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thing I knew, Raymond was there again, shaking me gently but insistently.
정신을 차려보니 레이먼드가 다시 와서, 부드럽지만 끈질기게 나를 흔들고 있었어.
잠깐 눈 붙인다는 게 아예 꿈나라로 이민 가버린 상황이야. 레이먼드는 여기서 밤샐까 봐 걱정돼서 열심히 흔들어 재끼는 중이고.
“Wake up, Eleanor,” he said. “It’s half past four. Time to go.”
“일어나, 엘리너,” 그가 말했어. “4시 반이야. 이제 갈 시간이야.”
숙취와 졸음에 절어있는 엘리너를 레이먼드가 수거해가는 아름다운 장면이지. 장례식장 폐장 시간 다 됐으니 빨리 튀어야 한다는 현실 자각 타임이야.
We took the bus to Raymond’s flat. It was on the south side of the city, an area I didn’t know very well and had no cause to visit, as a rule.
우리는 버스를 타고 레이먼드의 아파트로 갔어. 그곳은 도시의 남쪽에 있었는데, 보통은 내가 잘 알지도 못하고 갈 일도 없는 동네였지.
술기운에 헤롱거리는 엘리너를 레이먼드가 자기 집으로 '수거'해가는 상황이야. 평소 자기만의 바운더리가 확실한 엘리너가 낯선 동네로 발을 들이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지.
His flatmates were out, I was relieved to learn, stumbling slightly as we entered the hallway and trying not to laugh.
레이먼드의 룸메이트들이 외출 중이라는 걸 알고 안심했어. 복도로 들어서면서 살짝 비틀거리긴 했지만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면서 말이야.
술 취하면 세상 모든 게 다 웃긴 거 알지? 엘리너도 지금 딱 그 상태야. 다행히 룸메들이 없어서 자기의 이런 흑역사스러운 모습을 안 들켜도 되니까 안도하는 거지.
He steered me in a very ungallant fashion into the living room, which was dominated by a huge television.
레이먼드는 전혀 신사답지 못한 방식으로 나를 거실로 밀어 넣다시피 데려갔는데, 거기엔 커다란 텔레비전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어.
레이먼드가 술 취한 엘리너를 공주님 안기로 모신 게 아니라, 거의 짐짝 옮기듯이 툭툭 밀어서 거실로 보낸 거야. 현실 남사친의 정석을 보여주는 장면이지.
There were lots of what I assumed were game consoles scattered around in front of it.
TV 앞에는 게임기 같은 것들이 잔뜩 널려 있었어.
엘리너는 게임에 대해 잘 모르니까 'game consoles'라고 추측(assume)하며 설명하고 있어. 전형적인 공대남 혹은 자취남의 거실 풍경이 그려지지?
Aside from the computer detritus, it was astonishingly tidy. “It doesn’t look like a place where boys live,” I said, surprised.
컴퓨터 잡동사니들을 제외하면 놀라울 정도로 깔끔했다. “남자애들이 사는 곳 같지가 않네” 내가 놀라며 말했다.
레이먼드네 집 거실 풍경을 보고 컬처쇼크 먹은 엘리너의 모습이야. 보통 남자들 자취방 하면 떠오르는 돼지우리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서 당황했나 봐.
He laughed. “We’re not animals, Eleanor. I’m a dab hand with the Hoover, and Desi’s a bit of a neat freak, as it goes.”
그가 웃었다. “우리도 짐승은 아니야, 엘리너. 난 청소기 돌리는 데 선수고, 데지는 뭐랄까, 좀 결벽증이 있거든.”
엘리너의 편견에 레이먼드가 어이없어하며 자기들의 청소 철학을 설파하는 장면이야. 자취생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는 걸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어.
I nodded, relieved to know as I sat down that nothing untoward would be adhering to my new dress and tights.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 앉으면서 내 새 원피스와 스타킹에 어떤 불미스러운 것도 달라붙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안심했다.
새 옷 입고 남의 집 소파 앉을 때 먼지 묻을까 봐 걱정하는 그 소심하고도 디테일한 마음 알지? 엘리너는 지금 그 청결한 상태에 무한 감동 중이야.
“Tea?” he said. “I don’t suppose you’ve got any vodka or Magners drink, by any chance?” I said.
“차 마실래?” 그가 말했다. “혹시 보드카나 매그너스 술 같은 거 없지?” 내가 말했다.
레이먼드는 건전하게 차를 권하는데, 엘리너는 지금 알코올 수치가 떨어졌는지 대낮부터 술을 찾고 있어. 아주 자연스럽게 술 있냐고 물어보는 게 킬포야.
He raised an eyebrow. “I’m absolutely fine now, after the sausage rolls and the catnap,” I said, and I was.
그는 눈썹을 치켜올렸어. "소시지 롤도 먹고 낮잠도 잤더니 이제 정말 괜찮아"라고 내가 말했고 실제로도 그랬지.
레이먼드가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때 엘리너가 당당하게 외치는 장면이야. 소시지 빵이랑 쪽잠의 조합은 국룰이지.
I felt floaty and clean, not intoxicated, just very pleasantly numbed to sharp feelings.
몸이 둥둥 뜨는 것처럼 개운했고 취한 건 아니었어. 그냥 날카로운 감정들이 아주 기분 좋게 무뎌진 상태였지.
술기운이 살짝 올라와서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걱정거리가 사라진 그 황홀한 상태를 묘사하고 있어. 알쓰들도 한 번쯤 꿈꾸는 그 기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