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gzag shrugged. “Sometimes.”
지그재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가끔은요.”
지그재그가 소장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깐족거리며 대답해. '늘 그런 건 아니고 가끔만 판다'는 식으로 제로가 대신 파주고 있다는 사실을 은근슬쩍 흘리고 있는 거야. 아주 영악한 녀석이지.
“Excuse me?” “Zero’s been digging part of Caveman’s hole every day,” said Squid.
“뭐라고?” “제로는 매일 케이브맨의 구멍을 일부분씩 대신 파주고 있었어요.” 스퀴드가 말했다.
소장님이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되묻자마자, 옆에서 지켜보던 스퀴드가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쐐기를 박아버려. 제로가 스탠리(케이브맨)의 구멍을 매일같이 야금야금 대신 파줬다는 특급 비밀을 소장님 귀에 때려 박은 거지. 이제 스탠리는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어.
The Warden looked from Squid to Stanley to Zero.
소장은 스퀴드에서 스탠리로, 다시 제로로 시선을 옮겼다.
스퀴드의 폭탄 발언이 떨어지자 소장님의 눈동자가 바쁘게 굴러가. 고자질한 놈(스퀴드), 피떡이 된 놈(스탠리), 그리고 묵묵히 서 있는 놈(제로)을 차례대로 스캔하는 거야. 이 침묵 속의 시선 강탈이 얼마나 무거운지, 다들 숨쉬기도 힘들었을걸?
“I’m teaching him to read and write,” said Stanley. “It’s sort of a trade.”
“저는 제로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스탠리가 말했다. “일종의 거래 같은 거예요.”
이제 숨길 수도 없게 된 스탠리가 정면 돌파를 선택해. 제로가 자기 구멍을 파주는 대신 자기는 글을 가르쳐주는 '정당한 거래' 중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거지. 이게 소장님한테 통할지는 미지수지만, 스탠리 나름대로는 윈윈 전략이었다고 생각하나 봐.
“The hole still gets dug, so what does it matter who digs it?”
“구멍은 여전히 파지고 있는데, 누가 파는지가 뭐가 중요하죠?”
스탠리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 어차피 소장님이 원하는 건 '파진 구멍'인데, 그 과정에서 누가 삽질을 했는지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논리적으로 따지고 있어. 소장님의 꼰대 마인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스탠리의 아주 용감한 외침이지!
“Excuse me?” said the Warden. “Isn’t it more important for him to learn to read?” Stanley asked.
“뭐라고?” 소장이 말했다. “제고가 글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스탠리가 물었다.
소장님이 스탠리의 누가 파든 구멍만 파면 장땡 아니냐는 대담한 논리에 어이가 털려서 되묻는 장면이야. 그런데 우리 스탠리, 거기서 쫄지 않고 한술 더 떠서 삽질보다 교육이 먼저 아니냐며 사회 정의를 구현하듯 정면 승부를 걸어버리네? 완전 상남자 다 됐어.
“Doesn’t that build character more than digging holes?”
“그게 구멍을 파는 것보다 인격 수양에 더 도움이 되지 않나요?”
캠프 그린 레이크의 모토가 나쁜 소년들이 매일 구멍을 파면 착한 소년이 된다(인격 수양)는 거잖아? 스탠리가 바로 그 점을 역이용해서 소장님에게 한 방 먹이는 거야. 삽질보다 독서가 인격 수양에 훨씬 낫다는 이 논리적인 반항, 정말 짜릿하지 않니?
“That’s his character,” said the Warden. “What about your character?”
“그건 그놈의 인격이고.” 소장이 말했다. “네 인격은 어떻게 된 거냐?”
역시 끝판왕 소장님, 논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 제로가 글 배우는 건 제로의 일이고, 네가 네 몫의 구멍을 안 파고 남을 시킨 건 네 인격이 썩어빠진 증거 아니냐며 화살을 스탠리에게 휙 돌려버려. 역공이 아주 매서워서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야.
Stanley raised and lowered one shoulder. The Warden turned to Zero.
스탠리는 한쪽 어깨를 들썩였다가 내렸다. 소장은 제로에게 고개를 돌렸다.
소장님의 매서운 역공에 스탠리는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어쩌라고 식으로 어깨만 으쓱해. 이제 소장님의 화살은 말 없는 우리 제로에게로 향해. 제로가 정말로 뭔가를 배우긴 했는지, 아니면 둘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인지 확인해 보겠다는 거지.
“Well, Zero, what have you learned so far?”
“자, 제로, 지금까지 무엇을 배웠느냐?”
소장님이 제로 앞에 딱 버티고 서서 테스트를 시작해. 스탠리가 글을 가르쳐줬다니까 진짜 실력이 늘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건데, 말투만 보면 아주 인자한 선생님 같지만 속내는 '어디 한번 해봐, 못 하기만 해봐라'라는 으름장이 깔려 있어.
Zero said nothing. “Have you just been digging Caveman’s hole for nothing?” the Warden asked him.
제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대가도 없이 케이브맨의 구멍을 대신 파주고 있었던 것이냐?” 소장이 그에게 물었다.
제로는 평소처럼 입을 꾹 닫고 있어. 그 침묵을 보고 소장님은 '너 설마 아무 보상도 없이 그 힘든 삽질을 해준 거냐?'라며 제로를 바보 취급하며 조롱해.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사막의 바람보다 더 날카롭게 들려.
“He likes to dig holes,” said Mr. Pendanski.
“제로는 구멍 파는 것을 좋아합니다.” 펜단스키 선생이 말했다.
이 와중에 펜단스키 선생이 옆에서 거들어. 제로를 인격체로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삽질하는 기계 정도로 생각하니까, '얘는 원래 이런 거 좋아해요'라며 아주 무책임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던지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