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onor asked.) (Me, the monster said. But also only part of me.)
“당신이었나요?” 코너가 물었다. “나였지.” 괴물이 대답했다. “하지만 나의 일부일 뿐이었어.”
괴물이 자꾸 자기 지분을 챙기고 있어. 이야기 속에 슬쩍 등장해서 자기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나 봐.
(I can take any form of any size, but the yew tree is a shape most comfortable.)
“나는 어떤 크기로든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수 있지만, 주목나무가 가장 편안한 형태란다.”
괴물에게도 제일 편한 핏이 따로 있나 봐.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데 괴물의 완성은 주목나무인 모양이지 ㅋ.
The prince and the farmer’s daughter held each other close in the growing dawn.
동이 터오는 새벽녘에 왕자와 농부의 딸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도망치는 와중에도 로맨틱한 분위기는 못 참지. 새벽 공기가 차가워도 둘은 따뜻하겠어.
They had vowed to be chaste until they were able to marry in the next kingdom,
그들은 이웃 나라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까지 정조를 지키기로 맹세했었단다.
순수한 사랑을 약속했군. 원래 금지된 장난이 더 재밌는 법인데 맹세까지 하다니 기특해.
but their passions got the better of them, and it was not long before they were asleep and naked in each other’s arms.
하지만 끓어오르는 정열을 이기지 못했고, 오래지 않아 서로의 품 안에서 나신으로 잠이 들고 말았지.
맹세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선을 넘었어. 인간의 본능 앞에 맹세는 한낱 종잇조각일 뿐인가 봐 ㅋ.
They slept through the day in the shadows of my branches and night fell once again.
그들은 내 나뭇가지 그늘 아래서 낮 동안 잠을 잤고, 다시 한번 밤이 찾아왔다.
하루 종일 꿀잠 잤나 봐. 나무 괴물이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세상 편하게 자는 배짱 좀 봐.
The prince woke. “Arise, my beloved,” he whispered to the farmer’s daughter, “for we ride to the day where we will be man and wife.”
왕자가 깨어났다. “일어나시오, 내 사랑.” 그가 농부의 딸에게 속삭였다. “우리가 부부가 될 날을 향해 가야 하오.”
왕자의 모닝콜이 아주 달달하지? 부부가 될 생각에 들떠 있는 모습이 왠지 불길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인가 싶어.
But his beloved did not wake. He shook her, and it was only as she slumped back in the moonlight that he noticed the blood staining the ground.
하지만 연인은 깨어나지 않았다. 왕자가 그녀를 흔들어 깨워보았지만, 달빛 아래 축 늘어진 몸 아래로 바닥을 적신 피가 보였을 뿐이다.
달콤한 로맨스인 줄 알았더니 갑자기 장르가 스릴러로 바뀌었어. 분위기 파악 못 하고 꿀잠 자던 왕자에게 닥친 가혹한 아침이네.
(“Blood?” Conor said, but the monster kept talking.)
("피라고요?" 코너가 물었으나 괴물은 하던 말을 계속했다.)
코너도 갑자기 튀어나온 피 이야기에 당황한 모양이야. 괴물은 청중의 피드백 따위는 신경 안 쓰는 쿨한 스토리텔러군.
The prince also had blood covering his own hands, and he saw a bloodied knife on the grass beside them, resting against the roots of the tree.
왕자의 두 손 역시 피로 범벅되어 있었다. 연인의 곁, 나무뿌리에 기대어 놓인 피 묻은 칼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 정도면 거의 범인으로 몰리기 딱 좋은 비주얼이지. 증거물이 너무 대놓고 옆에 있어서 빼도 박도 못 하겠어.
Someone had murdered his beloved and done so in a way that made it look like the prince had committed the crime.
누군가 그의 연인을 살해하고는 마치 왕자가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꾸며놓은 것이다.
전형적인 프레임 씌우기 수법이야. 범인은 아마도 팝콘 먹으면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
“The queen!” cried the prince. “The queen is responsible for this treachery!”
"여왕이다." 왕자가 울부짖었다. "이 배신은 모두 여왕의 짓이다."
범인 지목 속도가 광속이네. 증거는 없지만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게 권력 다툼의 기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