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FINE. Follow left branch.” Computer: “You follow the left branch. The passage narrows.”
나: "알았어. 왼쪽 갈림길로 간다." 컴퓨터: "당신은 왼쪽 갈림길을 따라갑니다. 통로가 좁아집니다."
이제야 정상적인 게임 진행으로 돌아왔어. 통로가 좁아진다는 건 왠지 또 불길한 예감이 들지 않아? 컴퓨터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 같애.
Me: “Crawl.” Computer: “You crawl for one hundred yards. The passage narrows.”
나: "긴다." 컴퓨터: "당신은 100야드를 기어갑니다. 통로가 더 좁아집니다."
계속 기어가는 중이야. 100야드면 꽤 먼 거리인데 고생이 많네. 폐쇄 공포증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게임 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Me: “Snake crawl.” Computer: “You snake crawl for thirty yards.
나: "뱀처럼 납작 엎드려 긴다." 컴퓨터: "당신은 30야드를 뱀처럼 기어갑니다."
포복 절도의 현장이네. 통로가 얼마나 좁으면 뱀처럼 기어야 하는 걸까? 둘이서 아주 끈기 있게 미로를 헤매고 있어.
A trickle of water runs down your body. You reach a mound of small rocks blocking the passageway.”
"물 한 줄기가 당신의 몸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당신은 통로를 가로막고 있는 작은 바위더미에 도달합니다."
물까지 흐르고 바위까지 막혔으니 총체적 난국이야. 축축한 동굴 묘사가 왠지 생생하게 들리지? 여기서 또 어떻게 빠져나갈지 궁금해지네.
Me: “Can I hump the cave now?” Computer: “You cannot jump without standing.”
나: "이제 동굴 벽에 올라타도 돼?" 컴퓨터: "서지 않고는 점프할 수 없습니다."
기승전 '올라타기' ㅋ. 컴퓨터는 여전히 'hump'를 'jump'로 필터링 중이지. 철벽 치는 컴퓨터의 방어력이 거의 국가대표급이야.
Isaac: “I dislike living in a world without Augustus Waters.” Computer: “I don’t understand—”
아이작: "어거스터스 워터스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게 정말 싫어." 컴퓨터: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농담 속에 진심을 툭 던지는 아이작의 말이 가슴 아프네. 컴퓨터는 죽음을 이해할 수 없으니 저런 말밖에 못 하는 거야. 갑자기 분위기 숙연해지는 게 느껴지지?
Isaac: “Me neither. Pause.” He dropped the remote onto the couch between us and asked,
아이작: "나도 모르겠어. 일시 정지." 그는 우리 사이의 소파 위로 리모컨을 툭 던지더니 물었다.
아이작도 컴퓨터의 무미건조한 답변에 지쳤나 봐. 게임을 멈추고 갑자기 진지한 질문을 던지려는 분위기네. 소파에 던져진 리모컨이 왠지 무거워 보이지 않아?
“Do you know if it hurt or whatever?” “He was really fighting for breath, I guess,” I said.
"그게 아팠을까? 뭐 그런 거 말이야." "숨을 쉬려고 엄청 애를 썼던 것 같아." 내가 대답했다.
떠난 사람의 마지막 순간이 고통스러웠을지 묻는 건 남겨진 사람들의 숙명 같은 질문이지. 숨을 쉬려고 애썼다는 말만큼 아픈 묘사가 또 있을까 싶어. 공기가 참 무겁게 느껴지는 대화네.
“He eventually went unconscious, but it sounds like, yeah, it wasn’t great or anything. Dying sucks.”
"결국 의식을 잃었지만, 들어보니 딱히 괜찮았던 건 아닌 것 같아. 죽음은 정말 개떡 같지."
헤이즐은 미화하지 않고 죽음의 민낯을 그대로 말해줘. 'Dying sucks'라는 말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아마 세상에 없을걸? 솔직함이 때로는 가장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
“Yeah,” Isaac said. And then after a long time, “It just seems so impossible.” “Happens all the time,” I said.
"그래." 아이작이 말했다. 그러고는 한참이 지나서 덧붙였다. "그냥 너무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져." "항상 일어나는 일이야." 내가 말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죽음이지만, 내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다가오지. 헤이즐의 냉소적인 답변이 오히려 더 서글픈 현실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애. 매일 일어나는 비극이라니 참 아이러니하지?
“You seem angry,” he said. “Yeah,” I said.
"너 화난 것 같아." 그가 말했다. "응, 맞아." 내가 대답했다.
아이작은 보이지 않아도 헤이즐의 감정을 귀신같이 읽어내네. 슬픔보다 먼저 찾아온 게 분노라는 거,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감정이지? 숨기지 않고 인정하는 헤이즐도 참 헤이즐답다 싶어.
We just sat there quiet for a long time, which was fine,
우리는 그렇게 오랫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나쁘지 않은 침묵이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같이 가만히 있어 주는 게 최고의 위로가 될 때가 있어. 어색하지 않은 침묵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운이지. 둘의 마음이 조용히 맞닿아 있는 시간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