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h me luck! Love always, Charlie
행운을 빌어줘! 언제나 사랑을 담아, 찰리가.
수학 기말고사 공부하러 가기 직전의 찰리야. 공식을 외워야 하는 막막함이 느껴지지? 저 'Wish me luck'엔 수학 점수에 대한 간절함이 듬뿍 담겨 있어.
June 5, 1992
1992년 6월 5일
새로운 편지가 시작되는 날짜야. 6월이면 미국 고등학교는 이미 졸업 열기로 후끈 달아오를 시기지.
Dear friend, I wanted to tell you about us running. There was this beautiful sunset. And there was this hill.
친애하는 친구에게, 우리가 달렸던 얘기를 해주고 싶어. 정말 아름다운 노을이 지고 있었고, 그 언덕이 있었어.
찰리가 친구들과 함께했던 벅찬 순간을 회상해. 석양빛 아래 언덕을 달리는 장면, 거의 청춘 영화 한 편 뚝딱이지? 찰리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조각 중 하나야.
The hill up to the eighteenth green where Patrick and I spit wine from laughing.
패트릭 형이랑 내가 웃다가 와인을 뿜어버렸던 그 18번 홀 그린까지 이어지는 언덕 말이야.
골프장 18번 홀 그린 위에서 웃음이 터져서 와인까지 뿜었다니, 진짜 찐친들끼리만 가능한 바이브지. 그 언덕은 이제 찰리에게 영원히 박제될 소중한 장소가 됐어.
And just a few hours before, Sam and Patrick and everyone I love and know had their last day of high school ever.
그리고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샘 누나랑 패트릭 형,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아는 모든 사람들이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냈어.
드디어 졸업이야! 형, 누나들이 이제 학교라는 둥지를 진짜 떠나는 역사적인 날이지. 찰리는 혼자 남겨지는 기분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이 뭉클한 이별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어.
And I was happy because they were happy. My sister even let me hug her in the hallway. Congratulations was the word of the day.
형, 누나들이 행복해해서 나도 행복했어. 누나는 심지어 복도에서 내가 안아주는 걸 가만히 있어 줬다니까? 그날의 주인공은 단연 '축하해'라는 말이었어.
타인의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우리 찰리, 너무 기특하지 않니? 평소에 까칠하기로 유명한 누나가 복도에서 포옹까지 허락했다는 건, 그날 학교 분위기가 얼마나 따뜻하고 몽글몽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야.
So, Sam and Patrick and I went to the Big Boy and smoked cigarettes.
그래서 샘이랑 패트릭 형이랑 나는 '빅 보이' 식당에 가서 담배를 피웠어.
졸업식 끝나고 찾아온 평화로운 오후야. 고등학생들이 식당에서 햄버거 대신 담배 한 대의 여유를 즐기다니, 비주얼만 보면 거의 청춘 영화 포스터지? 물론 건강에는 해로우니 찰리야, 적당히 피워!
Then, we went walking, waiting for it to be time to go to Rocky Horror.
그러고 나서 우리는 산책을 했어, '록키 호러 픽쳐 쇼'를 보러 갈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말이야.
쇼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정처 없이 걷는 모습이야. 딱히 할 일은 없어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도 낭만이지.
And we were talking about things that seemed important at the time. And we were looking up that hill.
그리고 우리는 그 당시에는 중요해 보였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어. 그러면서 그 언덕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지.
고등학생 땐 짝사랑 고민이나 숙제 같은 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잖아?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문득 언덕 위를 보게 돼. 뭔가 중대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복선이 느껴지지?
And then Patrick started running after the sunset. And Sam immediately followed him.
그러더니 갑자기 패트릭 형이 석양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 샘 누나도 곧바로 형을 뒤따라갔고.
노을 보고 뽕 찬 패트릭 형의 돌발 질주! 낭만 빼면 시체인 형답지? 근데 샘 누나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따라가. 진짜 이 둘의 케미는 우주 최강인 것 같아.
And I saw them in silhouette. Running after the sun.
노을빛을 등진 두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어. 태양을 쫓아서 달려가는 모습 말이야.
태양 아래 까맣게 보이는 두 사람의 그림자... 이거 완전 에술 영화 한 장면 아니니? 찰리 눈에는 이 광경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름답게 보였을 거야.
Then, I started running. And everything was as good as it could be.
나도 달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모든 게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
마지막으로 합류하는 찰리! 셋이서 같이 달리는 이 순간, 찰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상과 완벽하게 연결된 기분을 느껴. '무한함'을 느끼기 직전의 그 벅찬 감동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