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ain she had deliberately drawn out and worried away at,
그녀가 일부러 끄집어내고 끈질기게 괴롭혀서 만든 그 고통을 말이야.
상담사가 치료해준답시고 아픈 과거를 억지로 들춰내서 상처를 벌려놓고는, 책임도 안 지고 내보낸 것에 대해 엘리너가 극대노하고 있어.
and then push her out into the street and leave her to cope with it alone?
그러고는 그녀를 길거리로 내쫓고 혼자서 감당하게 내버려 둘 수가 있냐고?
사람 마음을 다 걸레짝으로 만들어놓고는 '님 사정이고요' 하면서 내몰아버리는 무책임함에 대한 엘리너의 마지막 일침이야.
It was 11 a.m. I wasn’t supposed to be drinking, but I wiped away my tears, went into the nearest pub and ordered a large vodka.
오전 11시였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눈물을 닦아내고 가장 가까운 펍에 들어가 보드카 큰 잔을 주문했지.
상담사한테 마음을 난도질당하고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 상태에서 알코올로 긴급 수혈하러 가는 절박한 상황이야.
I silently raised a toast to absent friends and drank it down fast.
조용히 곁에 없는 친구들을 위해 건배하고는 단숨에 마셔버렸어.
혼술하면서 분위기 잡는 것 같지만 사실은 상처받은 자기 자신과 멀리 있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짠한 순간이지.
I walked out before any of the daytime drinkers could begin an interaction with me.
낮부터 술 마시는 사람들이 나한테 말을 걸기 전에 얼른 밖으로 나왔어.
멘탈 추스르러 온 거지 수다 떨러 온 게 아니거든. 인싸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파워 아싸의 면모를 보여줘.
Then I went home and got into bed. Raymond and I continued to meet for lunch in our usual café while I was off work.
그러고는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웠어. 회사 쉬는 동안에도 레이먼드랑 나는 원래 가던 카페에서 점심 먹으러 계속 만났지.
술로 소독하고 잠으로 도피하는 완벽한 루틴이야. 그 와중에 유일한 사회적 끈인 레이먼드와의 만남은 유지하는 게 포인트지.
He would text me to suggest a time and date (the only texts I had received on my new mobile telephone so far).
그는 내게 문자를 보내 시간과 날짜를 제안하곤 했는데 (그건 내가 새 휴대전화로 받은 유일한 문자였다).
회사 쉬면서 레이먼드랑 밥 먹으러 다니는데, 약속 잡는 문자가 오직 그한테서만 오는 상황이야. 폰 개통하고 나서 알림 울린 게 레이먼드뿐이라니, 진정한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아니냐?
It turned out that if you saw the same person with some degree of regularity, then the conversation was immediately pleasant and comfortable—
알고 보니, 같은 사람을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만나면 대화가 즉시 즐겁고 편안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회성 레벨 1인 엘리너가 '단골'이나 '친구'라는 개념을 몸소 체험하며 신세계를 발견하는 중이야. NPC랑 대화하다가 처음으로 파티원 맺고 사냥 나가는 기분이랄까?
you could pick up where you left off, as it were, rather than having to start afresh each time.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 없이, 말하자면 지난번에 멈춘 곳에서부터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맨날 '날씨 좋네요'부터 시작하는 리셋 증후군에서 벗어나서, '그래서 어제 그건 어찌 됐어?'로 이어지는 연속극 같은 대화의 맛을 알아버린 거야.
During the course of these chats, Raymond asked again about Mummy— why I hadn’t told her I’d been unwell,
이런 잡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레이먼드는 엄마에 대해 다시 물어왔다— 왜 내가 아팠다는 걸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는지,
화기애애하게 밥 먹다가 레이먼드가 갑자기 훅 들어오는 상황. 눈치 없는 게 아니라 걱정돼서 묻는 건데, 엘리너 입장에선 '엄마' 키워드 자체가 지뢰밭이지.
why she never visited me, or I her, until finally I gave in and provided him with a potted biography.
왜 엄마가 날 보러 오지 않는지, 혹은 내가 엄마를 보러 가지 않는지, 결국 내가 져서 그에게 내 약력을 요약해서 들려줄 때까지 말이다.
레이먼드의 끈질긴 물음표 살인마 공격에 결국 엘리너가 백기 들고 자기소개서 읊어주는 장면. 숨기고 싶은 가정사를 털어놓게 만드는 레이먼드의 친화력(혹은 뻔뻔함)이 대단해.
He already knew about the fire, of course, and that I’d been brought up in care afterward.
그는 이미 그 화재에 대해 알고 있었고, 물론 그 후에 내가 위탁 시설에서 자랐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레이먼드가 이미 엘리너의 어두운 과거인 '화재 사건'이랑 그 뒤에 시설에서 자란 것까지 다 파악하고 있는 상태야. 엘리너 입장에서는 자기 치부를 이미 들킨 느낌이라 좀 거시기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