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r friends?” The witness frowned as if puzzled. “Friends?”
친구가 누구죠?" 증인은 어리둥절한 듯 미간을 찌푸렸어. "친구라고요?"
마옐라의 반응이 더 충격적이야. '친구'라는 단어를 들었는데 마치 처음 들어본 외계어처럼 반응하거든. 이건 마옐라가 얼마나 세상과 단절된 채 외롭고 삭막하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대목이야. 친구가 누군지 몰라서 되묻다니, 실화냐고...
“Yes, don’t you know anyone near your age, or older, or younger? Boys and girls? Just ordinary friends?”
"네, 당신 또래나 연상, 혹은 연하인 사람을 아무도 모르나요? 소년이나 소녀들 말이에요? 그냥 평범한 친구들요?"
마옐라가 '친구'를 못 알아들으니까 애티커스가 답답해서 친구의 범위를 엄청 넓혀서 다시 물어봐. 동네 오빠, 동생, 친구... 그 누구라도 없냐고 묻는 건데, 이 평범한 질문이 마옐라에게는 자기를 놀리는 공격처럼 들릴 수도 있다는 게 이 비극의 포인트야.
Mayella’s hostility, which had subsided to grudging neutrality, flared again.
마지못해 중립적인 상태로 가라앉아 있던 마옐라의 적대감이 다시 확 타올랐어.
마옐라는 '친구'가 뭐냐는 질문을 자기를 바보 취급하고 놀리는 걸로 오해한 거야. 잠잠해지나 싶더니 다시 불타오르는 그녀의 화... 마치 꺼진 줄 알았던 숯불에 기름 부은 격이지. 분위기 갑자기 싸해지는 거 보이지?
“You makin’ fun o’me agin, Mr. Finch?” Atticus let her question answer his.
“나를 또 놀리는 거예요, 핀치 씨?” 애티커스는 그녀의 질문이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되게 내버려 뒀어.
마옐라는 '친구'가 있냐는 평범한 질문조차 자기를 비꼬는 걸로 오해하고 있어. 평생 따뜻한 말 한마디 못 듣고 산 사람의 슬픈 방어기제지. 애티커스는 그녀의 반응을 보고 '아, 진짜 친구가 한 명도 없구나'라고 확신한 거야.
“Do you love your father, Miss Mayella?” was his next. “Love him, whatcha mean?”
“아버지를 사랑하나요, 마옐라 양?” 이게 그의 다음 질문이었어. “사랑한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친구에 이어 '사랑'이라는 단어에도 마옐라는 뇌정지가 온 것 같아. 그녀의 세계관에는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걸지도 몰라. 이쯤 되면 이 집안 분위기 안 봐도 비디오지?
“I mean, is he good to you, is he easy to get along with?” “He does tollable, ‘cept when—”
“내 말은, 아버지가 당신에게 잘해주느냐, 함께 지내기 편한 분이냐는 거예요.” “그냥저냥 지낼 만해요, ~할 때만 빼고는—”
애티커스가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못 알아듣는 마옐라를 위해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어. '아빠랑 잘 지내?'라고 묻는 건데, 마옐라의 대답 끝에 붙은 '~할 때 빼고'가 아주 큰 복선이야.
“Except when?” Mayella looked at her father, who was sitting with his chair tipped against the railing.
“언제만 빼고라는 거죠?” 마옐라는 난간에 의자를 기대고 앉아 있는 아빠를 쳐다봤어.
애티커스가 그 '예외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물고 늘어지지. 마옐라가 아빠를 슥 쳐다보는 건, 아빠 눈치를 본다는 증거야. 의자를 뒤로 젖히고 앉아 있는 밥 유웰의 모습이 마옐라에게는 꽤 압박이었을 거야.
He sat up straight and waited for her to answer. “Except when nothin’,” said Mayella. “I said he does tollable.”
그는 자세를 똑바로 하고 그녀가 대답하기를 기다렸어. "아무 때도 아니에요," 마옐라가 말했지. "그냥저냥 지낼 만하다고 말했잖아요."
딸이 아빠 흉이라도 볼까 봐 밥 유웰이 갑자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쳐다보는 거 보이지? 마옐라는 그 눈빛을 읽고 바로 깨갱하면서 아까 했던 말을 없던 일로 하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야. 완전 살얼음판 분위기지.
Mr. Ewell leaned back again. “Except when he’s drinking?” asked Atticus so gently that Mayella nodded.
유웰 씨는 다시 몸을 뒤로 젖혔어. "술을 마실 때만 빼고 말인가요?" 애티커스가 아주 부드럽게 묻자 마옐라는 고개를 끄덕였지.
딸이 자기 편을 드니까 밥 유웰도 안심하고 다시 거만하게 의자에 몸을 기대네. 근데 애티커스가 누구야?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슥 독침을 놓는 거지. 술 마시면 개가 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유도해낸 거야.
“Does he ever go after you?” “How you mean?” “When he’s—riled, has he ever beaten you?”
"그가 당신을 공격한 적이 있나요?" "무슨 뜻이죠?" "그가— 화가 났을 때, 당신을 때린 적이 있느냐는 겁니다."
애티커스가 이제 본격적으로 아픈 곳을 찌르기 시작해. '공격하다'라는 말을 못 알아듣는 마옐라에게 '화났을 때 때린 적 있냐'고 직구로 물어보지. 이 질문 하나에 법정 전체가 숨을 죽였을 거야.
Mayella looked around, down at the court reporter, up at the judge. “Answer the question, Miss Mayella,” said Judge Taylor.
마옐라는 법원 속기사를 내려다봤다가 판사를 올려다보며 주변을 둘러보았어. "질문에 답하세요, 마옐라 양," 테일러 판사가 말했지.
대답하기가 너무 괴로운지 마옐라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마구 흔들리고 있어. 속기사가 자기 말을 다 적고 있는 것도 무섭고, 판사님의 엄격한 시선도 부담스럽겠지. 테일러 판사님은 이제 도망칠 곳 없으니 얼른 대답하라고 점잖게 압박을 넣고 있어.
“My paw’s never touched a hair o’my head in my life,” she declared firmly. “He never touched me.”
“우리 아빠는 내 평생 내 머리카락 한 올도 건드린 적 없어요,” 그녀가 단호하게 선언했어. “그는 절대 나를 건드리지 않았어요.”
애티커스가 '아빠한테 맞은 적 있냐'고 콕 집어 물으니까 마옐라가 거의 발작 버튼 눌린 것처럼 정색하며 부인하는 장면이야. 아빠인 밥 유웰이 뒤에서 시퍼렇게 눈을 뜨고 보고 있으니, 무서워서라도 저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 거야. 목소리에는 힘을 줬지만, 왠지 모르게 애처로운 느낌이 들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