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only hope Bertus improves under her influence, or that Bep finds another man, one who knows how to appreciate her! Yours, Anne M. Frank
베르투스가 언니의 영향을 받아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거나, 아니면 언니의 가치를 알아주는 다른 남자를 만나길 바랄 뿐이야! 너의 안네 M. 프랑크가.
안네의 솔직한 심정! "제발 그 남자 좀 사람 만들든지, 아니면 딴 사람 만나!" 베프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는 게 느껴지지?
THE SAME DAY
같은 날
일기를 다 썼는데 세상에, 또 쓸 내용이 생겼어. 얼마나 다급하고 중요한 일이면 같은 날 두 번이나 펜을 들었을까?
There's something happening every day. This morning Mr. van Hoeven was arrested. He was hiding two Jews in his house.
매일같이 무슨 일이 터지네. 오늘 아침엔 반 후벤 씨가 체포되셨어. 자기 집에 유대인 두 명을 숨겨주고 계셨대.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졌지? 은신처 식구들을 도와주던 고마운 분들이 나치에게 잡혀가고 있어. 반 후벤 씨도 좋은 일 하다가 큰 위기에 처했네.
It's a heavy blow for us, not only because those poor Jews are once again balancing on the edge of an abyss,
이건 우리에게도 큰 충격이야. 불쌍한 유대인들이 다시 한번 벼랑 끝으로 내몰렸기 때문만이 아니라,
은신처 식구들을 도와주던 고마운 분이 잡혀갔으니, 이건 뭐 거의 마른하늘에 날벼락 수준이지. 유대인들 입장에서는 이제 진짜 기댈 곳 하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 안네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지는 중이야.
but also because it's terrible for Mr. van Hoeven. The world's been turned upside down.
반 후벤 씨에게 닥친 일도 너무 끔찍하니까 말이야. 세상이 정말 거꾸로 돌아가고 있어.
착한 일을 하다가 잡혀간 반 후벤 씨 걱정에 안네의 속은 타들어 가. 도와주는 사람도, 도움받는 사람도 다 같이 지옥으로 끌려가는 이 말도 안 되는 세상 꼬락서니를 보며 한탄하는 거지.
The most decent people are being sent to concentration camps, prisons and lonely cells,
가장 고결한 사람들이 수용소나 감옥, 차가운 독방으로 끌려가고,
법 없이도 살 만큼 착하고 점잖은 분들이 오히려 쇠고랑을 차고 끌려가는 상황이야. 안네가 보기에 이 세상의 정의는 이미 가출해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 보이지.
while the lowest of the low rule over young and old, rich and poor.
가장 비열한 인간들이 남녀노소와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세상을 휘두르고 있거든.
인성 파탄 난 찌질이들이 나치 완장 하나 찼다고 왕 노릇 하며 떵떵거리는 꼴이라니. 안네는 이 부조리한 세상을 보며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을 거야.
One gets caught for black marketeering, another for hiding Jews or other unfortunate souls.
누군가는 암거래를 하다 잡히고, 누군가는 유대인이나 다른 가련한 영혼들을 숨겨주다 붙잡히지.
세상이 진짜 요지경이지? 먹고살려고 암시장에서 물건 좀 구해도 잡혀가고, 죽어가는 사람 도와줘도 잡혀가니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어. 착한 일을 해도 쇠고랑을 차는 이 상황이 참 기가 막혀.
Unless you're a Nazi, you don't know what's going to happen to you from one day to the next.
나치가 아닌 이상, 내일 당장 자신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야.
오늘 무사히 잠들어도 내일 아침에 눈 떴을 때 내가 감옥에 있을지 수용소에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 해. 오직 나치 완장 찬 놈들만 다리 뻗고 자는 미친 세상이라는 거지.
Mr. van Hoeven is a great loss to us too. Bep can't possibly lug such huge amounts of potatoes all the way here,
반 후벤 씨가 없으면 우리도 큰일이야. 벱 언니가 그 많은 감자 자루를 여기까지 혼자서 다 짊어지고 올 수는 없잖아.
반 후벤 씨가 단순히 아는 사람이라서 아쉬운 게 아냐. 우리 먹여 살릴 감자 셔틀(?)을 해주던 고마운 분인데, 이제 그 무거운 걸 베프 혼자 어떻게 다 옮기겠어. 밥줄 끊기게 생겼다니까!
nor should she have to, so our only choice is to eat fewer of them.
언니한테 그런 고생을 시킬 수도 없고 말이야. 결국 우린 감자를 아껴 먹는 수밖에 없어.
베프한테 그 무거운 감자 가마니를 다 옮기라고 하는 건 양심이 없는 짓이지. 결국 우리가 배를 좀 곯더라도 감자 소비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어. 슬프지만 어떡해, 굶어 죽을 순 없잖아.
I'll tell you what we have in mind, but it's certainly not going to make life here any more agreeable.
우리가 세운 계획을 말해줄게. 하지만 이 계획 때문에 여기 생활이 훨씬 더 팍팍해질 것 같아.
감자 공급해주던 아저씨가 잡혀가서 비상사태야. 은신처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웠는데, 그 내용이 아주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헝그리 정신 그 자체거든. 안네도 이 계획을 말하면서 속으론 쓰렸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