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I said. “Hey. I, uh, need a few minutes here.
"안녕." 내가 말했다. "어, 있잖아. 여기서 시간이 몇 분 좀 필요해."
에이자가 도착했는데 데이비스는 반갑게 맞이해주기는커녕 '잠깐만'을 시전해. 역시 부잣집 도련님은 바쁜 법인가? 아니면 에이자를 보고 너무 심쿵해서 마음 추스를 시간이 필요한 걸까? 분위기가 묘하네.
Sorry, uh, something came up with Noah. Lyle, why don’t you show Aza around?
미안해, 있잖아, 노아한테 무슨 일이 좀 생겨서. 라일, 에이자 구경 좀 시켜 주지 않을래?
동생 노아 핑계를 대며 자리를 비우려는 데이비스! 역시 형 노릇 하기는 쉽지 않지. 라일 아저씨를 가이드로 붙여주는데, 무뚝뚝한 라일과 에이자만 남겨두다니 데이비스도 참 센스 꽝이야!
Show her the lab, maybe? I’ll meet you there in a bit, okay?”
실험실 같은 데라도 보여 주면 어때? 금방 거기로 갈게, 알았지?"
'실험실' 구경이라니, 데이트 코스로는 좀 하드코어한 거 아니야? 하지만 이 집 규모를 생각하면 실험실도 왠지 NASA급일 것 같아서 기대되긴 해. 금방 온다는 데이비스의 말, 믿어도 되는 거겠지?
I nodded and then got back into the golf cart. Lyle took out his cell phone.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골프 카트에 올라탔다. 라일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결국 다시 카트 신세가 된 에이자. 라일 아저씨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해. VIP 손님 에이자를 위해 스페셜 가이드를 섭외하려는 걸까? 라일 아저씨의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니 왠지 중요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Malik, you got a few minutes to give Davis’s friend a tour?... We’ll be there shortly.”
"말리크, 데이비스의 친구에게 투어를 시켜줄 시간이 좀 있나? ... 곧 그곳에 도착할 걸세."
라일 아저씨가 멀티태스킹의 달인인가 봐? 운전하면서 동시에 전화를 걸어 말리크를 섭외하고 있어. 에이자를 '데이비스의 친구'라고 소개하며 투어를 예약하는 걸 보니, 라일도 은근히 에이자를 챙겨주는 츤데레 매력이 있네.
Lyle drove me past the golf course, asking me about my school and my grades and what my parents did for a living.
라일은 골프 코스를 지나며 나를 태워다 주었다. 그는 나의 학교와 성적, 그리고 부모님이 생계를 위해 무슨 일을 하시는지 물었다.
골프 카트 타고 가면서 라일 아저씨가 호구조사를 시작했어. 학교는 어디 다니는지, 성적은 잘 나오는지, 부모님 직업은 뭔지... 이거 완전 명절 때 만난 큰아빠 포스 아니야? 에이자의 평범한 배경과 데이비스의 화려한 배경이 대비되는 순간이기도 해.
I told him my mom was a teacher. “Dad’s not in the picture?”
나는 어머니가 선생님이라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안 계시니?"
에이자가 엄마 직업을 말하자마자 라일이 예리하게 파고들어. '아빠는 그림에 없니?'라고 묻는데, 이건 진짜 사진에 없냐는 게 아니라 가족 관계에서 빠져 있냐는 뜻이지. 라일 아저씨, 눈치 백 단에 질문 던지는 솜씨가 거의 수사관 급이야.
“He’s dead.” “Oh. I’m sorry.”
"돌아가셨어요." "아. 미안하구나."
에이자의 대답이 너무 담백해서 더 슬퍼. '돌아가셨어요'라고 단 한마디로 끝내버리지. 라일도 당황했는지 바로 사과하며 공감을 표해. 화려한 저택과 골프 카트 속에서 나누는 대화 치고는 너무 묵직한 진실이 오갔네.
We followed a packed-dirt path through a stand of trees to a rectangular glass building with a flat roof.
우리는 나무 군락을 지나 잘 다져진 흙길을 따라 평평한 지붕이 얹힌 직사각형 유리 건물로 향했다.
부잣집 마당 클래스 보소. 숲을 지나서 도착한 곳이 '직사각형 유리 건물'이라니. 왠지 아이언맨 연구소 같은 냄새가 나지 않아? 흙길마저도 왠지 고급스럽게 다져져 있을 것 같아.
A sign outside read LABORATORY. Lyle walked me to the door and opened it, but then said good-bye.
건물 밖 표지판에는 '실험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라일은 나를 문 앞까지 데려다주고 문을 열어준 뒤, 작별 인사를 건넸다.
표지판에 대놓고 'LABORATORY'라고 써있다니, 왠지 비밀 실험이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야. 라일 아저씨는 쿨하게 문만 열어주고 숑 사라지네. 이제부터는 에이자 혼자만의 모험 시작!
The door closed behind me, and I saw Malik the Zoologist leaning over a microscope.
내 뒤로 문이 닫혔고, 나는 현미경 위로 몸을 숙이고 있는 동물학자 말리크를 보았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말리크! 동물학자라니 왠지 포스가 남다를 것 같아. 현미경에 초집중하고 있는 걸 보니 에이자가 온 줄도 모르는 모양이야.
He seemed not to have heard me walk in.
그는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에이자가 들어왔는데도 미동도 없는 말리크. 역시 전문가는 집중력이 장난 아니네. 아니면 현미경 속의 세상이 너무 다이내믹해서 현실 세계 소음은 컷오프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