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always said he felt free. And tonight was his destiny. And things like that.
그는 항상 자기가 자유롭다고 말하곤 했어. 그리고 오늘 밤이 자신의 운명이라나, 뭐 그런 말들 말이야.
패트릭의 단골 멘트들이야. 자유와 운명을 외치는 낭만파 패트릭! 하지만 그 '운명의 밤'은 매일 밤 갱신되는 게 문제지. 마치 다이어트를 매일 '오늘부터 1일'이라고 외치는 우리 모습 같지 않니?
But by the end of that night, he just looked sad. Sometimes, he would talk about Brad. Sometimes, he wouldn’t.
하지만 그 밤이 끝날 때쯤이면 그는 그저 슬퍼 보였어. 가끔은 브래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고, 어떤 날은 입을 꾹 다물었지.
파티가 끝나고 해가 뜰 무렵의 허망함... 그리고 결국 돌아오는 건 브래드에 대한 그리움이야. 잊으려고 발버둥 칠수록 더 선명해지는 구남친의 기억, 정말 병이지 병이야.
But after a while, the whole thing just wasn’t interesting to him anymore, and he ran out of things to keep himself numb.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모든 일들은 그에게 더 이상 아무런 흥미도 주지 못했어. 자신의 감정을 마비시킬 수단조차 이제 바닥나 버린 거지.
쾌락도 반복되면 무뎌지는 법이야. 이제 자극적인 밤 외출도 패트릭의 아픔을 달래주지 못해. 마음을 '멍하게' 만들어서 고통을 피하려던 패트릭의 전략이 완전히 실패한 순간이야.
So, tonight, he dropped me off at home. It was the night we went back to the park where men meet.
그래서 오늘 밤, 패트릭은 나를 집에 데려다주었어. 남자들이 은밀하게 만나는 그 공원에 다시 갔던 바로 그 밤이었지.
공원에서의 에피소드가 일단락되고 패트릭이 찰리를 집으로 안전 귀가시켜 줬어. '그 공원'이라는 말만 들어도 찰리의 심란했던 밤이 다시 떠오르는 것 같지 않니?
And the night he saw Brad there with some guy. Brad was too into what he was doing to notice us.
그리고 그 밤은 패트릭이 거기서 브래드가 어떤 남자랑 있는 걸 본 날이었어. 브래드는 자기가 하는 짓에 너무 푹 빠져 있어서 우릴 눈치채지도 못했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니? 마음 정리도 안 됐는데 전 애인이 딴 사람이랑 있는 걸 목격하다니. 그것도 아주 적나라한 현장을 말이야. 패트릭의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찰리도 옆에서 숨죽이고 있었겠지.
Patrick didn’t say anything. He didn’t do anything. He just walked back to the car. And we drove in silence.
패트릭은 아무 말도 안 했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고. 그저 차로 걸어 돌아갔을 뿐이야. 우린 침묵 속에서 차를 달렸어.
보통 드라마라면 멱살을 잡거나 소리를 질러야 하는데, 패트릭은 그냥 얼어붙었어.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화낼 힘도 없어지는 법이거든. 차 안의 그 무거운 정적이 내 숨통까지 조여오는 것 같아.
On the way, he threw the bottle of wine out the window. And it landed with a crash.
가는 길에 패트릭은 와인 병을 창밖으로 던져버렸어. 병은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졌지.
드디어 패트릭이 폭발했어! 말로 하는 대신 와인 병을 던져버린 거야. 그동안 술에 의존해서 버텨왔던 시간을 끝내겠다는 선언 같기도 해. 그 깨지는 소리가 패트릭 마음이 깨지는 소리 같아서 짠하다.
And this time he didn’t try to kiss me like he had every night.
그리고 이번엔 매일 밤 그랬던 것처럼 내게 키스하려고 하지 않았어.
패트릭의 습관 같던 행동이 멈췄어. 찰리에게 키스하면서 외로움을 달래던 그 슬픈 의식이 끝난 거야.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더 이상 찰리를 감정의 대용품으로 쓰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He just thanked me for being his friend. And drove away. Love always, Charlie
그는 그저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했어. 그리고 차를 몰고 가버렸지. 언제나 사랑을 담아, 찰리가.
키스 대신 '고맙다'는 말. 이게 진짜 우정이지. 패트릭은 이제 찰리를 헷갈리게 하지 않고 진짜 친구로 존중해 주고 있어. 찰리의 편지가 여기서 마무리되는데, 뭔가 큰 산을 하나 넘은 느낌이야.
May 21, 1992
1992년 5월 21일
시간이 흘렀어. 5월 말이네. 이제 봄바람은 가고 여름 냄새가 나기 시작할 때야. 학기 말의 설렘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시기지.
Dear friend, The school year is just about over. We have another month or so to go.
친구에게, 학년이 거의 다 끝났어.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것 같아.
새 편지의 시작이야.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나간다니! 찰리가 벌써 이만큼 컸어. '끝이 보인다'는 말은 언제나 시원섭섭하지.
But the seniors like my sister and Sam and Patrick only have a couple of weeks.
하지만 우리 누나나 샘, 패트릭 같은 졸업반 형, 누나들은 이제 딱 2주밖에 안 남았어.
고등학교에서 졸업반은 거의 은퇴를 앞둔 대선배 같은 존재지. 찰리는 이제 막 학교에 적응했는데, 자기를 챙겨주던 형과 누나들이 떠날 시간이 다가오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한가 봐. 둥지를 떠나는 새들을 바라보는 막내의 시선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