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do you have that tiny braid in the back of your hair? Is that like a Padawan thing?”
“왜 머리 뒤에 그렇게 조그맣게 땋은 머리를 하고 있어? 그거 무슨 파다완 같은 거니?”
줄리안이 어기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콕 집어냈어. 질문 자체는 순수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전교생 앞에서 어기의 외모적 특징을 하나하나 중계하는 느낌이라 어기 입장에서는 영 달갑지 않을 거야.
“Yeah.” I shrug-nodded. “What’s a Padawan thing?” said Ms. Petosa, smiling at me.
“응.”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다완이 뭐니?” 페토사 선생님이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물으셨다.
어기는 대답하기 귀찮지만 예의상 으쓱-끄덕 콤보를 날렸어. 선생님은 '파다완'이 뭔지 모르는 일반인이라 순수하게 물어보시네. 어기에게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울까 봐 선생님이 미소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려는 따뜻함이 느껴져.
“It’s from Star Wars,” answered Julian. “A Padawan is a Jedi apprentice.”
“스타워즈에 나오는 거예요.” 줄리안이 대답했다. “파다완은 제다이 수련생을 말해요.”
역시 줄리안, 자기가 질문받은 것도 아닌데 척척박사처럼 등판해서 설명해주네. 어기보다 자기가 더 잘 안다는 듯이 으스대며 선생님께 강의하는 꼴이 눈에 선해. 이 구역의 스타워즈 전문가는 나라는 걸 어필하고 싶은 걸까?
“Oh, interesting,” answered Ms. Petosa, looking at me. “So, are you into Star Wars, August?”
“오, 흥미롭구나.” 페토사 선생님이 나를 바라보며 대답하셨다. “그럼 어거스트, 너는 스타워즈를 좋아하니?”
선생님은 줄리안의 설명을 듣고는 자연스럽게 어기에게 마이크를 넘기셔. 공통 관심사로 어기의 입을 열게 하려는 고도의 전략이지. 하지만 어기는 지금 이 모든 시선이 '흥미'롭기보다는 '부담'스럽기만 해.
“I guess.” I nodded, not looking up because what I really wanted was to just slide under the desk.
“그런 것 같아요.”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끄덕였다. 내가 정말 원했던 건 그냥 책상 밑으로 숨어버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기의 사회적 배터리가 방전됐어! 관심의 중심이 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 어기는 지금 투명인간이 되고 싶어 해. '책상 밑으로 슬라이딩'하고 싶다는 표현이 어기의 절박함을 너무 잘 보여줘서 짠하다.
“Who’s your favorite character?” Julian asked. I started thinking maybe he wasn’t so bad.
“네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야?” 줄리안이 물었다. 나는 어쩌면 그가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오잉? 줄리안이 공통 관심사로 말을 계속 거네? 어기는 순간적으로 마음의 빗장을 살짝 열었어. '어? 이 녀석 나랑 통하나?' 싶은 거지. 하지만 줄리안의 저 질문이 진짜 호의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야.
“Jango Fett.” “What about Darth Sidious?” he said. “Do you like him?”
“잔고 펫이요.” “다스 시디어스는 어때?” 그가 말했다. “너 걔 좋아하니?”
어기가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잔고 펫'을 말하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줄리안이 '다스 시디어스'를 툭 던졌어. 이게 그냥 순수하게 취향 묻는 게 아니라, 어기의 외모를 빗대서 아주 은밀하게 잽을 날리는 빌런의 첫 단추라고 볼 수 있지.
“Okay, guys, you can talk about Star Wars stuff at recess,” said Ms. Petosa cheerfully. “But let’s keep going.
“좋아, 얘들아. 스타워즈 이야기는 쉬는 시간에 하렴.” 페토사 선생님이 쾌활하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계속 진행하자.”
덕후들의 성지 순례가 길어질까 봐 선생님이 황급히 커트하셨어. '쉬는 시간에 하라'는 건 전 세계 선생님들의 공통적인 'TMI 금지령'이지. 선생님은 지금 줄리안의 사악한 의도를 전혀 모른 채 아주 해맑게 중재하고 계셔.
We haven’t heard from you yet,” she said to Jack. Now it was Jack’s turn to talk, but I admit I didn’t hear a word he said.
아직 네 이야기를 듣지 못했구나.” 선생님이 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잭이 말할 차례였지만, 솔직히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드디어 잭의 차례가 왔어! 그런데 우리 어기는 방금 줄리안이 던진 '다스 시디어스' 떡밥 때문에 멘탈이 안드로메다로 떠났어. 옆에서 잭이 랩을 해도 귀에 안 들어올 만큼 충격이 컸나 봐.
Maybe no one got the Darth Sidious thing, and maybe Julian didn’t mean anything at all.
아마 아무도 다스 시디어스 얘기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줄리안도 아무런 의도 없이 한 말일지도 모른다.
어기는 지금 행복 회로 풀가동 중이야. '설마 걔가 그렇게까지 못됐겠어?' 혹은 '아무도 못 알아들었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어. 하지만 우리는 알지, 빌런의 공격은 원래 은밀하게 들어온다는 걸.
But in Star Wars Episode III: Revenge of the Sith, Darth Sidious’s face gets burned by Sith lightning and becomes totally deformed.
하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에서 다스 시디어스의 얼굴은 시스 번개에 타버려 완전히 흉측하게 변한다.
어기가 스타워즈 덕후로서 그 끔찍한 장면을 소환했어. 얼굴이 타버리고 일그러지는 묘사를 보면서 어기는 지금 자기 거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거야. 줄리안이 하필 이 캐릭터를 고른 건 다 계획이 있었던 거지.
His skin gets all shriveled up and his whole face just kind of melts. I peeked at Julian and he was looking at me.
피부는 쭈글쭈글해지고 얼굴 전체가 그냥 녹아내린 것처럼 변한다. 내가 줄리안을 슬쩍 훔쳐보자 그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쭈글쭈글해진 피부와 녹아내린 얼굴... 어기는 지금 줄리안이 던진 다스 시디어스라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 그리고 슬쩍 훔쳐봤을 때 마주친 줄리안의 눈빛! 이건 실수나 우연이 아니라는 쐐기를 박는 순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