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in the last month. The most recent thing was a response paper to Toni Morrison’s The Bluest Eye.
지난 한 달 동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장 최근 파일은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에 대한 감상문이었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못 쓸 정도로 아팠던 거야. 기대했던 결과가 아니라서 헤이즐의 낙담이 크겠는데.
Maybe he’d written something by hand. I walked over to his bookshelves, looking for a journal or a notebook.
어쩌면 손으로 썼을지도 모른다. 나는 일기장이나 수첩을 찾아 책장 쪽으로 걸어갔다.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거스니까 손글씨를 기대해 보는 거지. 헤이즐의 절박한 심정이 눈에 선해.
Nothing. I flipped through his copy of An Imperial Affliction. He hadn’t left a single mark in it.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의 ‘거창한 고통’ 책을 훑어보았다. 그는 책에 단 한 자의 메모도 남기지 않았다.
그 좋아하던 책에 낙서 하나 없다니. 너무 아껴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여유가 없었던 걸까 궁금해지네.
I walked to his bedside table next. Infinite Mayhem, the ninth sequel to The Price of Dawn,
다음으로 나는 침대 옆 탁자로 갔다. ‘새벽의 대가’ 아홉 번째 후속작인 ‘무한한 혼란’이 놓여 있었다.
게임 소설 시리즈를 읽고 있었나 봐.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야기의 힘을 빌려보려 했나 본데.
lay atop the table next to his reading lamp, the corner of page 138 turned down.
그 책은 독서등 옆 탁자 위에 놓여 있었고, 138페이지 귀퉁이가 접혀 있었다.
138페이지에서 멈춰버린 거스의 시간이지. 이 접힌 자국이 그의 마지막 흔적이라는 게 참 먹먹해.
He’d never made it to the end of the book. “Spoiler alert: Mayhem survives,” I said out loud to him, just in case he could hear me.
그는 결국 책의 끝을 보지 못했다. “스포일러 주의. 메이헴은 살아남아.” 그가 혹시라도 들을 수 있을지 몰라 큰 소리로 말했다.
헤이즐 식의 아주 시크한 작별 인사지? 메이헴은 살아남지만 정작 거스는 그러지 못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해.
And then I crawled into his unmade bed, wrapping myself in his comforter like a cocoon, surrounding myself with his smell.
그리고 나는 정리되지 않은 그의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가, 그의 이불로 고치처럼 몸을 감싸고 그의 냄새에 둘러싸였다.
거스의 향기라도 한 톨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이지. 고치 속에 숨어서 슬픔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걸까?
I took out my cannula so I could smell better, breathing him in and breathing him out,
냄새를 더 잘 맡으려고 캐뉼라를 빼고, 그를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산소보다 거스의 냄새가 더 절실한 순간이야. 숨쉬기 힘들 텐데도 저러는 게 참 눈물 나는데.
the scent fading even as I lay there, my chest burning until I couldn’t distinguish among the pains.
내가 누워 있는 동안에도 그 냄새는 옅어져 갔고, 어떤 것이 고통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타들어 갔다.
냄새가 흐려질수록 이별이 더 잔인하게 실감 나는 거지. 육체적 고통과 그리움이 뒤엉킨 끔찍한 상태야.
I sat up in the bed after a while and reinserted my cannula and breathed for a while before going up the stairs.
잠시 후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캐뉼라를 다시 끼우고, 계단을 올라가기 전에 한동안 숨을 골랐다.
다시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야. 가파른 지하실 계단이 헤이즐에겐 에베레스트처럼 느껴지겠어.
I just shook my head no in response to his parents’ expectant looks. The kids raced past me.
나는 기대에 찬 그의 부모님의 시선에 그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
실망하는 부모님을 보는 게 더 곤욕이지. 그 와중에도 신나게 뛰어다니는 애들이 참 묘하게 대비되네.
One of Gus’s sisters—I could not tell them apart—said, “Mom, do you want me to take them to the park or something?”
누가 누군지 도저히 구분할 수 없었던 거스의 누나 중 한 명이 말했다. “엄마, 애들 데리고 공원이라도 좀 다녀올까요?”
애들이 하도 북적대니 누나도 정신이 나갔나 봐. 공원이 아니라 어디 멀리 유배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 아닐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