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oked at Juli and tried to picture my grandmother as an eighth grader. It was hopeless.
나는 줄리를 바라보며 할머니의 중학교 2학년 시절 모습을 상상해 보려 했다. 하지만 도저히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할아버지가 줄리에게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니까, 브라이스가 뇌 풀가동해서 시뮬레이션 돌려보는 중이야. 아무리 봐도 매치가 안 돼서 머릿속 회로가 꼬이기 직전이지.
I mean, Juli’s got long, fluffy brown hair and a nose full of freckles, where my grandmother had always been some variety of blond.
내 말은, 줄리는 숱이 많은 갈색 긴 머리에 주근깨투성이 코를 가졌지만, 우리 할머니는 언제나 금발에 가까운 머리색이었기 때문이다.
외모 스펙부터가 극과 극이라 브라이스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거야. 갈색 머리 주근깨 소녀랑 금발 할머니... 이건 거의 평행세계 수준의 차이 아니냐고?
And my grandmother had used powder. Puffy white powder. She’d put it on her face and in her hair, in her slippers and on her chest….
게다가 할머니는 늘 분을 바르곤 하셨다. 뽀얀 백색 가루 말이다. 얼굴과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슬리퍼와 가슴팍에까지 톡톡 뿌리셨다.
할머니의 파우더 사랑은 거의 중독 수준이었나 봐. 온몸을 밀가루 반죽하듯이 파우더로 도배하셨던 할머니의 강렬한 이미지를 브라이스가 회상하고 있어.
That woman powdered everything. I could not see Juli coated in powder.
할머니는 정말 온 사방에 분칠을 하셨다. 하지만 줄리가 하얀 가루를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은 도저히 그려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파우더 빌런' 급이었고, 줄리는 흙바닥에서 구르는 야생마 같은 스타일이잖아? 두 이미지가 도저히 겹치지 않아서 브라이스는 할아버지의 눈썰미를 불신하기 시작했어.
Okay, maybe gun powder, but the white perfumy stuff? Forget it.
뭐, 화약 가루라면 모를까, 향긋한 화장품 가루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다.
브라이스가 보기에 줄리랑 할머니의 공통점은 0%에 수렴하나 봐. 줄리한테는 차라리 총 쏠 때 쓰는 화약이 더 잘 어울릴 정도라니까? 향기 폴폴 나는 예쁜 분가루라니, 브라이스 입장에서는 상상만 해도 뇌 정지 오는 상황이지.
I guess I was staring, because Juli says, “Look, I didn’t say it, he did. I just thought it was nice, that’s all.”
내가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지 줄리가 말했다. “봐, 내가 한 말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야. 난 그냥 듣기 좋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구.”
브라이스가 넋 놓고 줄리를 쳐다보니까 줄리가 살짝 민망했나 봐! "내가 할머니 닮았다고 우기는 거 아니라고!"라며 폭풍 해명 중이지. 츤츤거리면서도 할아버지의 칭찬이 내심 기분 좋았던 줄리의 마음이 느껴져.
“Yeah, whatever. Well, good luck with the grass. I’m sure it’ll come up great.”
“그래, 알았어. 아무튼 잔디 잘 키워봐. 분명 멋지게 자랄 거야.”
대화가 어색해질 땐 화제 전환이 최고지! 브라이스가 드디어 '차도남' 컨셉을 살짝 내려놓고 줄리의 잔디 프로젝트를 응원하기 시작했어. 이 정도면 브라이스 기준에서는 거의 고백 수준의 따뜻함 아니냐고?
Then I totally surprised myself by saying, “Knowing you, you’ll get ’em all to hatch.”
그러다 나도 모르게 툭 내뱉은 말에 나 자신이 더 놀라고 말았다. “너라면 잔디 씨앗들도 전부 부화시킬 것 같거든.”
브라이스 입에서 이런 따뜻한 응원이 나오다니! 본인도 놀라서 입틀막 했을걸? 줄리의 끈기 하나는 확실히 인정해 주기로 한 모양이야. 예전에 달걀 부화시켰던 줄리의 열정을 떠올리며 던진 이 한마디, 완전 감동 포인트지.
I didn’t say it mean or anything, I really meant it.
비꼬거나 나쁜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었다.
브라이스가 자기 입에서 나온 따뜻한 응원에 본인도 깜짝 놀란 상태야. '너라면 달걀 다 부화시킬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해놓고, 혹시라도 줄리가 '얘가 나 비꼬나?' 하고 오해할까 봐 속으로 '아냐, 나 진짜 진심으로 한 말이야!'라고 되뇌는 중이지. 츤데레가 드디어 솔직해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야!
I laughed, and then she laughed, and that’s how I left her—sprinkling her soon-to-be sod, smiling.
내가 웃자 그녀도 함께 웃었다. 그렇게 나는 곧 잔디밭이 될 땅에 물을 주며 미소 짓는 그녀를 뒤로하고 돌아섰다.
맨날 으르렁대던 브라이스와 줄리가 처음으로 같이 웃었어! 이건 거의 평화협정 체결 수준이지. 줄리는 마당에 새로 깔 잔디(지금은 그냥 흙바닥이지만)에 물을 주면서 환하게 웃고 있고, 브라이스는 그 모습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 두 사람 사이의 차가운 얼음이 살짝 녹아내리는 몽글몽글한 분위기야.
I hadn’t been in such a good mood in weeks. The eggs were finally behind me. I was absolved. Relieved. Happy.
몇 주 만에 느껴보는 최고의 기분이었다. 달걀 문제는 드디어 과거의 일이 되었다. 나는 죄를 사면받은 기분이었다. 안도감이 들었고 행복했다.
그동안 줄리한테 달걀 던졌던 일 때문에 브라이스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드디어 줄리랑 대화도 잘 풀렸고 진심으로 사과한 셈이 됐으니, 마음속에 얹혀있던 체증이 싹 내려간 거지. 거의 득도한 수준의 평온함이야!
It took me a few minutes at the dinner table to realize that I was the only one who was.
하지만 저녁 식탁에 앉아 내가 이 집에서 행복한 유일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브라이스는 지금 혼자 '천국'에 가 있는 기분인데, 막상 저녁 먹으러 집에 오니 가족들 분위기가 영 아니야. 다들 뚱해 있거나 기분이 안 좋아 보이거든. 혼자만 텐션 높아서 싱글벙글하다가 '어라? 분위기 왜 이래?' 하고 현실 파악하는 아주 머쓱한 타이밍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