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wasn’t Tom to them, he was an escaping prisoner.”
“그들에게 톰은 톰이 아니라, 그저 도망치는 죄수일 뿐이었어.”
간수들이 톰을 쏠 때, 그가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라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거야. 그냥 '움직이는 과녁' 정도로만 본 거지. 인간이 숫자로 치환되는 비극적인 순간이야.
Atticus leaned against the refrigerator, pushed up his glasses, and rubbed his eyes. “We had such a good chance,” he said.
아티커스는 냉장고에 몸을 기대고, 안경을 밀어 올린 뒤 눈을 비벼댔어. “우리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말했어.
아티커스가 얼마나 지쳤는지 눈에 선하다. 항소하면 승산이 충분했는데 톰이 그걸 못 견디고 사고를 당하니, 아빠로서도 변호사로서도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 거지.
“I told him what I thought, but I couldn’t in truth say that we had more than a good chance.
“난 톰에게 내 생각을 말해줬지만, 사실 우리가 '좋은 기회' 이상의 승산이 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어.”
아티커스는 거짓말을 못 하는 성격이라 톰에게 헛된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던 거야. 승산이 있긴 했지만 '무조건 이긴다'고 확답을 못 줬던 그 정직함이 오히려 톰을 불안하게 만들었을지도 몰라.
I guess Tom was tired of white men’s chances and preferred to take his own. Ready, Cal?” “Yessir, Mr. Finch.” “Then let’s go.”
내 생각에 톰은 백인들이 주는 기회에 질려버려서, 자기 식대로 운명을 결정하고 싶었나 봐. 준비됐어, 캘? 네, 핀치 씨. 그럼 가자.
아티커스가 톰의 탈출 시도를 이해해보려고 하는 장면이야. 백인 중심의 법정에서 주는 '기회'라는 게 톰에게는 얼마나 허망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했을지 느껴져서 마음이 짠하네. 결국 남의 손에 운명을 맡기느니 차라리 자기가 직접 움직이겠다고 결심한 거지.
Aunt Alexandra sat down in Calpurnia’s chair and put her hands to her face. She sat quite still; she was so quiet I wondered if she would faint.
알렉산드라 고모는 캘퍼니아의 의자에 앉아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어. 고모는 아주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어찌나 조용한지 혹시 기절이라도 하는 건 아닌가 싶었지.
평소에 깐깐하고 엄격하던 고모도 톰의 죽음 소식에는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 모양이야. 캘퍼니아의 의자에 앉았다는 건 계급이고 뭐고 따질 여유조차 없이 주저앉았다는 뜻이지. 고모의 인간적인 슬픔이 느껴지는 장면이야.
I heard Miss Maudie breathing as if she had just climbed the steps, and in the diningroom the ladies chattered happily.
모디 아줌마가 방금 막 계단을 올라온 것처럼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고, 식당에서는 여자들이 즐겁게 재잘거리고 있었어.
부엌 안의 사람들은 톰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식에 숨이 막히는데, 거실에 있는 여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하하호호 수다를 떨고 있어. 이 극명한 대비가 상황을 더 비극적으로 만들고, 독자들로 하여금 '갑분싸'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야.
I thought Aunt Alexandra was crying, but when she took her hands away from her face, she was not. She looked weary. She spoke, and her voice was flat.
고모가 울고 있는 줄 알았는데, 손을 얼굴에서 떼고 보니 아니더라고. 고모는 아주 지쳐 보였어. 고모가 입을 뗐는데, 목소리에 아무런 감정이 없었지.
고모가 울음조차 터뜨리지 못할 정도로 깊은 탈진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줘. '슬픔'을 넘어서서 '허망함'을 느끼는 거지. 목소리가 '평평하다(flat)'는 묘사는 고모의 영혼이 잠시 로그아웃했다는 걸 보여주는 아주 문학적인 드립이야.
“I can’t say I approve of everything he does, Maudie, but he’s my brother, and I just want to know when this will ever end.”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마음에 든다고는 말 못 하겠어, 모디. 하지만 그는 내 동생이고, 난 그저 이게 언제쯤이나 끝날지 알고 싶을 뿐이야.”
평소엔 아티커스랑 교육관이 달라서 사사건건 태클 걸던 알렉산드라 고모도, 동생이 고생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약해졌나 봐. 겉으로는 까칠해도 속은 따뜻한 '츤데레' 고모의 진심이 살짝 엿보이는 장면이지. 동생 걱정에 밤잠 설치는 전형적인 'K-고모' 모먼트랄까?
Her voice rose: “It tears him to pieces. He doesn’t show it much, but it tears him to pieces.
고모의 목소리가 높아졌어. “그게 걔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어. 겉으로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정말 걔 속을 다 찢어놓고 있다고.”
아티커스가 마을 사람들의 비난을 묵묵히 견디는 걸 지켜보던 고모의 인내심이 폭발했어. 남들은 아티커스가 강철 멘탈인 줄 알지만, 가족인 고모 눈에는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다 보이는 거지.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건 고모도 지금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속상하다는 뜻이야.
I’ve seen him when— what else do they want from him, Maudie, what else?”
“난 걔가 어땠는지 다 봤어— 도대체 그들이 걔한테 뭘 더 바라는 거야, 모디, 도대체 뭘 더?”
고모가 말을 하다가 울컥해서 문장을 채 끝내지도 못했어. 아티커스가 혼자 고군분투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본 증인으로서,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에 진저리를 치는 중이야. '뭘 더 바래? 목숨이라도 내놔야 해?' 같은 분노가 서려 있어.
“What does who want, Alexandra?” Miss Maudie asked.
“누가 뭘 원한다는 거니, 알렉산드라?” 모디 아줌마가 물었어.
감정이 폭발해서 '그들(they)'이라고 뭉뚱그려 비난하는 알렉산드라에게 모디 아줌마가 찬물을 끼얹듯 차분하게 질문을 던져. 여기서 '누가'가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지 콕 집어 말해보라는 거지. 모디 아줌마 특유의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모가 돋보여.
“I mean this town. They’re perfectly willing to let him do what they’re too afraid to do themselves—it might lose ‘em a nickel.
내 말은 이 마을 사람들 말이야. 자기들은 겁나서 못 하는 일을 아티커스가 하게 두는 건 아주 기꺼이들 하지. 고작 5센트라도 손해 볼까 봐 말이야.
알렉산드라 고모가 폭발했어! 마을 사람들이 겉으로는 아티커스를 존경하는 척하면서, 정작 위험하고 욕먹는 일은 아티커스한테 다 떠넘기는 '내로남불' 끝판왕 모습을 비판하는 거야. 자기들 주머니에서 단돈 100원이라도 나갈까 봐 벌벌 떠는 이기주의를 제대로 꼬집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