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I give you a ride?” “I can walk,” I said.
"태워다 줄까?" "걸어갈 수 있어요." 내가 말했다.
무뚝뚝한 라일이 나름 친절을 베풀며 카트에 태워주겠다고 제안했어. 그런데 우리 에이자는 수줍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걷는 게 편해서인지 단칼에 거절해버리네? 라일의 민망함은 누구의 몫인가!
“Take the ride,” he responded flatly, gesturing to the space on the cart’s bench beside him.
"그냥 타." 그가 무미건조하게 대답하며 카트 옆자리를 가리켰다.
에이자의 거절 따위 가볍게 씹어버리는 라일의 '강제 친절'이야! '그냥 타'라고 툭 내뱉는 저 포스 좀 봐. 라일은 아마 에이자가 이 넓은 마당을 걷다가는 해가 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 봐.
I sat down, and he set off very slowly toward the pool.
나는 자리에 앉았고, 그는 아주 천천히 수영장을 향해 출발했다.
결국 고집을 꺾고 카트에 올라탄 에이자! 그런데 라일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주 천천히' 카트를 몰아. 어쩌면 에이자가 이 저택의 풍경을 감상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그냥 카트가 똥차인 걸까?
“How’s Davis doing?” he asked me.
"데이비스는 좀 어떠니?" 그가 내게 물었다.
천천히 카트를 몰던 라일이 뜬금없이 데이비스의 안부를 물어봐. 사실 이 질문은 에이자가 데이비스와 얼마나 친한지, 그리고 데이비스의 진짜 상태가 어떤지 슬쩍 떠보는 라일만의 방식일지도 몰라.
“Good, I think.” “Fragile—that’s what he is. They both are.”
"잘 지내는 것 같아요." "부서지기 쉬운 상태지. 그게 지금의 걔야. 둘 다 그렇고."
데이비스의 상태를 묻는 라일에게 에이자가 대답하자, 라일이 묵직한 한마디를 던졌어. '부서지기 쉽다(Fragile)'는 말로 데이비스 형제의 위태로운 심리 상태를 표현한 거지.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속은 유리처럼 깨지기 직전이라는 거야. 라일 아저씨, 은근히 예리하네?
“Yeah,” I said. “You gotta remember that. You ever lost somebody?”
"네." 내가 말했다. "그걸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를 잃어본 적이 있니?"
라일이 에이자에게 아주 뼈 있는 질문을 던졌어. 단순히 데이비스와 놀러 온 게 아니라, 그의 아픔을 이해할 준비가 되었는지 묻는 거지. '상실의 경험'이 있는지 묻는 라일의 목소리가 카트 엔진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
“I have,” I said. “Then you know,” he said as we approached the pool.
"있어요." 내가 말했다. "그럼 알겠구나." 수영장에 다다랐을 때 그가 말했다.
에이자의 짧은 대답 "I have"는 그녀 역시 아버지를 잃은 아픔이 있다는 걸 말해줘. 라일은 그 한마디에 모든 이해를 끝내고 "그럼 알겠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지. 상실을 아는 사람끼리만 통하는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는 순간이야.
Davis and Noah were sitting next to each other on the same pool lounger, both hunched forward, staring at the patio beneath them.
데이비스와 노아는 같은 수영장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둘 다 몸을 앞으로 숙인 채 발밑의 테라스 바닥만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라일의 말처럼 형제는 정말 'fragile'해 보여. 넓은 수영장에서 굳이 의자 하나에 옹기종기 붙어 앉아 바닥만 보고 있는 모습이 마치 폭풍우를 피하는 어린 새들 같아서 마음이 짠해지네.
I was thinking about Lyle saying then you know. I didn’t, not really. Every loss is unprecedented.
라일이 '그럼 알겠구나'라고 말한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정말로는. 모든 상실은 전례가 없는 법이다.
라일 아저씨는 '너도 아빠 돌아가셨으니 데이비스 마음 알지?'라고 짐작하지만, 우리 에이자는 생각이 좀 깊어. '나도 겪어봐서 알아'라는 말이 때로는 얼마나 큰 오산인지 꿰뚫어 보고 있는 거지. 상실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아주 심오한 성찰이야.
You can’t ever know someone else’s hurt, not really—
타인의 고통을 결코 알 수 없다, 정말로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역지사지'라고 말하지만, 사실 에이자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남의 아픔은 그 사람만의 것이고, 겉으로 아무리 공감해도 그 속까지 100% 들어갈 순 없다는 고독한 진실이지.
just like touching someone else’s body isn’t the same as having someone else’s body.
누군가의 몸을 만지는 것이 그 사람의 몸 자체가 되는 것과는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이 비유 진짜 소름 돋지 않아? 남의 몸을 만질 순 있어도 그 사람 몸 안에서 느끼는 감각까진 가질 수 없다는 거잖아. 고통에 대한 공감도 결국 껍데기만 만지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는 에이자만의 날카로운 통찰이야.
When Davis heard the golf cart pull up, he turned his head to me, nodded, and stood up.
골프 카트가 멈춰 서는 소리를 듣자, 데이비스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에이자가 철학적인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데이비스가 카트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려. 에이자를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는 걸 보니, 데이비스도 내심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나 봐. 이제 현실 세계의 만남이 시작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