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or still didn’t move. The rest of their Year had already gone inside.
코너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은 이미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다들 들어가고 넷만 남았군.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야.
He could feel the quiet opening up around them, even Anton and Sully falling silent.
그는 주변에 퍼지는 정적을 느꼈다. 안톤과 설리조차 침묵에 빠졌다.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어. 설리랑 안톤도 이제서야 분위기 파악했나 봐.
They would have to go soon. They needed to go now. But nobody moved.
곧 가야만 했다. 당장 자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가야 하는데 몸이 안 움직여. 누가 먼저 발을 뗄지 지켜보는 중이야.
Harry raised a fist and pulled it back as if to swing it at Conor’s face.
해리가 주먹을 들어 올리더니 코너의 얼굴을 향해 휘두를 듯 뒤로 뺐다.
주먹 나간다? 저러다 헛스윙하면 본인만 민망한 건데 말이야. 긴장감 넘치는 척하지만 사실은 전형적인 허세 아닐까 싶어.
Conor still didn’t flinch. He didn’t even move. He just stared into Harry’s eyes, waiting for the punch to fall.
코너는 여전히 움찔하지 않았다. 미동조차 없었다. 그는 그저 해리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주먹이 날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눈도 안 깜빡이네. 맞고 싶은 건지 아니면 겁이 없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지? 코너의 멘탈은 이미 탈인간급인 것 같애.
But it didn’t. Harry lowered his fist, dropping it slowly down by his side, still staring at Conor.
하지만 주먹은 날아오지 않았다. 해리는 코너를 계속 응시하며 주먹을 천천히 옆으로 내렸다.
싱겁게 끝났네. 해리도 코너의 반응이 예상 밖이라 당황한 모양이지. 기 싸움에서 밀린 건가 싶기도 해.
“Yes,” he finally said, quietly, as if he’d worked something out. “That’s what I thought.”
“역시.” 마침내 그가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나직하게 말했다. “내 생각이 맞았어.”
뭘 깨달았다는 걸까? 혼자 도사님처럼 중얼거리는 게 좀 재수 없지? 자기가 코너를 다 안다는 듯이 구는 게 포인트야.
And then, once more, came the voice of doom. “You boys!” Miss Kwan called, coming across the yard towards them like terror on two legs.
그때 다시 한번 파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들.” 콴 선생님이 두 발 달린 공포 그 자체처럼 운동장을 가로질러 그들에게 다가오며 외쳤다.
드디어 선생님 등판이네. '두 발 달린 공포'라니 표현 참 찰지지? 학교 다닐 때 저런 포스의 선생님 꼭 한 분씩 있었잖아.
“Break was over three minutes ago! What do you think you’re still doing out here?”
“쉬는 시간이 끝난 지 3분이나 지났다. 아직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3분이면 컵라면 익는 시간인데 꽤 많이 늦었지? 선생님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애.
“Sorry, Miss,” Harry said, his voice suddenly light. “We were discussing Mrs Marl’s Life Writing homework with Conor and lost track of time.”
“죄송합니다, 선생님.” 해리가 갑자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코너와 마알 선생님의 인생 글쓰기 숙제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태세 전환 보소. 목소리까지 싹 바꾸는 게 거의 연기대상급이지? 이쯤 되면 해리의 사회생활 능력이 무섭기까지 해.
He slapped a hand on Conor’s shoulder as if they were lifelong friends. “No one knows about stories like Conor here.”
그는 마치 평생지기 친구라도 되는 양 코너의 어깨를 툭 쳤다. “여기에 있는 코너만큼 이야기에 대해 잘 아는 애도 없거든요.”
어깨동무까지 하는 뻔뻔함이라니. 코너는 얼마나 황당할까? 절친 코스프레 하는 해리의 손길이 아주 소름 돋지.
He nodded seriously at Miss Kwan. “And talking about it helps get him out of himself.”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콴 선생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나누는 게 코너가 자기 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위로해 주는 척하는 멘트까지 완벽해. 선생님이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화법이지? 아주 지능적인 녀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