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anor Oliphant Is Completely Fine
Good Days
좋은 날들
소설의 챕터 제목이야. 이 책은 '좋은 날들', '나쁜 날들', '더 나은 날들'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어. 주인공 엘리너의 인생 그래프가 어떻게 흘러갈지 암시하는 거지. 지금은 일단 '평범하게 굴러가는 일상'을 보여주는 파트라고 보면 돼.
When people ask me what I do—taxi drivers, hairdressers—I tell them I work in an office.
사람들이 내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택시 기사나 미용사들이 그렇듯—나는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대답한다.
주인공 엘리너가 사회생활, 특히 '스몰 토크(small talk)'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는 첫 문장이야. 택시 기사나 미용사는 피할 수 없는 '대화 빌런'들이잖아? 그들의 호구조사에 엘리너가 어떻게 철벽을 치는지 잘 봐둬.
In almost nine years, no one’s ever asked what kind of office, or what sort of job I do there.
지난 9년 가까이, 그곳이 어떤 종류의 사무실인지, 혹은 내가 거기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엘리너가 한 직장에서 꽤 오래(9년) 일했다는 걸 알 수 있어. 근데 더 놀라운 건, 9년 동안 아무도 그녀의 일에 대해 자세히 안 물어봤다는 거야. 이게 엘리너가 평범해서일까,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아우라를 풍겨서일까?
I can’t decide whether that’s because I fit perfectly with their idea of what an office worker looks like,
그것이 내가 그들이 생각하는 사무직 근로자의 전형적인 모습과 완벽하게 들어맞기 때문인지,
엘리너는 자기객관화가 아주 뚜렷하거나, 혹은 그렇다고 착각하는 캐릭터야. 사람들이 질문을 안 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어. '내가 너무 뻔하게 생겨서 그런가?' 하고 자문하는 중이지.
or whether people hear the phrase work in an office and automatically fill in the blanks themselves—lady doing photocopying, man tapping at a keyboard.
아니면 사람들이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복사하는 여자나 키보드를 두드리는 남자 따위를 떠올리며 스스로 빈칸을 채워버리기 때문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앞 문장이랑 이어지는 내용이야. 사람들이 엘리너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냥 '사무실 = 복사나 하겠지' 하고 멋대로 상상해버린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어. 약간의 냉소가 섞여 있지.
I’m not complaining. I’m delighted that I don’t have to get into the fascinating intricacies of accounts receivable with them.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미수금 계정의 그 매혹적이고 복잡한 세계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기쁠 따름이다.
엘리너 특유의 반어법이 폭발하는 구간이야. 자기 직무인 '미수금 관리(accounts receivable)'가 사실 더럽게 재미없다는 걸 본인도 아는 거지. 그걸 '매혹적(fascinating)'이라고 표현하면서 비꼬는 거야. 설명해봤자 어차피 못 알아들을 테니 안 하는 게 낫다는 엘리너의 우월감과 귀차니즘이 섞여 있어.
When I first started working here, whenever anyone asked, I told them that I worked for a graphic design company,
처음 여기서 일을 시작했을 때, 누군가 물어오면 나는 그래픽 디자인 회사에서 일한다고 대답하곤 했다.
엘리너가 처음 입사했을 땐 지금처럼 '사무실에서 일해요'라고 대화를 단절시키지 않았나 봐. 나름대로 성실하게 답변을 하던 시절이 있었던 거지. 하지만 이 '성실한 답변'이 나중에 어떤 귀찮은 결과를 초래했는지 잘 봐.
but then they assumed I was a creative type. It became a bit boring to see their faces blank over when I explained that it was back office stuff,
하지만 그러면 사람들은 내가 창의적인 부류일 거라 짐작했다. 내 업무가 지원 부서 일이라는 사실을 설명했을 때 그들의 표정이 멍해지는 것을 지켜보는 건 꽤나 따분한 일이 되었다.
사람들의 선입견이 발동하는 순간이야! '디자인 회사'라고 하면 다들 힙한 디자이너인 줄 알잖아. 근데 엘리너가 '전 지원 부서인데요'라고 하면 상대방 표정이 실시간으로 흥미를 잃고 멍해지는데, 엘리너는 그 리액션조차 이제 지겹다는 거야.
that I didn’t get to use the fine-tipped pens and the fancy software.
끝이 뾰족한 펜이나 화려한 소프트웨어를 쓸 일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설명할 때 말이다.
디자이너들이 쓰는 폼 나는 도구들 있잖아? 엘리너는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거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디자이너 엘리너'는 환상일 뿐이고, 현실은 영수증과 엑셀이라는 걸 대조해서 보여주고 있어.
I’m nearly thirty years old now and I’ve been working here since I was twenty-one.
이제 곧 서른 살이 되는데, 스물한 살 때부터 여기서 일해 왔다.
엘리너의 나이와 경력이 나와. 21살 때 입사해서 30살이 될 때까지 한 회사에만 있었다는 건, 그녀가 변화를 극도로 꺼리거나 이 직장에 아주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겠지?
Bob, the owner, took me on not long after the office opened. I suppose he felt sorry for me.
사장인 밥은 사무실이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를 채용했다. 내 생각에 그는 나를 불쌍히 여겼던 것 같다.
엘리너를 뽑아준 사장님 '밥'이 등장해. 근데 엘리너는 자기가 능력이 좋아서 뽑힌 게 아니라, 사장님이 자기의 비참한 몰골을 보고 동정해서 뽑아준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엘리너의 낮은 자존감이나 뒤틀린 시선이 살짝 엿보이지?
I had a degree in Classics and no work experience to speak of,
나는 고전학 학위가 있었지만, 내세울 만한 경력은 전혀 없었다.
엘리너의 전공은 '고전학(Classics)'이야. 라틴어나 그리스 문학 같은 걸 배우는 학문인데, 취업 시장에서는 솔직히 '내세울 만한' 전공은 아니잖아? 게다가 경력도 전무했으니, 밥 사장님이 동정해서 뽑았다고 생각할 만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