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 she said without smiling. “Chet did most of it.”
“고마워.” 그녀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쳇이 거의 다 하셨어.”
브라이스가 용기 내서 칭찬 한마디 던졌는데 줄리 반응이 아주 차가워. 근데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건 줄리가 할아버지를 '쳇'이라고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는 거야! 브라이스 입장에선 뒤통수 제대로 맞은 기분이겠지?
Chet? I thought. Chet? What was she doing, calling my grandfather by his first name?
‘쳇?’ 나는 생각했다. ‘쳇이라고?’ 우리 할아버지 이름을 막 부르다니, 그녀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싶었다.
브라이스 지금 멘붕 왔어. 유교 문화권 사람이라면 뒷목 잡을 일이지! 손녀뻘인 줄리가 할아버지 이름을 대뜸 부르니까 배신감과 당황스러움이 폭발하는 중이야.
“Look, Juli,” I said, trying to get on with why I was there. “I’m sorry for what I did.”
“저기, 줄리.” 나는 용건을 꺼내려 애쓰며 말했다. “내가 한 짓 정말 미안해.”
할아버지 이름 부르는 거에 꽂혀 있을 때가 아니지! 브라이스는 정신 차리고 진짜 목적인 '사과'를 드디어 입 밖으로 냈어. 드디어 고구마가 조금씩 내려가는 기분이야.
She looked at me for a second, then went back to watching the water spray across the dirt.
그녀는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다시 흙 위로 뿜어져 나가는 물줄기를 바라보았다.
정적이 흐르는 1초... 그 짧은 시간이 브라이스에게는 억겁의 시간 같았을 거야. 그런데 줄리는 대답 대신 다시 물이나 뿌리고 있네. 무시보다 더 무서운 게 이 무관심한 시선 처리 아니겠어?
Finally she said, “I still don’t get it, Bryce. Why didn’t you just tell me?”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직도 이해가 안 가, 브라이스. 왜 그냥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드디어 줄리가 입을 열었어! 근데 그 질문이 아주 묵직하게 들어오네. 왜 솔직하게 말 안 했냐는 질문은 브라이스가 그동안 했던 온갖 거짓말과 삽질의 핵심을 관통하는 거거든. 이제 대답 한 번 잘해야 본전인 상황이야.
“I… I don’t know. It was dumb. I should have. And I shouldn’t have said anything about the yard, either. It was, you know, out of line.”
“나도... 모르겠어. 멍청했지. 그랬어야 했는데. 마당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됐어. 그건, 뭐랄까, 내가 선을 넘은 거였어.”
브라이스의 횡설수설 타임! 자기가 한 짓이 얼마나 멍청했는지 인정하면서도 말이 꼬이고 있어. 특히 줄리가 공들인 마당을 비하했던 게 정말 미안했나 봐. 스스로 '선 넘었다'고 고백하는 중이야.
I was already feeling better. A lot better. Then Juli says, “Well, maybe it’s all for the better,”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아니, 훨씬 좋아졌다. 그러자 줄리가 말했다. “뭐, 어쩌면 다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
잘못을 다 털어놓으니까 브라이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나 봐. 단순한 녀석! 그런데 줄리가 '다 잘된 일'이라고 하네? 이건 브라이스를 용서해주겠다는 따뜻한 신호 아닐까?
and starts bouncing up and down on the balls of her feet, acting more like her old self.
그러더니 줄리는 발꿈치를 들고 폴짝거리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듯 행동했다.
줄리의 시그니처 동작이 나왔다! 뒤꿈치 들썩거리면서 신나 하는 거 보니까 드디어 브라이스랑 벽을 허물고 예전의 활기찬 줄리로 돌아온 것 같아. 브라이스, 이제 발 뻗고 자도 되겠다?
“Doesn’t it look great? I learned so much from Chet it’s amazing. You are so lucky. I don’t even have grandparents anymore.”
“멋지지 않니? 쳇한테 정말 많이 배웠어. 정말 놀라워. 넌 참 운이 좋아. 난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한 분도 안 계시거든.”
줄리가 금방 기분이 풀려서 다시 텐션이 올라갔어! 자기 집 마당 자랑하면서 브라이스네 할아버지(쳇) 칭찬을 아끼지 않네. 근데 갑자기 본인 조부모님 안 계시다는 슬픈 이야기를 덤덤하게 하니까 브라이스 마음이 또 짠해지는 타이밍이야. 밝게 말해서 더 슬픈 거 알지?
“Oh,” I said, not knowing what to say. “I do feel sorry for him, though. He sure misses your grandmother.”
“아,”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대답했다. “나도 할아버지가 안쓰러워. 할머니를 정말 그리워하시거든.”
브라이스는 위로에 서툰 뚝딱이야. 줄리의 슬픈 가정사를 듣고 할 말을 잃었다가, 화제를 할아버지 쳇의 사별 이야기로 돌리고 있어.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니까 나름 공감대를 형성해보려는 눈물겨운 노력이지.
Then she laughs and shakes her head, saying, “Can you believe it? He says I remind him of her.”
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믿어지니? 할아버지가 내가 할머니를 닮았대.”
줄리가 웃으면서 할아버지가 해준 말을 전해주네. 손녀뻘인 줄리를 보며 사별한 아내를 떠올린다는 건, 줄리가 그만큼 할아버지에게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뜻이겠지? 브라이스는 아마 여기서 속으로 '우리 할아버지가 줄리랑 그렇게 친했다고?' 하며 뒷목 잡았을걸.
“What?” “Yeah,” she laughs again. “That’s what I said. But he meant it in a nice way.”
“뭐라고?” “응,” 그녀가 다시 웃었다. “나도 그렇게 말했어. 하지만 할아버지는 좋은 뜻으로 말씀하신 거야.”
브라이스의 반응은 "왓?!". 감히 우리 할머니랑 네가 닮았다고? 라는 당황함이 섞여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줄리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띄워주려고 한 예쁜 말이라는 걸 이미 다 파악하고 아주 기분 좋아 보여. 브라이스만 혼자 뇌 정지 온 상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