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looked at me. His eyes swam in their sockets. “You have to promise.”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눈등 안에서 이리저리 흔들렸다. “약속해야 해.”
풀린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참 안쓰럽네요. 약속 하나 받아내는 게 이렇게나 힘든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He nodded a little and then his eyes closed, his head swiveling on his neck.
그가 고개를 약간 끄덕이더니 눈을 감았고, 머리가 힘없이 옆으로 꺾였다.
결국 고개가 꺾이며 의식을 놓아버립니다. 거스야 너 여기서 잠들면 안 되는 거 알지? 어서 일어나 봐.
“Gus,” I said. “Stay with me.” “Read me something,” he said as the goddamned ambulance roared right past us.
“거스.” 내가 불렀다. “정신 차려.” “뭐라도 읽어줘.” 빌어먹을 구급차가 우리를 그냥 지나쳐 달려가는 동안 그가 말했다.
구급차가 그냥 지나가버리는 환장할 상황입니다. 이 정신없는 와중에 시를 읽어달라니 참 낭만적인 환자네요 ㅋ.
So while I waited for them to turn around and find us, I recited the only poem I could bring to mind,
그래서 그들이 차를 돌려 우리를 찾아내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일한 시를 읊었다.
차를 돌려 오길 기다리며 암송을 시작합니다. 위급한 순간에 시를 읊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기묘하고도 아름답네요.
“The Red Wheelbarrow” by William Carlos Williams. so much depends upon a red wheel barrow glazed with rain water beside the white chickens.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빨간 수레’. 빗물에 젖어 반짝이는 빨간 수레에 아주 많은 것이 달려 있네, 하얀 닭들 곁에 있는.
유명한 시가 등장하네요. 단순한 이미지지만 지금 이 순간 헤이즐에게는 생존 그 자체의 무게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Williams was a doctor. It seemed to me like a doctor’s poem.
윌리엄스는 의사였다. 내게는 그 시가 의사의 시처럼 느껴졌다.
의사가 쓴 시라서 더 특별하게 들리나 봅니다. 죽음 곁에서 삶을 관찰하는 의사의 시선이 담겨 있으니까요.
The poem was over, but the ambulance was still driving away from us, so I kept writing it.
시는 끝났지만 구급차는 여전히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시를 계속 써 내려갔다.
구급차는 멀어지고 시는 끝나버렸네요.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 즉석에서 창작 시를 덧붙이기 시작합니다.
And so much depends, I told Augustus, upon a blue sky cut open by the branches of the trees above.
“그리고 아주 많은 것이 달려 있네.” 내가 어거스트에게 말했다. “머리 위 나무 가지들 사이로 조각난 푸른 하늘에.”
나뭇가지 사이의 하늘조차 지금은 삶의 이유가 됩니다. 거스의 의식을 붙잡으려는 헤이즐의 노력이 눈물겹네요.
So much depends upon the transparent G-tube erupting from the gut of the blue-lipped boy.
“아주 많은 것이 달려 있네. 입술이 파래진 소년의 배에서 툭 튀어나온 투명한 영양 공급관에.”
비참한 영양 공급관조차 시의 소재가 됩니다. 현실의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십 대들의 저력을 보세요.
So much depends upon this observer of the universe. Half conscious, he glanced over at me and mumbled, “And you say you don’t write poetry.”
“아주 많은 것이 달려 있네. 우주를 관찰하는 이 관찰자에게.” 의식이 반쯤 돌아온 그가 나를 힐끗 보더니 중얼거렸다. “시는 안 쓴다더니.”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농담부터 던집니다. 거스야 너는 진짜 죽기 직전까지도 드립 칠 기세구나 ㅋ.
CHAPTER NINETEEN
제19장
새로운 챕터가 시작됩니다. 퇴원 후의 삶은 또 얼마나 가파른 내리막일지 걱정부터 앞서네요.
He came home from the hospital a few days later, finally and irrevocably robbed of his ambitions.
며칠 뒤 그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결국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야망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였다.
야망을 빼앗긴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반짝이던 소년의 꿈들이 하나둘씩 꺼져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