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they came out of the narrow valley and at once she saw the reason.
그때 그들은 좁은 골짜기를 빠져나왔고, 그녀는 즉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기가 잠들기 전 읽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의 한 구절이야. 골짜기를 빠져나와 진실을 마주하는 장면이 마치 어기가 숲속에서의 위기를 넘기고 새로운 친구 관계(진실)를 마주하게 된 지금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There stood Peter and Edmund and all the rest of Aslan’s army fighting desperately against the crowd of horrible creatures whom she had seen last night;
거기 피터와 에드먼드, 그리고 아슬란의 나머지 모든 군대가 어젯밤 그녀가 보았던 그 끔찍한 생물들의 무리에 맞서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어기가 침낭 속에서 읽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의 한 장면이야. 피 터지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 근데 묘하게 아까 숲속에서 7학년 괴물(?)들과 대치했던 어기의 상황이랑 오버랩되지 않니? 책 속의 주인공들도 지금 어기처럼 목숨 걸고 버티는 중이야.
only now, in the daylight, they looked even stranger and more evil and more deformed.
다만 이제 환한 대낮에 보니, 그들은 훨씬 더 기괴하고 사악하며 흉측해 보였다.
밤에는 어두워서 대충 무서웠는데, 낮에 보니까 디테일하게 더 징그러운 상황이야. 숨겨졌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 때의 그 소름 끼치는 느낌... 어기가 보청기를 잃어버리고 세상의 소리가 먹먹해졌을 때 느꼈을 이질감이 이 문장에도 서려 있는 것 같아.
I stopped there. I’d been reading for over an hour and sleep still didn’t come.
나는 거기서 읽기를 멈췄다. 한 시간 넘게 책을 읽었지만 잠은 여전히 오지 않았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정신은 말똥말똥... 아까 그 숲속의 공포가 뇌세포 하나하나를 깨워놨나 봐. 책으로 잠을 불러보려 했지만, 실패! 5학년 멘탈로 감당하기엔 오늘 하루가 너무 스펙터클했지.
It was almost two a.m. Everyone else was asleep. I had my flashlight on under the sleeping bag,
거의 새벽 두 시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나는 침낭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있었다.
모두가 코 고는 평화로운 새벽, 혼자 침낭 속에서 불 켜고 있는 어기. 어릴 때 엄마 몰래 만화책 보던 감성이지만, 어기는 지금 무서움과 싸우는 중이라 좀 짠해. 텐트 밖의 정적이 어기한테는 거대한 파도처럼 느껴졌을걸?
and maybe the light was why I couldn’t sleep, but I was too afraid to turn it off. I was afraid of how dark it was outside the sleeping bag.
아마 그 불빛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불을 끄기가 너무 무서웠다. 침낭 밖이 얼마나 어두운지 두려웠다.
불 켜면 눈 아파서 잠 안 오고, 불 끄면 어둠이 나를 잡아먹을 것 같고... 전형적인 야외 캠핑 첫날밤의 딜레마지. 어기는 지금 텐트 밖의 숲속 어둠이 아까 그 7학년들보다 더 무서울 거야.
When we got back to our section in front of the movie screen, no one had even noticed we’d been gone.
우리가 영화 스크린 앞 우리 자리로 돌아왔을 때, 우리가 자리를 비웠었다는 걸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기랑 잭은 숲속에서 거의 생존 영화 한 편 찍고 왔는데, 세상은 너무 평온해. 아무도 자리를 비운 줄 몰랐다는 게 고맙기도 하면서 묘한 기분이었을걸? 비밀 요원이 임무 완수하고 조용히 복귀한 느낌이야.
Mr. Tushman and Ms. Rubin and Summer and all the rest of the kids were just watching the movie.
터시먼 선생님과 루빈 선생님, 썸머,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저 영화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기랑 잭은 방금 숲속에서 7학년 형들이랑 액션 영화 한 편 찍고 왔는데, 여기 스크린 앞은 세상 평화로워. 마치 평행우주에 온 것 같지 않니? 선생님들은 팝콘 각이고, 아이들은 영화에 푹 빠져 있어. 어기의 심장은 아직도 쿵쾅거리는데 말이야. 이 평화로움이 오히려 어기한테는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거야.
They had no clue how something bad had almost happened to me and Jack.
그들은 나랑 잭에게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날 뻔했는지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게 바로 '군중 속의 고독'이지. 바로 옆 숲속에서 친구가 거의 납치당할 뻔했는데 아무도 몰라. 어기는 지금 안도감과 동시에 '와, 진짜 큰일 날 뻔했는데 세상은 너무 조용하네?' 하는 묘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어. 비밀 요원이 임무 마치고 민간인들 사이에 섞여 있을 때 이런 기분일까?
It’s so weird how that can be, how you could have a night that’s the worst in your life, but to everybody else it’s just an ordinary night.
참 기이한 일이다. 내게는 인생 최악의 밤인데, 다른 모든 사람에게는 그저 평범한 밤일 뿐이라니 말이다.
어기가 갑자기 철학자가 됐어. 상대성 이론을 몸소 체험 중이야. 나의 지옥이 남들에겐 그저 선선한 가을밤이라니. 이 문장은 어기가 겪은 트라우마가 그를 한뼘 더 성장시켰다는 걸 보여줘.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졌달까? 씁쓸하지만 어른스러운 통찰이지.
Like, on my calendar at home, I would mark this as being one of the most horrific days of my life. This and the day Daisy died.
가령 집에 있는 내 달력에 나는 오늘을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날 중 하나로 표시할 것이다. 오늘, 그리고 데이지가 죽던 날을 말이다.
어기한테 '최악의 날' 리스트가 있다면 오늘이 당당히 상위권에 랭크됐어. 사랑하는 반려견 데이지가 무지개다리 건넌 날과 동급이라니, 오늘 일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확 와닿지? 어기의 마음속 달력엔 빨간 동그라미가 아니라 검은색 엑스표가 쳐졌을 거야.
But for the rest of the world, this was just an ordinary day. Or maybe it was even a good day. Maybe somebody won the lottery today.
하지만 세상 나머지 사람들에게 오늘은 그저 평범한 하루였을 것이다. 어쩌면 좋은 날이었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오늘 복권에 당첨됐을지도 모르니까.
이 문장 진짜 명문장 아니니?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걸 너무나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어. '나는 죽을 뻔했는데 누군가는 로또 맞아서 춤추고 있겠지'라니. 어기의 멘탈이 회복탄력성이 엄청 좋다는 증거야. 이런 상황에서 로또 드립을 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