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imagined how it would be: when it happened, he’d just be sitting in the swing when I came along.
난 그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곤 했어. 그 일이 일어날 때, 내가 지나가면 그는 그냥 그네에 앉아 있을 거야.
스카웃이 부 아저씨랑 마주치는 망상을 풀가동 중이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는 거 보니 아저씨가 진짜 보고 싶긴 한가 봐. 거의 짝사랑 급인데? 분위기는 아주 평화롭고 몽글몽글해.
“Hidy do, Mr. Arthur,” I would say, as if I had said it every afternoon of my life.
“안녕하세요, 아서 아저씨,” 평생 매일 오후에 그래왔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겠지.
인사 멘트까지 다 짜놨네. '하디 두'라니, 세상 쿨한 척 다 하는 스카웃의 머릿속 극장이야. 어색함 따위는 개나 줘버린 고인물 포스를 풍기려고 노력 중이지.
“Evening, Jean Louise,” he would say, as if he had said it every afternoon of my life,
“잘 가거라, 진 루이즈,” 아저씨도 평생 매일 오후에 그래왔던 것처럼 대답하시겠지.
이젠 아저씨 대사까지 1인 2역 중이야. '진 루이즈'는 스카웃의 본명인데, 아저씨가 이렇게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어. 둘이 십년지기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상상이야.
“right pretty spell we’re having, isn’t it?” “Yes sir, right pretty,” I would say, and go on.
“날씨가 참 좋지, 그치?” “네 아저씨, 정말 좋네요,” 난 그렇게 말하고 갈 길을 가겠지.
스몰 토크의 정석이다. 날씨 얘기하면서 쓱 지나가는 그 자연스러움! 이 정도면 상상이 아니라 거의 시나리오 탈고 수준인데? 쿨하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게 이 망상의 포인트야.
It was only a fantasy. We would never see him. He probably did go out when the moon was down and gaze upon Miss Stephanie Crawford.
그건 그냥 망상이었어. 우린 절대로 그를 볼 수 없을 거야. 아마 달이 졌을 때 밖으로 나가서 스테파니 크로포드 아줌마를 빤히 쳐다보긴 했겠지.
스카웃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상상하던 '부 아저씨와의 스몰 토크'가 사실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깨닫는 순간이야. 현실 자각 타임이 세게 온 거지. 그 와중에 마을의 소문 제조기 스테파니 아줌마를 엮어서 상상하는 게 킬포야.
I’d have picked somebody else to look at, but that was his business. He would never gaze at us.
나라면 훔쳐볼 대상으로 다른 사람을 골랐겠지만, 그건 그 아저씨 사정이지. 그는 절대로 우릴 빤히 쳐다보지는 않을 거야.
스테파니 아줌마를 쳐다보는 부 아저씨의 안목을 은근히 디스하는 스카웃이야. '나 같으면 예쁜 사람 보겠네!' 하는 초딩 마인드지. 그래도 아저씨가 자기들을 쳐다볼 리는 없다고 단정 짓는 게 조금 쓸쓸하기도 해.
“You aren’t starting that again, are you?” said Atticus one night,
“너 또 그거 시작하는 건 아니지, 그치?” 어느 날 밤 애티커스 아빠가 말했어.
애티커스 아빠의 눈치는 거의 탐정 수준이야. 스카웃이 다시 부 아저씨한테 관심을 가지려는 낌새를 보이자마자 바로 컷 들어가는 장면이지. 아빠 앞에서는 포커페이스 유지가 안 되나 봐.
when I expressed a stray desire just to have one good look at Boo Radley before I died.
내가 죽기 전에 부 래들리를 딱 한 번만 제대로 보고 싶다는 뜬금없는 바람을 내비쳤을 때 말이야.
스카웃이 아빠한테 자기 소원을 말하는데, 표현이 아주 가관이야. '죽기 전에 딱 한 번만'이라니, 무슨 세기말적 유언도 아니고 말이야. 부 아저씨가 보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걸 아주 드라마틱하게 표현했어.
“If you are, I’ll tell you right now: stop it. I’m too old to go chasing you off the Radley property.
“너 만약 그러고 있다면, 지금 당장 말해두겠는데 그만둬라. 난 래들리네 집 마당에서 널 쫓아다니기엔 너무 늙었거든.
아빠 애티커스가 스카웃의 낌새를 귀신같이 채고 단호하게 경고하는 중이야. '나 나이 먹어서 너 뒤치다꺼리 힘들다'는 아빠의 솔직한 심정이 느껴지지? 뼈 때리는 아빠의 훈계 시간이야.
Besides, it’s dangerous. You might get shot. You know Mr. Nathan shoots at every shadow he sees, even shadows that leave size-four bare footprints.
게다가 그건 위험해. 총에 맞을지도 모른단다. 네이선 씨는 자기 눈에 보이는 그림자는 죄다 쏘는 거 알잖니, 설령 그게 4사이즈짜리 맨발 자국을 남기는 그림자일지라도 말이야.
아빠가 단순히 귀찮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생명의 위협이 있다고 겁을 주고 있어. 네이선 래들리의 무시무시한 사격 솜씨(?)를 언급하며 은근슬쩍 스카웃의 정체를 다 알고 있다는 티를 팍팍 내고 있지. 스카웃 발 사이즈가 딱 4인가 봐!
You were lucky not to be killed.” I hushed then and there.
안 죽은 게 천만다행인 줄 알아라.” 난 그 즉시 입을 다물었지.
아빠의 마지막 일침에 스카웃은 깨갱하고 말았어. '운 좋아서 살았다'는 말에 소름이 쫙 돋았나 봐. 평소엔 말대꾸 잘하던 스카웃도 이번엔 심상치 않은 아빠의 아우라에 눌려버린 거지.
At the same time I marveled at Atticus. This was the first he had let us know he knew a lot more about something than we thought he knew.
동시에 난 애티커스 아빠에게 감탄했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빠가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
아빠가 모든 걸 다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스카웃은 경외심을 느껴. 역시 고수는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지. 아빠의 '만렙 포스'에 스카웃이 뒤늦게 무릎을 탁 치며 리스펙트하는 장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