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a ball palmed by a disembodied hand; there, two torsoless legs caught midjump.
여기엔 잘린 손이 쥐고 있는 공이, 저기엔 점프하는 도중 잘려 나간 몸통 없는 다리 두 개가 굴러다녔다.
몸통 없는 다리와 손만 남은 공이라니 묘사가 참 적나라하네요. 트로피의 비극적인 최후가 아이작의 심경을 대변해 줍니다.
Isaac kept attacking the trophies, jumping on them with both feet, screaming, breathless, sweaty,
아이작은 계속해서 트로피들을 공격했다. 두 발로 트로피를 짓밟고, 소리를 지르고, 헐떡이며 땀을 흘렸다.
아이작이 분노 조절 국가대표급 기량을 보여줍니다. 슬픔을 트로피 파괴로 승화시키는데 거의 중력 5배 체험이라도 하듯 온몸을 던지고 있네요.
until finally he collapsed on top of the jagged trophic remnants.
그러다 마침내 날카로운 트로피 잔해들 위로 쓰러졌다.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간 뒤의 고요함이 찾아옵니다. 부서진 트로피들 위로 쓰러진 아이작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애잔해 보이시죠?
Augustus stepped toward him and looked down. “Feel better?” he asked.
어거스터스가 그에게 다가가 내려다보았다. “기분 좀 나아졌어?” 그가 물었다.
부서진 건 트로피인데 정작 아이작의 멘탈이 더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어거스터스는 친구의 마음을 조심스레 노크해 보네요.
“No,” Isaac mumbled, his chest heaving. “That’s the thing about pain,” Augustus said, and then glanced back at me. “It demands to be felt.”
“아니.” 아이작이 가슴을 들먹이며 중얼거렸다. “고통이란 게 원래 그래.” 어거스터스가 말하더니 나를 돌아보았다. “고통은 느껴지길 갈구하거든.”
고통은 무시하고 싶어도 자꾸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 들죠. 어거스터스의 철학적인 멘트가 가슴을 툭 칩니다. (지금 아이작은 영혼가출 상태라 아무 말도 안 들릴 거야 ㅋ)
CHAPTER FIVE
제5장
새로운 챕터가 시작됩니다. 아이작의 폭풍 같은 밤이 지나고 다시 주인공의 일상으로 돌아올 시간인가 봅니다.
I did not speak to Augustus again for about a week. I had called him on the Night of the Broken Trophies, so per tradition it was his turn to call.
그 후 일주일 정도 어거스터스와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트로피 파괴의 밤에 내가 먼저 전화를 했으니, 관례상 이번에는 그가 전화를 할 차례였다.
연락을 기다리는 일주일은 거의 영겁의 시간이죠. 먼저 전화한 사람이 다음 전화를 기다리는 유치하고도 달콤한 심리전이 시작되나 봅니다.
But he didn’t. Now, it wasn’t as if I held my phone in my sweaty hand all day, staring at it while wearing my Special Yellow Dress,
하지만 그는 전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온종일 땀 밴 손으로 전화를 움켜쥐고 특별한 노란 드레스까지 입은 채 전화기만 노려보고 있었던 건 아니다.
기다리지 않는 척하지만 이미 마음은 전화기 옆에 가 있습니다. 노란 드레스까지 챙겨 입고 베개와의 몰아일체를 시전하며 폰만 보고 있는 게 다 보이네요 ㅋ.
patiently waiting for my gentleman caller to live up to his sobriquet.
내 신사적인 구애자가 자신의 별명값에 걸맞은 행동을 하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리면서 말이다.
구애자라는 단어를 쓰는 것부터가 이미 푹 빠졌다는 증거 아닐까요? 본인은 덤덤한 척하지만 기다림의 농도가 꽤 진해 보입니다.
I went about my life: I met Kaitlyn and her (cute but frankly not Augustinian) boyfriend for coffee one afternoon;
나는 내 할 일을 하며 지냈다. 어느 날 오후에는 케이틀린과 그녀의 남자친구(귀엽긴 하지만 솔직히 어거스터스 같은 매력은 없는)를 만나 커피를 마셨다.
어거스터스랑 비교당하는 케이틀린 남친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친구의 연애가 내 연애보다 노잼으로 보이는 건 흔한 증상이거든요. (가만히 있던 남친은 의문의 1패 적립 완료네 ㅋ)
I ingested my recommended daily allowance of Phalanxifor; I attended classes three mornings that week at MCC;
권장 일일 복용량에 맞춰 팔랑크시포르를 복용했고, 그 주에는 사흘 오전 동안 지역 전문 대학 수업에 참석했다.
약을 먹고 수업을 듣는 지극히 평범한 루틴을 소화합니다. 병과 공존하는 삶에 이미 익숙해진 주인공의 덤덤함이 느껴지시나요?
and every night, I sat down to dinner with my mom and dad.
그리고 매일 저녁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저녁 식탁에 앉았다.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가 주인공에겐 소중한 안식처입니다. 부모님의 과보호가 가끔 숨 막혀도 결국 돌아올 곳은 집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