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the prospect of spending nine months refraining from reading and writing made me think of running away.
하지만 읽고 쓰는 걸 참으면서 9개월을 보내야 한다는 전망은 나를 가출하고 싶게 만들었어.
스카웃은 이미 글을 다 읽을 줄 아는데, 선생님이 학교 방식대로만 하라고 하니까 미치겠는 거야. 앞으로 9개월이나 더 이 노잼 생활을 참아야 한다니, 차라리 짐 싸서 나가는 게 낫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드는 거지.
By late afternoon most of my traveling plans were complete;
늦은 오후가 되자 내 가출 계획은 거의 다 세워졌어.
아까 학교 다니기 싫어서 짐 싸고 싶다고 했던 거 기억나? 스카웃 이 녀석,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었나 봐. 오후 내내 머릿속으로 어디로 튈지, 뭘 챙길지 시뮬레이션 다 끝내놓은 상태지. 실행력 하나는 진짜 끝내준다니까!
when Jem and I raced each other up the sidewalk to meet Atticus coming home from work, I didn’t give him much of a race.
젬이랑 내가 퇴근하시는 아빠를 마중 나가려고 인도 위를 달리기 시합하며 올라갔을 때, 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않았어.
원래 아빠가 퇴근하시면 누가 먼저 도착하나 젬이랑 전력 질주를 하거든? 근데 오늘은 학교에서 기가 다 빨려서 그런지, 아니면 가출 생각에 잠겨서 그런지 스카웃이 대충 뛰어. 평소 같으면 이 악물고 달렸을 텐데 말이야.
It was our habit to run meet Atticus the moment we saw him round the post office corner in the distance.
저 멀리 우체국 모퉁이를 돌아오는 아빠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아빠를 향해 달려가 맞이하는 게 우리 습관이었어.
이 남매는 아빠가 저 멀리 코너에서 딱 나타나기만 하면 자동 반사로 튀어 나가. 거의 조건반사 수준이지? 아빠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각별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야. 매일 하는 루틴 같은 거랄까?
Atticus seemed to have forgotten my noontime fall from grace; he was full of questions about school.
아빠는 내가 점심때 저질렀던 잘못을 잊으신 것 같았어. 학교생활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셨거든.
아까 점심때 스카웃이 손님으로 온 월터한테 무례하게 굴어서 아빠한테 엄청 혼났잖아? 근데 퇴근하고 온 아빠는 뒤끝 1도 없이 다정하게 학교 어땠냐고 물어봐 주셔. 역시 애티커스 아빠는 멘탈 갑, 인성 갑!
My replies were monosyllabic and he did not press me.
내 대답은 단답형이었고 아빠는 나를 다그치지 않으셨어.
학교에서 영혼까지 털리고 온 스카웃이 아빠 질문에 '응', '아니'로만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야. 보통 부모님 같으면 '어디서 대답을 그따구로 해!' 하겠지만, 우리 쿨한 애티커스 아빠는 딸내미 기분 안 좋은 거 눈치채고 적당히 빠져주시는 센스를 발휘 중이지.
Perhaps Calpurnia sensed that my day had been a grim one: she let me watch her fix supper.
아마 칼퍼니아는 내 하루가 엉망이었다는 걸 눈치챘나 봐. 저녁 준비하는 걸 구경하게 해줬거든.
평소엔 엄격하기로 소문난 칼퍼니아 아줌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스카웃을 아끼는 츤데레라는 게 여기서 드러나. 기분 안 좋은 꼬맹이를 위해 주방 출입을 허가해주고 요리 직관권을 선물하신 거지.
“Shut your eyes and open your mouth and I’ll give you a surprise,” she said.
"눈 감고 입 벌려봐, 깜짝 선물 줄 테니까," 그녀가 말했어.
칼퍼니아 아줌마의 필살기 등장! 기분 안 좋은 애들 달랠 때는 맛있는 거 입에 넣어주는 게 최고라는 만고의 진리를 실천 중이셔. 과연 어떤 존맛탱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까?
It was not often that she made crackling bread, she said she never had time,
그녀가 크래클링 브레드를 만드는 일은 흔치 않았어. 늘 시간이 없다고 하셨거든.
크래클링 브레드는 돼지껍데기 튀김이 들어간 고소한 빵인데, 이게 손이 엄청 많이 가는 요리거든. 칼퍼니아가 평소에 바쁘다고 안 해줬던 요리를 오늘 해줬다는 건, 스카웃을 향한 사랑이 폭발했다는 뜻이야.
but with both of us at school today had been an easy one for her. She knew I loved crackling bread.
하지만 우리 둘 다 학교에 가 있어서 오늘은 아줌마한테 좀 한가한 날이었지. 내가 크래클링 브레드를 사랑한다는 걸 아줌마는 알고 계셨어.
젬이랑 스카웃 둘 다 학교에 가버리니 집안에 사고 칠 애들이 없어서 칼퍼니아가 모처럼 여유가 생겼나 봐. 그 소중한 여유 시간을 스카웃이 좋아하는 빵 만드는 데 다 쓰신 거야. 이거 완전 감동이지?
“I missed you today,” she said. “The house got so lonesome ‘long about two o’clock I had to turn on the radio.”
“오늘 네가 보고 싶더라,” 그녀가 말했어. “두 시쯤 되니까 집안이 너무 적막해서 라디오를 켤 수밖에 없었지 뭐야.”
평소엔 호랑이 선생님처럼 엄격하던 칼퍼니아 아줌마가 웬일로 감성 폭발이야? 애들이 학교 가고 없는 텅 빈 집에서 혼자 일하려니, 그 시끄럽던 장난꾸러기들이 그리웠나 봐. 츤데레 아줌마의 깜짝 고백 타임이지!
“Why? Jem’n me ain’t ever in the house unless it’s rainin‘.” “I know,” she said, “But one of you’s always in callin‘ distance.”
“왜요? 비가 오지 않는 이상 젬이랑 난 집에 붙어 있지도 않잖아요.” “알지,” 그녀가 말했어. “하지만 너희 중 한 명은 항상 부르면 들릴 거리에 있었잖니.”
스카웃은 "우리가 평소에 집에 있지도 않았는데 왜 새삼스럽게 그래요?"라며 눈치 없는 질문을 던져. 하지만 칼퍼니아의 대답이 찐 감동이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름만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곳에 아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겐 큰 위안이었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