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ting on the steps outside school, bundled up against the cold, a gloved hand waving at me, I felt like—well, like I deserved it, really.
학교 밖 계단에 앉아 추위를 막으려 몸을 웅크린 채 장갑 낀 손을 흔드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나는 뭐랄까—정말이지, 내가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추운 날씨에 계단에 앉아 해맑게 손을 흔드는 데이지를 보니까, 에이자는 자기가 데이지에게 '짐'이라는 소설 속 표현이 가혹한 게 아니라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돼. 화낼 자격조차 없다고 느끼는 거지.
Like Ayala was the thing Daisy had to do to live with me. She stood up as I approached.
마치 아얄라는 데이지가 나와 함께 지내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일인 것만 같았다. 내가 다가가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이자는 친구가 자기를 모델로 끔찍한 캐릭터를 쓴 게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자기라는 존재를 견뎌내기 위한 스트레스 해소용 배출구였다고 생각하게 돼. 관계의 무게를 비극적으로 느끼는 장면이지.
“You okay, Holmesy?” Daisy asked. I nodded. I couldn’t really say anything.
“괜찮아, 홈즈?” 데이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평소처럼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묻는 데이지의 모습이 에이자에게는 너무나 이질적이야. 속마음(소설)을 알아버린 상태에서 그 다정함을 마주하니 목이 턱 막혀버리는 상황이지.
My throat felt tight, like I might start to cry. “What’s wrong?” she asked. “Just tired,” I said.
목이 꽉 죄어오는 기분이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무슨 일 있어?” 그녀가 물었다.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내가 대답했다.
데이지의 다정한 물음이 오히려 에이자의 가슴을 후벼 파는 장면이야. 속마음을 숨긴 채 '피곤하다'는 뻔한 거짓말로 방어막을 치는 에이자의 처절한 상태가 느껴지지.
“Holmesy, don’t take this the wrong way, but you look like you just got off work from your job playing a ghoul at a haunted house,
“홈즈, 오해하진 말고 들어. 하지만 너 방금 귀신의 집에서 구울 역할을 하다가 퇴근한 사람 같아.”
데이지 특유의 매운맛 농담이 시작됐어. 밤새 팬픽 읽느라 초췌해진 에이자의 몰골을 보고 귀신의 집 알바생 같다고 돌직구를 날리는 중이야.
and now you’re in a parking lot trying to score some meth.” “I’ll be sure not to take that the wrong way.”
“그러고는 주차장에서 필로폰이라도 구하러 다니는 사람처럼 보여.” “그래, 절대 오해하지 않도록 할게.”
데이지의 드립이 선을 세게 넘었어. 마약범 비주얼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에이자는 영혼 없는 대답으로 받아쳐. 데이지는 웃기려고 한 말이겠지만, 에이자는 지금 그럴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거든.
She put her arm around me. “I mean, you’re still gorgeous, of course.
그녀는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내 말은, 당연히 넌 여전히 눈부시게 예쁘다는 거야.
농담이 너무 심했나 싶었는지 데이지가 얼른 병 주고 약 주는 기술을 시전해. '그래도 예쁘다'며 에이자를 달래보려 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에이자에게는 그 손길이 왠지 모르게 불편하기만 해.
You can’t ungorgeous yourself, Holmesy, no matter how hard you try. I’m just saying you need some sleep. Do some self-care, you know?”
“아무리 애를 써도 넌 스스로를 못나게 만들 수는 없어, 홈즈. 그냥 잠을 좀 자야겠다는 말이야. 자기 관리 좀 해, 알았지?”
데이지가 앞서 던진 매운맛 드립(마약범 비주얼)을 수습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 중이야. '넌 태생이 예뻐서 망가지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식의 고단수 칭찬으로 에이자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거지.
I nodded and shrugged off her embrace. “We haven’t hung out in forever just the two of us,” she said. “Maybe I can come over later?”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포옹을 슬며시 뿌리쳤다. “우리 둘이서만 논 지 진짜 오래됐잖아.” 그녀가 말했다. “나중에 너희 집에 가도 돼?”
에이자는 데이지의 다정함이 왠지 모르게 가식처럼 느껴져서 몸을 움츠려. 하지만 데이지는 눈치채지 못한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예전처럼 우리 집에서 단둘이 놀자고 제안하고 있어.
I wanted to tell her no, but I was thinking about how Ayala always said no to everything,
나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소설 속 아얄라가 항상 모든 것에 안 된다고만 했던 것이 떠올랐다.
에이자의 내면 갈등이 폭발하는 지점이야. 혼자 있고 싶지만, 소설 속 '아얄라'가 매번 거절만 하는 민폐 캐릭터로 묘사된 걸 보니까 자기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되는 거지.
and I didn’t want to be like my fictional self. “Sure.”
나는 내 허구의 자아처럼 굴고 싶지 않았다. “그래.”
데이지가 만든 허구의 '아얄라'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는 에이자의 눈물겨운 노력이야. 소설 속 캐릭터와 반대로 행동함으로써 자기가 '쓸모없는 사람'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지.
“Mychal and I are having a homework night, but I should have about a hundred and forty-two minutes after school
“마이클과 나는 숙제를 같이 하는 밤을 보낼 예정이지만, 방과 후에 약 142분 정도는 시간이 날 거야.”
데이지가 마이클이랑 꽁냥거리는 '공부 데이트' 계획을 은근슬쩍 자랑하면서도, 에이자랑 놀 시간은 초 단위(?)로 칼같이 계산해서 내어주는 상황이야. 142분이라니, 참으로 구체적인 우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