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which point?” I pressed. Had he not had a chance to finish it? Had he finished it and left it on his computer or something?
"정확히 언제?" 나는 다그쳤다. 완성할 시간이 없었던 걸까? 완성해서 컴퓨터 어딘가에 남겨 두기라도 했을까?
헤이즐 마음이 급해졌어. 거스의 마지막 흔적을 찾고 싶은 간절함이 느껴지지? 보물찾기라도 하듯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리 중이야.
“Um,” Isaac sighed. “Um, I don’t know. We talked about it over here once. He was over here, like—uh,
"음," 아이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예전에 여기서 한번 얘기한 적은 있는데. 그가 여기 왔을 때, 그러니까..."
아이작의 기억력이 중요한 열쇠가 되겠는데. 한숨 쉬는 거 보니 본인도 답답한가 봐. 거스가 흘린 단서들을 하나씩 조합해봐야겠어.
we played with my email machine and I’d just gotten an email from my grandmother. I can check on the machine if you—”
내 이메일 기계를 가지고 놀고 있었거든. 할머니한테 막 이메일이 왔을 때였지. 네가 원하면 기계를 확인해 볼 수도 있긴 한데..."
시각 장애인용 이메일 기계에 뭔가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할머니 이메일 읽어주는 기계에 거스가 흔적을 남겼을까? 희망의 끈이 보이기 시작하네.
“Yeah, yeah, where is it?” He’d mentioned it a month before.
"응, 좋아, 그게 어디 있는데?" 그는 한 달 전쯤 그걸 언급했다.
한 달 전이면 꽤 오래됐지만, 헤이즐에겐 1분 1초가 소중해. 기계를 찾으려는 절박함이 문장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지 않아? 뭐라도 발견했으면 좋겠다.
A month. Not a good month, admittedly, but still—a month. That was enough time for him to have written something, at least.
한 달이라니. 인정하건대 좋은 시절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적어도 그가 무언가를 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거스의 마지막 투혼이 담기기에 한 달은 짧지 않은 시간이지. 암스테르담 이후의 그 처절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 그가 남긴 '무언가'가 정말 궁금한걸.
There was still something of him, or by him at least, floating around out there. I needed it.
저 밖 어딘가에 아직도 그와 관련된 무언가가, 혹은 적어도 그가 남긴 것이 떠돌고 있었다. 나에게는 그것이 절실했다.
남겨진 사람에게 고인의 흔적은 세상 무엇보다 귀한 보물이지. 절실하다는 말이 참 묵직하게 다가와. 거스가 보낸 마지막 선물일까 싶네.
“I’m gonna go to his house,” I told Isaac. I hurried out to the minivan and hauled the oxygen cart up and into the passenger seat.
"그 애 집에 가봐야겠어." 내가 아이작에게 말했다. 나는 서둘러 미니밴으로 달려가 산소통 수레를 조수석에 실었다.
생각나자마자 바로 행동 개시네. 산소통까지 챙겨서 달려가는 헤이즐의 모습에서 무모함보다 큰 사랑이 느껴져. 거스의 집에는 과연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I started the car. A hip-hop beat blared from the stereo,
시동을 걸었다. 스테레오에서 힙합 비트가 흘러나왔다.
아이작네 집에서 나와서 거스네 집으로 가려는 참이지. 근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힙합 비트가 오늘따라 참 생경하게 들리네. 차 안의 공기가 갑자기 힙합으로 가득 찼어.
and as I reached to change the radio station, someone started rapping. In Swedish.
라디오 채널을 바꾸려고 손을 뻗었을 때 누군가 랩을 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어로.
스웨덴어 랩이라니 선곡 한 번 독특하지? 인디애나폴리스 한복판에서 스웨덴 비트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I swiveled around and screamed when I saw Peter Van Houten sitting in the backseat.
뒤를 돌아본 나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피터 반 호텐을 발견하고 비명을 질렀다.
거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지. 이 아저씨는 왜 예고도 없이 남의 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걸까? 스토커 재능이 아주 남달라 보여.
“I apologize for alarming you,” Peter Van Houten said over the rapping.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피터 반 호텐이 랩 소리를 뚫고 말했다.
비명 지르는 사람한테 사과부터 하는 여유 봐. 미안하다는 말이 랩 비트에 섞여서 참 묘하게 들리지? 사과할 거면 애초에 타질 말았어야지.
He was still wearing the funeral suit, almost a week later. He smelled like he was sweating alcohol.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데도 그는 여전히 장례식 정장 차림이었다. 술이 땀처럼 배어 나오는 것 같은 냄새가 났다.
장례식복을 일주일째 입고 있다니 세탁기는 장식인가 봐. 땀 대신 알코올을 배출하는 인간 술독이 따로 없네. 코끝을 찌르는 알코올 향이 여기까지... 아, 아니,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