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easure of remembering had been taken from me, because there was no longer anyone to remember with.
이제 기억하는 즐거움마저 내게서 사라져 버렸다. 함께 기억을 나눌 사람이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억은 공유할 때 가치가 있는 법인데 말이야. 혼자 남겨진 기억은 그냥 무거운 짐이 될 뿐이지.
It felt like losing your co-rememberer meant losing the memory itself,
함께 기억하던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기억 그 자체를 잃는 것과 다름없었다.
기억을 인증해줄 증인이 사라진 기분일까? '공동 기억자'라는 표현이 참 아프게 와닿네.
as if the things we’d done were less real and important than they had been hours before.
우리가 함께했던 일들이 불과 몇 시간 전보다 덜 생생하고 덜 중요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현실감마저 흐릿해지는 중이야. 거스가 없는 세상에선 모든 색깔이 다 빠져나간 것 같지?
When you go into the ER, one of the first things they ask you to do is to rate your pain on a scale of one to ten,
응급실에 가면 가장 먼저 시키는 일 중 하나가 통증의 정도를 1부터 10까지의 숫자로 매겨 보라고 하는 것이다.
병원 가면 늘 하는 고정 멘트지. 고통을 숫자로 쇼부 보는 게 참 효율적이긴 해.
and from there they decide which drugs to use and how quickly to use them.
그 점수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어떤 약을 쓸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투여할지를 결정한다.
환자가 10이라고 외치면 바로 강력한 거 들어가는 거야. 숫자의 힘이 이렇게나 무섭지.
I’d been asked this question hundreds of times over the years, and I remember once early on when I couldn’t get my breath
지난 수년간 수백 번은 이 질문을 받았을 터였다. 예전 초기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던 때가 기억난다.
헤이즐한테는 이게 안부 인사보다 흔한 질문이었을 거야. 숨 막히는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 알지.
and it felt like my chest was on fire, flames licking the inside of my ribs
가슴이 불타는 듯했고, 불길이 내 갈비뼈 안쪽을 핥는 것만 같았다.
표현이 참 문학적이면서도 살벌해. 불길이 뼈를 핥는다니 생각만 해도 뒷목 잡게 되네.
fighting for a way to burn out of my body, my parents took me to the ER.
그 불길이 내 몸 밖으로 타오르려 애쓰고 있을 때, 부모님은 나를 응급실로 데려갔다.
부모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 갔을까. 헤이즐 몸속은 진짜 불지옥이었나 봐.
A nurse asked me about the pain, and I couldn’t even speak, so I held up nine fingers.
간호사가 통증에 관해 물었지만 말조차 할 수 없던 나는 손가락 아홉 개를 들어 보였다.
아파 죽겠는데 10이 아니라 9라고 하는 저 절제미. 헤이즐다운 시크함이 느껴지지?
Later, after they’d given me something, the nurse came in and she was kind of stroking my hand
나중에 처치를 받은 뒤 간호사가 들어와 내 손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약 기운 퍼지고 나서야 좀 살 것 같았겠지. 간호사님의 따뜻한 손길이 그나마 위로가 됐을 거야.
while she took my blood pressure and she said, “You know how I know you’re a fighter? You called a ten a nine.”
그녀는 혈압을 재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왜 널 전사라고 부르는지 아니? 10점짜리 고통을 9점이라고 말했으니까."
간호사님도 헤이즐의 범상치 않음을 알아본 모양이야. 고통을 깎아 부르는 게 전사의 조건이라니 꽤 멋진데.
But that wasn’t quite right. I called it a nine because I was saving my ten.
하지만 그건 정확한 게 아니었다. 내가 9라고 말한 건 10이라는 점수를 아껴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통에도 예비비를 두는 헤이즐의 철저함 좀 봐. 진짜 끝판왕 고통은 따로 있다는 뜻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