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pent the next two hours writing an email to Peter Van Houten.
나는 그 후 두 시간 동안 피터 반 호텐에게 보낼 이메일을 썼다.
2시간 동안 메일 한 통을 쓰는 정성이 정말 대단하네요. 덕질의 완성은 역시 정성 어린 팬레터 아니겠습니까?
It seemed to get worse each time I rewrote it, but I couldn’t stop myself.
고쳐 쓰면 쓸수록 문장이 엉망이 되는 것 같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쓸수록 이상해지는 건 모든 글쓰기의 고질병이죠?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삭제와 수정을 무한 반복 중입니다.
Dear Mr. Peter Van Houten (c/o Lidewij Vliegenthart), My name is Hazel Grace Lancaster.
피터 반 호텐 선생님께 (리데베이 블리겐하르트 양 전달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헤이즐 그레이스 랜커스터입니다.
비장한 각오로 자기소개부터 시작하는 헤이즐입니다. 이 메일이 작가님 손에 들어갈 때의 떨림이 화면 밖으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네요.
My friend Augustus Waters, who read An Imperial Affliction at my recommendation,
제 추천으로 '안나의 고통'을 읽은 제 친구 어거스터스 워터스가,
어거스터스와의 연결 고리를 설명하며 서두를 엽니다. 친구 덕분에 용기를 냈다는 사실을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죠?
just received an email from you at this address.
방금 이 주소로 선생님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방금 당신의 메일을 확인했다며 대화의 물꼬를 트고 있습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작가님의 반응만 기다리면 되겠는데요?
I hope you will not mind that Augustus shared that email with me.
어거스터스가 그 이메일을 내게 공유한 것에 대해 당신이 개의치 않았으면 한다.
이메일 훔쳐본 거 아니라고 미리 밑밥을 까는 중이죠. 어거스터스가 주소를 줬으니 예의상 던지는 멘트입니다.
Mr. Van Houten, I understand from your email to Augustus that you are not planning to publish any more books.
반 하우텐 씨, 어거스터스에게 보낸 당신의 이메일을 통해 당신이 더 이상 책을 출판할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은둔 작가님이 절필 선언을 하셨다니 독자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입니다. 헤이젤도 그 사실을 차분히 확인하며 서두를 떼네요.
In a way, I am disappointed, but I’m also relieved: I never have to worry
어떤 면에서는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된다.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이 복합적인 감정... 뭔지 알 것 같죠? 명작이 망작 후속편으로 오염되는 건 누구나 싫어합니다. (나도 최애 영화 속편 소식 들리면 일단 의문의 1패 적립하고 시작해 ㅋ)
whether your next book will live up to the magnificent perfection of the original.
당신의 다음 작품이 원작의 웅장한 완벽함에 미치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원작이 너무 완벽하면 다음 작품은 부담일 수밖에 없죠. 작가님 멘탈까지 걱정해 주는 팬심이 갸륵합니다.
As a three-year survivor of Stage IV cancer, I can tell you that you got everything right in An Imperial Affliction,
암 4기 상태로 3년을 버텨온 생존자로서, 당신이 '장엄한 고뇌'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짚어냈다고 말하고 싶다.
본인이 직접 겪고 있는 고통을 작가가 완벽하게 묘사했다니 전율이 돋네요. 이 정도면 작가가 헤이젤 인생 몰래카메라 찍은 거 아닙니까?
or at least you got me right.
적어도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했다.
나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이 한마디가 참 묵직합니다. 세상에서 나를 이해해 주는 단 한 권의 책을 만난 기분이겠죠?
Your book has a way of telling me what I’m feeling before I even feel it, and I’ve reread it dozens of times.
당신의 책은 내가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알려주곤 했다. 그래서 수십 번도 넘게 읽었다.
내가 느끼기도 전에 내 감정을 알려준다니 인생 책 맞네요. 수십 번 읽었다는 건 거의 성경처럼 모시고 산다는 뜻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