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t was all over, the remaining animals, except for the pigs and dogs, crept away in a body. They were shaken and miserable.
모든 상황이 끝나자 돼지들과 개들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무리를 지어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그들은 충격에 빠져 비참한 심정이었다.
피의 숙청이 드디어 끝났어. 남은 동물들은 넋이 완전히 나갔지. 친구들이 눈앞에서 도륙당하는 걸 봤으니 제정신이겠어? 개들 무서워서 소리도 못 내고 뭉쳐서 빠져나가는 뒷모습이 너무 짠하다. 낙원은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거야.
They did not know which was more shocking—the treachery of the animals who had leagued themselves with Snowball,
그들은 어느 쪽이 더 충격적인지 알지 못했다. 스노볼과 결탁했던 동물들의 배신 행위인지,
얘들아, 지금 동물들 머릿속은 완전 카오스야. 믿었던 친구들이 스파이였다는 것도 충격인데, 그걸 또 눈앞에서 도륙하는 걸 봤으니 오죽하겠어? '멘붕'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영혼이 탈탈 털린 상태라고 보면 돼.
or the cruel retribution they had just witnessed. In the old days there had often been scenes of bloodshed equally terrible,
아니면 그들이 방금 목격한 잔인한 응징인지 말이다. 옛날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끔찍한 유혈 사태가 종종 벌어지곤 했다.
응징(retribution)이라는 이름의 학살이 벌어진 거야. 인간 주인이 있을 때도 피 보는 일은 많았지만, 지금 상황이 더 끔찍한 건 '우리끼리' 이러고 있다는 거지.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
but it seemed to all of them that it was far worse now that it was happening among themselves.
하지만 이제 그 일이 자신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훨씬 더 끔찍하게 여겨졌다.
이게 핵심이야. 밖에서 날아온 화살보다 옆에 있던 동료가 휘두른 칼날이 더 아픈 법이거든. '우리'라는 울타리가 깨지고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지옥이 펼쳐진 거야. 이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이 있을까?
Since Jones had left the farm, until today, no animal had killed another animal. Not even a rat had been killed.
존스가 농장을 떠난 후로 오늘까지,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인 적이 없었다. 쥐 한 마리조차 살해당한 적이 없었다.
반란 이후로 농장에는 나름의 '평화 유지법'이 있었어. 생명을 소중히 여기자는 게 기본 원칙이었는데, 그 금기가 오늘 아주 박살이 난 거지. 쥐 한 마리도 안 죽이던 애들이 친구 목을 따다니... 세상 참 무섭게 변했어.
They had made their way on to the little knoll where the half-finished windmill stood, and with one accord they all lay down
그들은 반쯤 완성된 풍차가 서 있는 작은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한마음이 되어 모두 자리에 누웠다.
학살 현장을 피해 풍차 언덕으로 도망치듯 모여들었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들 터덜터덜 걸어가서 털썩 누워버린 거야. 몸도 마음도 지쳐서 더 이상 서 있을 힘조차 없는 거지. 풍차는 희망의 상징이었는데, 지금은 슬픔의 집결지가 됐네.
as though huddling together for warmth—Clover, Muriel, Benjamin, the cows, the sheep, and a whole flock of geese and hens—
마치 온기를 나누려 서로 몸을 비비며 웅크린 채 말이다. 클로버, 뮤리엘, 벤자민, 그리고 소들과 양들, 거위와 암탉 떼가 모두 모였다.
날씨가 추워서 붙어 있는 게 아니야. 세상이 너무 차갑고 무서워서 서로의 체온에 기대는 거지. 벤자민처럼 까칠한 놈도 지금은 조용히 껴 있어. 거위랑 암탉들도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걸 상상해봐. 이게 진짜 '생존 동맹'이지.
everyone, indeed, except the cat, who had suddenly disappeared just before Napoleon ordered the animals to assemble.
참으로 고양이만 제외하고 모두가 있었다. 고양이는 나폴레옹이 동물들에게 집합 명령을 내리기 직전에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고양이 이 녀석, 진짜 눈치 백단이야. 분위기 좀만 싸하면 '나 먼저 퇴근한다' 하고 슥 빠지는 거지. 집합 명령 떨어지기 직전에 사라졌다니, 거의 예언가 수준 아니야? 무서운 일 있을 때만 쏙 빠지는 얄미운 친구 캐릭터의 전형이지.
For some time nobody spoke. Only Boxer remained on his feet. He fidgeted to and fro, swishing his long black tail against his sides
한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오직 복서만이 서 있었다. 그는 긴 검은 꼬리를 옆구리에 탁탁 치며 이리저리 안절부절못하고 움직였다.
방금 전까지 피비린내 나는 숙청이 있었잖아. 마당은 정적 그 자체야. 다들 충격받아서 엎드려 있는데, 우리 복서 형님만 혼자 서서 꼬리를 흔들고 있어. 그 육중한 덩치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얼마나 마음이 복잡한지 보여주는 것 같아.
and occasionally uttering a little whinny of surprise. Finally he said: “I do not understand it.
그리고 가끔 놀랍다는 듯 작은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난 이해가 안 가오.”
복서 형님이 뇌 풀가동 중이야. 평소엔 '나폴레옹이 옳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엔 자기가 봐도 너무 이상한 거지. 울음소리까지 섞어가며 고민하다가 뱉은 첫 마디가 '이해 안 됨'이야. 형님 멘탈이 드디어 임계점에 도달했나 봐.
I would not have believed that such things could happen on our farm. It must be due to some fault in ourselves.”
“우리 농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믿지 못했을 것이오. 분명 우리 자신에게 어떤 잘못이 있기 때문일 것이오.”
아이고, 복서 형님... 이걸 왜 우리 탓으로 돌려? 나폴레옹이 판을 짠 건데, 착한 복서는 '우리가 뭔가 부족해서 이런 비극이 생긴 거다'라고 자책해 버려. 가스라이팅의 가장 무서운 단계가 바로 피해자가 자기 잘못을 찾는 거라던데, 딱 그 꼴이야.
“The solution, as I see it, is to work harder. From now onwards I shall get up a full hour earlier in the mornings.”
“내가 보기에 해결책은 더 열심히 일하는 것뿐이오. 이제부터 아침에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나겠소.”
복서 형님의 기승전 '근로'. 멘붕이 왔을 때 해결책이 무려 '야근'이라니... 새벽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을 숙청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이 순수함이 너무 마음 아프다. 복서에게 노동은 유일한 구원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