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were bad hymns!” I said. “—and then the day itself, making sure you thank people, the cortege and all that stuff...
“그 찬송가들은 정말 별로였어!” 내가 말했어. “—그리고 장례식 당일이 되면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운구 행렬이며 그런 것들 챙기느라...”
레이먼드가 진지하게 장례식의 고단함을 설명하는데 엘리너는 찬송가 퀄리티가 낮았다며 갑자기 급발진해서 분위기를 깨버려. 레이먼드는 굴하지 않고 당일의 북새통을 계속 묘사하고 있는 웃픈 상황이야.
The family said to thank you for coming, by the way,” he finished, trailing off.
“그런데, 유가족들이 너 와줘서 고맙다고 전해달래,” 그가 말끝을 흐리며 끝맺었어.
레이먼드가 장례식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유가족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면이야. 그런데 술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감정이 벅차오른 건지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며 여운을 남기고 있어.
It was he who was drinking all the wine, I noticed—he’d already refilled his glass while I’d only had two sips.
내가 알아차렸는데, 와인을 다 마시고 있던 건 바로 그였어. 내가 겨우 두 모금 마시는 동안 그는 벌써 잔을 다시 채웠더라고.
레이먼드가 술 안 마신다더니 혼자 와인 병을 결딴내고 있는 걸 엘리너가 딱 검거한 상황이야. 입으로는 슬픈 얘기 하면서 손은 바쁘게 잔을 채우는 레이먼드의 이중생활이 아주 리스펙트급이지?
“But the days and weeks after that... that’s when it really starts to get hard,” he said.
"하지만 그 후 며칠, 몇 주가 지나고 나서... 그때가 정말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때야," 그가 말했어.
장례식 당일의 북새통이 지나가고 폭풍 전야 같은 정적이 찾아왔을 때의 공허함을 레이먼드가 읊조리는 중이야. 북적거리던 사람들이 다 떠나고 혼자 남겨진 거실에서 느끼는 그 서늘한 기분 알지? 레이먼드는 그 감정을 뼈 때리게 설명하고 있어.
“Is that how it was for you?” I said. He nodded. He’d switched on the fire,
"너한테도 그랬어?" 내가 물었어. 그는 고개를 끄덕였지. 그는 난로를 켰어.
엘리너가 레이먼드의 아픈 구석을 쿡 찔러보는 질문을 던지는데, 레이먼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난로를 켜. 대답 대신 행동으로 감정을 갈무리하려는 레이먼드의 씁쓸한 뒷모습이 그려지는 대목이야.
one of those gas ones that’s supposed to look real, and we both stared at it.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어진 그런 가스 난로 중 하나였는데, 우리 둘 다 그걸 멍하니 쳐다봤어.
가짜 장작이 타오르는 가스 난로를 보면서 둘이 나란히 불멍 때리는 중이야.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데, 그 가짜 불꽃이 오히려 이들의 공허한 마음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묘하게 서글픈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어.
There must be some piece of wiring left over in our brains, from our ancestors,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우리 뇌 속에 남겨진 어떤 배선 조각 같은 게 분명히 있을 거야.
레이먼드가 갑자기 인류학자 빙의해서 우리 뇌 구조를 분석하고 있어. 조상님들이 남겨준 유전자 배선 때문에 우리가 자꾸 불멍에 집착하게 된다는 뇌피셜을 아주 진지하게 시전 중이지.
something that means we can’t help but stare into a fire, watch it move and dance,
우리가 불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게 만들고, 그 불꽃이 움직이고 춤추는 걸 지켜보게 만드는 그런 거 말이야.
불멍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어. 홀린 듯이 불꽃을 바라보게 되는 그 원시적인 감성을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중이야.
warding off evil spirits and dangerous animals... that’s what fire’s supposed to do, isn’t it?
악령이나 위험한 짐승들을 쫓아버리는 것 말이야... 그게 원래 불이 해야 할 일이잖아, 그렇지?
선사 시대 생존 전략을 읊으며 지금의 평화로운 거실 상황에 대입하고 있어. 사실 맹수보다 무서운 건 마음속의 공허함인데, 불꽃을 보며 위안을 삼으려는 레이먼드의 애처로운 모습이기도 해.
It can do other things too, though. “D’you want to watch a film, Eleanor? Cheer ourselves up a bit?”
하지만 불은 다른 일도 할 수 있어. “엘리너, 영화 한 편 볼래? 우리 기분 좀 풀어보게.”
진지하게 인류학 강의를 하다가 쑥스러운지 갑자기 화제를 돌려서 영화를 제안하고 있어. 우울한 분위기를 깨고 싶어 하는 레이먼드의 배려심이 돋보이는 장면이지.
I thought about this. “A film would be perfect,” I said. He left the room and returned with another bottle of wine and a big packet of crisps.
나는 이 제안에 대해 생각해보았어. “영화 보는 거 아주 좋겠네,” 내가 말했지. 그는 방을 나가더니 와인 한 병 더랑 큰 감자칩 한 봉지를 들고 돌아왔어.
레이먼드가 영화 보자고 꼬시니까 엘리너가 '음 그럴까?' 하면서 흔쾌히 수락하는 장면이야. 역시 분위기 잡는 데는 술이랑 안주가 빠질 수 없지. 홈 시네마 개장 준비 완료!
“Sharing bag” it said. I’d never tried one, for that very reason.
봉지에는 “나눠 먹는 용”이라고 적혀 있었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난 한 번도 그걸 시도해 본 적이 없었지.
평생을 아싸로 살아온 엘리너에게 'Sharing(공유)'이란 단어는 마치 외계어 같은 거야. 나눠 먹을 사람이 없어서 큰 봉지를 안 샀다는 말이 너무 짠하면서도 현실감 넘치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