한 진실을 아빠는 희망적으로 해석하고 있어.
Perhaps Atticus was right, but the events of the summer hung over us like smoke in a closed room.
아마 애티커스 아빠가 맞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해 여름의 사건들은 닫힌 방 안의 연기처럼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어.
아빠는 시간이 약이라고 했지만, 아이들 마음은 아직 그게 아닌가 봐. 찝찝한 사건들이 머릿속에서 안 떠나고 계속 맴도는 상황을 아주 기가 막힌 비유로 표현했어. 환기 안 되는 방에 연기 꽉 찬 그 답답한 느낌, 뭔지 알지?
The adults in Maycomb never discussed the case with Jem and me; it seemed that they discussed it with their children,
메이콤의 어른들은 젬 오빠나 나랑은 그 사건에 대해 절대 얘기하지 않았어. 대신 자기 자식들하고는 그 얘길 나누는 것 같았지.
어른들이 대놓고는 말 안 하면서, 자기 집 애들한테는 은근슬쩍 뒤담화 섞인 교육을 시키는 상황이야. 아이들 입장에서는 '우리는 쏙 빼놓고 지들끼리만 떠드네?' 싶은 묘한 소외감을 느끼는 장면이지.
and their attitude must have been that neither of us could help having Atticus for a parent,
그리고 그들의 태도는 우리 둘 다 애티커스를 부모로 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식이었음에 틀림없어.
이게 진짜 기분 나쁜 동정이지. '니네 아빠가 이상한 사람인 건 니들 잘못이 아니지, 불쌍한 것들' 이런 식의 시선을 보내는 거야. 부모는 선택할 수 없는 거니까 봐준다는 식의 재수 없는 친절이 느껴져.
so their children must be nice to us in spite of him.
그래서 그 집 아이들은 아빠에도 불구하고 우리한테 잘해줘야만 한다는 식이었지.
아이들이 진심으로 좋아서 잘해주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야, 걔네 아빠가 좀 글치만 애들은 불쌍하니까 니들이 좀 잘해줘'라고 시켜서 나오는 인위적인 친절이야. 스카웃 입장에서는 그게 더 킹받는 포인트지.
The children would never have thought that up for themselves: had our classmates been left to their own devices,
그 애들이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냈을 리가 없어. 우리 반 친구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뒀더라면,
애들이 갑자기 천사표가 되어서 잘해주는 게 본인들 머리에서 나왔을 리 없다는 스카웃의 날카로운 분석이야. 어른들이 뒤에서 '얘들아, 쟤네 불쌍하니까 잘해줘'라고 시킨 냄새가 풀풀 난다는 거지. 평소 성질머리 아는 사이끼리 이런 가식은 못 참지!
Jem and I would have had several swift, satisfying fist-fights apiece and ended the matter for good.
젬 오빠랑 나는 각자 몇 번의 빠르고 속 시원한 주먹다짐을 벌이고는 그 일을 영원히 끝냈을 거야.
스카웃은 역시 주먹이 먼저 나가는 화끈한 스타일이지! 가식적인 친절보다는 차라리 한판 시원하게 뜨고 나서 '야, 이제 우리 퉁친 거다?' 하고 털어버리는 게 훨씬 뒤끝 없다는 초딩만의 철학이 담겨 있어.
As it was, we were compelled to hold our heads high and be, respectively, a gentleman and a lady.
현실은 그랬기에, 우리는 고개를 꼿꼿이 들고 각각 신사와 숙녀가 되어야만 했어.
주변에서 자꾸 가식적인 친절을 베푸니까, 아이들도 덩달아 '어른스러운 척' 예의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야.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억지로 품위를 지켜야 하는 그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니? 억지로 허리 펴고 걷는 스카웃의 모습이 상상돼.
In a way, it was like the era of Mrs. Henry Lafayette Dubose, without all her yelling.
어떤 면에서는, 그 할머니의 고함만 빼면 헨리 라파예트 듀보스 할머니 시절 같았어.
예전에 듀보스 할머니한테 예절 교육받으며 고생했던 기억을 소환하고 있어. 그때처럼 숨 막히고 답답한 예의범절의 시대가 다시 온 것 같다는 거야. 욕설만 안 들릴 뿐이지 분위기는 그때만큼이나 엄숙하고 짜증 난다는 스카웃의 투덜거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