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asked if I would be there, and I said that I would not, not yet.
아이는 아빠도 거기 있을 거냐고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아직은 아니라고 대답했어.
자기는 가는데 아빠는 안 오냐는 질문에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 '아직은 아니야'라는 말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질 줄은 몰랐네. 반 호텐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But eventually, she said, and I promised that yes, of course, very soon.
하지만 언젠가는 올 거냐고 아이가 물었고, 나는 당연히 아주 곧 갈 거라고 약속했지.
결국 따라가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아이를 안심시킬 수 있었나 봐. 22년째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의 괴로움이 느껴지지? 그래서 술에 의지하는 건가 싶어.
And I told her that in the meantime we had great family up there that would take care of her.
그리고 거기 가면 우리 가족들이 너를 잘 보살펴줄 거라고 말해줬어.
먼저 떠난 가족들이 지켜줄 거라는 말로 아이의 두려움을 달래주는 모습이야.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 듯했던 반 호텐의 반전이지? 인간은 절망 앞에서 결국 희망을 찾게 되나 봐.
And she asked me when I would be there, and I told her soon. Twenty-two years ago.”
아이는 내가 언제 올 거냐고 다시 물었고, 나는 곧 가겠다고 말했지. 그게 22년 전 일이야.”
곧 가겠다고 한 약속이 22년이나 지체됐다니 참 비극적이지. 반 호텐에겐 22년이 마치 멈춰버린 시간 같았을 거야. 이제 왜 그가 망가졌는지 좀 이해가 가네.
“I’m sorry.” “So am I.” After a while, I asked, “What happened to her mom?”
“미안해요.” “나도 그렇다네.” 잠시 후 내가 물었다. “아이 엄마는 어떻게 됐나요?”
헤이즐도 이 비극적인 고백 앞에서는 독설을 멈출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음 질문을 던지네. 소설 속 질문이 현실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야.
He smiled. “You’re still looking for your sequel, you little rat.” I smiled back.
그가 미소 지었다. “넌 여전히 후속편을 찾고 있구나, 이 꼬마 쥐 녀석.” 나도 마주 미소 지었다.
반 호텐이 헤이즐을 'little rat'이라고 부르는데 이건 나름의 애정 표현 같아. 둘 사이에 묘한 동질감이 형성되는 중이지? 드디어 이들의 날 선 대립이 좀 풀리는 걸까?
“You should go home,” I told him. “Sober up. Write another novel.
“이제 집에 가요.” 내가 그에게 말했다. “술 좀 깨고, 다른 소설을 써봐요.”
헤이즐이 반 호텐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던지네. 과거에 갇혀 있지 말고 다시 작가로서 살아가라는 뜻이야. 이 꼬마 숙녀가 알코올 중독 작가를 갱생시키려는 걸까?
Do the thing you’re good at. Not many people are lucky enough to be so good at something.”
당신이 잘하는 일을 하라고요. 무언가를 그렇게 잘할 수 있는 운을 타고난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재능이 아까우니 술 그만 마시고 펜을 잡으라는 뼈 때리는 조언이지. 헤이즐은 삶이 짧다는 걸 알아서인지 재능을 낭비하는 걸 못 보나 봐. 반 호텐도 이 말에 좀 자극을 받았으려나?
He stared at me through the mirror for a long time. “Okay,” he said. “Yeah. You’re right. You’re right.”
그는 백미러를 통해 한참 동안 나를 응시했다. “알았어.” 그가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네 말이 맞다.”
고집불통 반 호텐이 드디어 헤이즐의 말을 인정했어. 백미러로 비치는 그의 눈빛이 꽤나 복잡해 보이는데.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대단한 용기지?
But even as he said it, he pulled out his mostly empty fifth of whiskey.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거의 비어가는 위스키 병을 꺼냈다.
인정은 했지만 손은 이미 술병으로 향하고 있네. 알코올 중독이 이렇게 무서운 거야 ㅠ. 결심과 행동이 따로 노는 이 아저씨를 어떡하면 좋을까?
He drank, recapped the bottle, and opened the door. “Good-bye, Hazel.”
그는 술을 마시고 병뚜껑을 닫은 뒤 차 문을 열었다. “잘 가라, 헤이즐.”
결국 마지막 한 모금까지 챙겨 마시고 떠날 준비를 하네. 작별 인사를 건네는 그의 뒷모습이 전보다 조금은 가벼워졌을까? 헤이즐과의 짧은 만남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해.
“Take it easy, Van Houten.” He sat down on the curb behind the car.
“잘 지내요, 반 호텐.” 그는 차 뒤편의 연석에 주저앉았다.
헤이즐의 쿨한 작별 인사와 대조적으로 연석에 털썩 주저앉은 반 호텐의 모습이 처량해. 화려한 작가라기보단 길 잃은 노인 같지? 이제 진짜 헤어지는 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