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you find the hand sanitizer in the medicine cabinet and squeeze some onto your fingertip, which burns like hell,
그래서 당신은 구급함에서 손 소독제를 찾아 손가락 끝에 조금 짜내고, 그것은 지옥처럼 화끈거린다.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극약 처방을 내리는 아자야. 손 소독제를 상처에 직접 붓다니! '지옥처럼 따갑다'는 묘사가 아자의 고통과 결벽증이 만난 비극적인 불꽃놀이를 잘 보여줘.
and then you wash your hands thoroughly, singing your ABCs while you do to make sure you’ve scrubbed for the full twenty seconds
그러고는 손을 아주 꼼꼼히 씻으며, 꼬박 20초 동안 문질러 씻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입으로 ABC 노래를 부른다.
결벽증의 정석 코스야. 그냥 씻는 게 아니라 ABC 노래를 부르며 20초를 채우는 아자의 모습이 눈물겹지. 우리도 코로나 때 많이 했던 그 루틴이랑 똑같아.
recommended by 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then you carefully dry your hands with a towel.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권고에 따라, 그러고는 당신은 수건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말린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까지 따르는 아자의 철저함! 수건으로 닦는 것도 '조심스럽게' 하는 게 포인트야. 다시 세균이 묻을까 봐 겁나는 마음이 느껴지지.
And then you dig your thumbnail all the way into the crack in the callus until it starts bleeding,
그러고는 피가 나기 시작할 때까지 굳은살의 갈라진 틈 사이로 엄지손톱을 끝까지 밀어 넣는다.
단순히 상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섰어. 이제 아자는 피를 봐야만 이 불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거지. 손가락을 거의 파내다시피 하는 아자의 처절한 강박 행동이 극에 달한 순간이야.
and you squeeze the blood out for as long as it comes, and then you blot the wound dry with a tissue.
그리고 피가 나오는 한 계속해서 밖으로 짜내고, 그러고 나서 화장지로 상처 부위를 톡톡 두드려 말린다.
마치 몸 안의 독소를 다 뽑아내겠다는 듯이 피를 짜내는 의식이야. 그러고는 아주 정성스럽게 닦아내지. 공포를 씻어내려는 아자만의 처절한 정화 의식 같은 거야.
You take a Band-Aid from inside your jeans pocket, where there is never a shortage of them, and you carefully reapply the bandage.
청바지 주머니에서 반창고 하나를 꺼낸다. 그곳에는 반창고가 부족할 일이 결코 없으며, 당신은 조심스럽게 다시 반창고를 붙인다.
아자의 주머니는 반창고 무한 리필 창고야.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항상 준비되어 있지. 공포에 대비하는 아자만의 생존 키트랄까?
You return to the couch to watch TV, and for a few or many minutes, you feel the shivering jolt of the tension easing,
소파로 돌아가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그리고 몇 분 혹은 수 분 동안, 당신은 압박감이 해소되는 떨리는 전율을 느낀다.
의식을 마친 뒤에 찾아오는 짧은 평화야. 불안의 폭풍이 지나가고 잠시 숨을 돌리는 순간이지. 하지만 이 평화가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게 아자의 비극이야.
the relief of giving in to the lesser angels of your nature.
자신의 본성에 깃든 저급한 천사들에게 굴복한 뒤에 찾아오는 안도감이다.
이게 진짜 소름 돋는 표현이지. 강박이라는 나쁜 충동(저급한 천사)에 결국 져버렸을 때, 역설적으로 평화가 찾아온다는 거야. 옳은 일을 해서가 아니라, 틀린 일을 '해버려서' 느끼는 서글픈 안도감이지.
And then two or five or six hundred minutes pass before you start to wonder, Wait, did I get all the pus out?
그러고는 2분, 혹은 5분, 아니면 600분이 흐르고 나면 당신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잠깐, 고름을 다 짜냈던가?
평화는 진짜 찰나야. 뇌가 다시 시동을 거는 거지. 600분(10시간)이나 지났는데도 갑자기 '고름' 생각이 소환되는 아자의 광기 어린 강박을 보여줘. 아까 했던 모든 소독은 이제 머릿속에서 리셋된 거야.
Was there pus even or was that only sweat? If it was pus, you might need to drain the wound again.
애초에 고름이 있기는 했을까, 아니면 그저 땀이었을까? 만약 고름이었다면 상처 부위를 다시 짜내야 할지도 모른다.
땀인지 고름인지 구분 안 가는 그 찝찝함! 아자의 뇌는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인 고름으로 결론을 내리고 상처를 다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어. 확신이 없어서 생기는 지옥 같은 상황이지.
The spiral tightens, like that, forever.
나선은 그렇게 영원히 조여든다.
이 책의 메인 테마인 '나선(spiral)'이 드디어 정체를 드러냈어. 한 번 빠지면 출구 없이 계속 안으로 조여드는 아자의 생각 감옥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SIX
6
지옥 같던 강박의 밤이 가고 드디어 새로운 장이 열렸어. 이제 아자의 현실 학교생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