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I was thinking about way back in the very beginning in the Literal Heart of Jesus when Gus told us that he feared oblivion,
그리고 나는 아주 예전, 거스가 망각이 두렵다고 말했던 '예수의 성심' 교회에서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거스와의 첫 만남은 역시 강렬했지. 망각이 두렵다던 소년의 눈빛을 헤이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나 봐. 그들의 역사가 시작된 바로 그 장소니까.
and I told him that he was fearing something universal and inevitable,
그때 나는 그가 보편적이고 피할 수 없는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 주었다.
모두가 겪는 일인데 왜 그렇게 유난이냐고 팩폭을 날렸던 헤이즐이지. 이성적인 척했지만 사실 거스에게 꽤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닐까? 툭툭 던지는 말 속에 뼈가 들어 있는 느낌이야.
and how really, the problem is not suffering itself or oblivion itself
그리고 정말이지, 문제는 고통 그 자체나 망각 그 자체가 아니라,
고통보다 더 무서운 게 뭘까 고민하게 만드는 문장이야. 본질을 꿰뚫어 보려는 헤이즐의 지적인 고뇌가 엿보이지? 죽음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어.
but the depraved meaninglessness of these things, the absolutely inhuman nihilism of suffering.
이런 일들의 지독한 허무함, 즉 고통이 지닌 절대적인 비인간적 허무주의라는 사실을 말이다.
고통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닥친다는 사실이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곤 해. 헤이즐의 통찰력, 10대 소녀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깊지 않아? 삶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애.
I thought of my dad telling me that the universe wants to be noticed.
우주가 자신을 알아봐 주길 원한다는 아빠의 말이 생각났다.
아빠의 낭만적인 우주론이 등장했네. 우주가 관찰자를 필요로 한다는 건 꽤 멋진 생각이지? 존재의 의미를 우주적 관점에서 찾으려는 시도인 것 같아.
But what we want is to be noticed by the universe, to have the universe give a shit what happens to us—
하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건 우주가 우리를 알아봐 주는 것,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우주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다.
우리가 겪는 고통에 거대한 우주가 '그거 참 안됐네'라고 한마디라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지. 일방통행 같은 존재의 외로움이 느껴지지 않아? 'Give a shit'이라는 표현이 헤이즐의 간절함을 더 잘 살려주네.
not the collective idea of sentient life but each of us, as individuals.
지적 생명체라는 집단적인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각자라는 개인으로서 말이다.
인류 전체 말고, 딱 '나'라는 사람의 아픔을 알아달라는 거지. 거창한 철학보다 소중한 건 결국 개인의 삶 아닐까. 헤이즐이 진짜 원하는 위로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아.
“Gus really loved you, you know,” he said. “I know.” “He wouldn’t shut up about it.”
"거스가 널 정말 사랑했어, 알지?" 그가 말했다. "알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 얘기를 하더라고."
거스는 사랑꾼 중의 사랑꾼이었지. 아이작 귀가 남아나지 않았을 정도로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나 봐 ㅋ. 입이 근질거려서 어떻게 참았을까 싶어.
“I know,” I said. “It was annoying.” “I didn’t find it that annoying,” I said.
"나도 알아." 내가 말했다. "짜증 날 정도였지." "사실 그렇게 짜증 나지는 않았어." 내가 덧붙였다.
부끄러워서 틱틱거리지만 입가는 웃고 있을 헤이즐이 상상되지 않아?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확인받을 때의 묘한 쾌감이 섞여 있어. 츤데레 매력이 폭발하는 장면이야.
“Did he ever give you that thing he was writing?” “What thing?” “That sequel or whatever to that book you liked.”
"거스가 쓰고 있던 그거, 너한테 줬어?" "그게 뭔데?" "네가 좋아하던 그 책의 후속편인가 뭔가 말이야."
아니, 거스가 후속편을 쓰고 있었다고? 헤이즐을 위해 작가 빙의해서 펜을 들었나 봐. 반가운 소식인데 왠지 가슴 한구석이 찡해지는 이유는 뭘까.
I turned to Isaac. “What?” “He said he was working on something for you but he wasn’t that good of a writer.”
나는 아이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라고?" "널 위해 뭔가를 쓰고 있다고 하더라고. 자기가 글솜씨는 좀 형편없지만 말이야."
자칭 타칭 문장가였던 거스가 글솜씨가 없다고 겸손까지 떨었네. 오직 헤이즐만을 위한 비밀 프로젝트였던 모양이야.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지 안 봐도 비디오지?
“When did he say this?” “I don’t know. Like, after he got back from Amsterdam at some point.”
"그 말을 언제 했는데?" "잘 모르겠어. 암스테르담에서 돌아온 뒤 어느 시점이었던 것 같은데."
암스테르담 여행 이후면 거스 몸 상태가 안 좋아지기 시작할 때지. 그 고통 속에서도 헤이즐을 위해 글을 썼다니 정말 대단해.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직감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