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people don’t seem to like their dads much.” She leaned into me, her shoulder against mine.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구나.” 엄마는 어깨를 내 어깨에 기댄 채 나에게 몸을 기댔다.
엄마가 아자의 아빠에 대한 기억을 간접적으로 건드리고 있어. '세상 아빠들 다 그래'라며 아자의 상실감을 달래주려는 걸까? 어깨를 맞댄 두 사람의 모습이 왠지 짠하면서도 따뜻해.
I knew we were both thinking about my dad, but we had never been good at talking about him.
우리 둘 다 나의 아빠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능숙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집의 금기어, '아빠'. 아빠가 세상을 떠난 뒤로 엄마와 아자는 아빠 이야기를 꺼내는 게 너무 힘들었나 봐. 서로 무슨 생각 하는지는 뻔히 알면서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그 답답한 공기를 말해주고 있어.
“I wonder if you would have clashed with your father.” I didn’t say anything.
“네가 아빠랑 부딪혔을지 궁금하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가 만약 아빠가 살아계셨다면 아자와 성격적으로 잘 맞았을지, 아니면 매일 피 터지게 싸웠을지 상상해보고 있어. 아자는 아빠에 대한 복잡한 감정 때문인지 그냥 입을 꾹 다물어버리네. 이런 어색한 정적, 뭔지 알지?
“He would’ve understood you, that’s for sure. He got your whys in a way I never could.
“그는 너를 이해했을 거야, 그건 확실해. 그는 내가 결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너의 ‘왜’들을 이해했단다.
엄마가 아빠를 엄청나게 인정해주고 있어. 아자의 그 복잡하고 예민한 속마음을 아빠라면 찰떡같이 알아들었을 거래. 엄마도 이해 못 하는 아자의 '왜?'를 아빠는 알고 있었다니, 아빠는 아자의 소울메이트였나 봐.
But he was such a worrier, and you might have found that exhausting. I know I did, sometimes.”
하지만 그는 엄청난 걱정꾼이었어, 그래서 너는 그게 진 빠진다고 느꼈을지도 몰라. 나도 가끔은 그랬거든.”
아빠의 치명적인 단점 투척! 바로 '걱정 대왕'이었다는 거. 아자도 강박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아빠까지 옆에서 걱정 배틀을 벌였다면 아마 집안 공기가 꽤나 눅눅했을 거야. 엄마도 아빠의 걱정 공세에 가끔 항복 선언을 하셨나 봐.
“You worry, too,” I said. “I suppose. Mostly about you.” “I don’t mind worriers,” I said.
“엄마도 걱정하잖아요.” 내가 말했다. “그렇지. 주로 네 걱정이지.” “난 걱정 많은 사람들 싫지 않아요.” 내가 말했다.
엄마의 아빠 뒷담화(?)에 아자가 '엄마도 만만치 않은 걱정 대왕이잖아요'라고 팩트 체크를 날렸어. 근데 엄마 대답이 뭉클해. '다 네 걱정이지'. 아자는 그런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싫지 않대. 걱정은 결국 사랑의 다른 이름이니까.
“Worrying is the correct worldview. Life is worrisome.” “You sound just like him.” She smiled a little.
“걱정하는 게 올바른 세계관이에요. 삶은 걱정스러운 거니까요.” “너 정말 그 사람하고 똑같이 말하는구나.” 엄마가 살짝 미소 지었다.
아자가 철학적으로 한마디 날리니까 엄마가 아빠를 떠올리며 웃어. 아빠랑 판박이라는 소리인데, 이게 칭찬인지 디스인지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훈훈해. 아빠의 '걱정 DNA'가 아자에게 완벽하게 이식된 순간이지.
“I still can’t believe he left us.” She said it like it was a decision,
“그가 우리를 떠났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아.” 엄마는 그게 마치 어떤 결정이었던 것처럼 말했다.
아빠의 죽음을 '떠났다(left)'고 표현하면서, 엄마는 그게 마치 아빠가 선택한 일인 양 멍하니 추억에 잠겨. 죽음이라는 게 참 어이없고 갑작스럽다는 걸 보여주는 표현이지.
like he’d been mowing the lawn that day and thought, I think I’ll fall down dead now.
마치 그날 잔디를 깎다가 ‘이제 그만 쓰러져 죽어야겠다’라고 생각한 것처럼 말이다.
아빠가 죽기로 마음먹고 쓰러진 것도 아닌데, 엄마는 그날의 평범함과 죽음의 괴리감이 너무 커서 이렇게 비유해. 잔디 깎다 말고 '나 죽어야지'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처럼 아빠의 부재도 실감이 안 나는 거지.
I cooked dinner that night, a macaroni scramble with canned vegetables, boxed macaroni, and some proper cheddar cheese,
그날 밤 나는 저녁을 요리했다. 통조림 야채와 상자에 든 마카로니, 그리고 제대로 된 체다 치즈를 넣은 마카로니 스크램블이었다.
아자의 요리 실력 대공개! 거창한 건 아니고 자취생 필살기 같은 마카로니 요리야. '제대로 된(proper)' 치즈를 넣었다는 데서 아자의 작은 자부심이 느껴지지 않아? 나름 고오급 요리라고 우기는 중이야.
and then we ate while watching a reality show about regular people trying to survive in the wild.
그러고 나서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야생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리얼리티 쇼를 보면서 밥을 먹었다.
모녀의 평범한 저녁 풍경이야. TV에선 야생 생존기를 보여주는데, 사실 강박과 싸우는 아자의 일상도 일종의 야생 생존기 아닐까? 밥 먹으면서 남 고생하는 거 보는 게 꿀잼인 건 전 세계 공통인가 봐.
My phone finally buzzed while Mom and I were doing the dishes—Daisy telling me she’d arrived at Applebee’s—
엄마와 내가 설거지를 하던 도중 마침내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데이지가 애플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빠에 대한 무거운 대화가 끝나고 집안일 하던 중에 데이지한테 연락이 온 거야. 답답한 집구석 탈출을 알리는 구원의 진동 소리라고나 할까? 친구랑 맛난 거 먹으러 갈 생각에 드디어 숨통이 좀 트이는 타이밍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