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ing never questioned Jem’s pronouncements, I saw no reason to begin now.
젬 오빠의 선언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없었기에, 지금 와서 시작할 이유도 없었어.
스카웃은 지금까지 오빠 말을 진리처럼 믿고 살았어. 젬이 아무리 엉뚱한 소리를 해도 '오빠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하고 넘어가는 순진한 동생의 마음이 드러나. 오빠에 대한 무한 신뢰가 돋보이는 장면이지.
The Dewey Decimal System consisted, in part, of Miss Caroline waving cards at us on which were printed “the,” “cat,” “rat,” “man,” and “you.”
듀이 십진분류법은 부분적으로 캐롤라인 선생님이 "the", "cat", "rat", "man", "you"라고 인쇄된 카드를 우리에게 흔들어 대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었어.
젬이 말한 그 거창한 '신식 교육법'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야. 알고 보니 그냥 카드 낱말 맞추기 놀이였던 거지. 이걸 대단한 시스템인 양 믿고 있는 아이들의 순진함과 학교 교육의 희한한 점을 비꼬는 장면이기도 해.
No comment seemed to be expected of us, and the class received these impressionistic revelations in silence.
우리한테 어떤 의견도 기대하지 않는 것 같았고, 반 애들은 이 인상주의적인 계시들을 묵묵히 받아들였어.
선생님이 카드를 막 흔드는데 애들은 이게 교육인지 마술인지 구분도 못 하고 멍하니 보고 있는 상황이야. 마치 심오한 현대 미술 작품을 보고 '아... 네...' 하고 있는 관객들 같달까?
I was bored, so I began a letter to Dill. Miss Caroline caught me writing and told me to tell my father to stop teaching me.
난 지루해서 딜한테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 캐롤라인 선생님은 내가 쓰는 걸 보더니, 우리 아빠한테 더 이상 가르치지 말라고 전하래.
수업이 얼마나 노잼이었으면 수업 시간에 편지를 쓰겠어? 근데 더 웃긴 건 선생님 반응이야. 잘한다고 칭찬은 못 해줄망정 아빠한테 교육 금지령을 내리라고 하네. 이게 말이야 방구야?
“Besides,” she said. “We don’t write in the first grade, we print. You won’t learn to write until you’re in the third grade.”
“게다가,” 선생님이 말했어. “1학년 때는 글씨를 쓰는 게 아니라 인쇄체로 쓰는 거야. 3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필기체를 배우지 않을 거란다.”
선생님의 논리가 거의 창조경제 수준이야. 정자체(print)는 글씨가 아니고 필기체(write)만 진짜 글씨라는 건데, 스카웃 입장에서는 '이게 대체 뭔 소리야?' 싶을 만한 황당한 규칙이지.
Calpurnia was to blame for this. It kept me from driving her crazy on rainy days, I guess.
이건 다 칼퍼니아 아주머니 때문이었어. 비 오는 날 내가 아주머니를 미치게 만들지 않게 하려고 그랬던 것 같아.
스카웃이 글씨를 쓸 줄 알게 된 건 사실 칼퍼니아 아주머니의 고단수 육아법 덕분이었어. 애가 비 와서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난리 치니까, '자, 여기 앉아서 성경 베껴 써!'라고 일거리를 준 거지. 아주머니의 현명함에 무릎을 탁 치게 되네!
She would set me a writing task by scrawling the alphabet firmly across the top of a tablet, then copying out a chapter of the Bible beneath.
아주머니는 연습장 맨 위에 알파벳을 꾹꾹 눌러 써주시고는, 그 아래에 성경 한 장을 베껴 쓰게 하는 식으로 나한테 글쓰기 숙제를 내주곤 하셨어.
비 오는 날 집안에서 비글처럼 날뛰는 스카웃을 진정시키기 위한 칼퍼니아 아주머니의 특단의 조치야. 성경 한 장 베껴 쓰기라니, 거의 명상 수준의 고난도 육아 스킬이지? 애들 기운 빼놓는 데는 공부만한 게 없거든.
If I reproduced her penmanship satisfactorily, she rewarded me with an open-faced sandwich of bread and butter and sugar.
내가 아주머니의 필체를 만족스럽게 따라 쓰면, 아주머니는 빵에 버터랑 설탕을 얹은 오픈 샌드위치로 나한테 상을 주셨지.
성경 필사라는 고된 노동 뒤에 찾아오는 꿀맛 같은 간식 시간! 버터 바른 빵에 설탕까지 솔솔 뿌렸으면 이건 뭐 게임 끝이지. 스카웃이 글쓰기 연습을 꾸역꾸역 했던 건 다 이 치명적인 당분 때문이었을 거야.
In Calpurnia’s teaching, there was no sentimentality: I seldom pleased her and she seldom rewarded me.
칼퍼니아 아주머니의 교육 방식에는 감상주의 따위는 없었어. 내가 아주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도 거의 없었고, 아주머니가 나한테 상을 주는 일도 드물었거든.
칼퍼니아 아주머니는 완전 스파르타식이야. 오냐오냐하는 거 없이 딱 할 일 해야 보상을 주는 철저한 성과주의 교육자지. 스카웃 입장에서는 아주머니의 인정을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을 거야. 그야말로 차가운 도시의 유모랄까?
“Everybody who goes home to lunch hold up your hands,” said Miss Caroline, breaking into my new grudge against Calpurnia.
“점심 먹으러 집에 가는 사람들은 다 손 들어보렴,” 캐롤라인 선생님이 말씀하셨고, 그 바람에 칼퍼니아 아주머니에 대해 새로 생겨난 내 원망이 중단됐어.
스카웃은 지금 '아주머니가 괜히 글쓰기를 가르쳐줘서 학교에서 혼나잖아!'라며 속으로 투덜대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서 그 분노의 타임라인이 툭 끊겨버린 거야. 화내다가 갑자기 출석 체크 당하는 느낌?
The town children did so, and she looked us over. “Everybody who brings his lunch put it on top of his desk.”
마을 애들은 그렇게 했고, 선생님은 우리를 쭉 훑어보셨어. "도시락 싸 온 사람은 전부 책상 위에 올려두렴."
자, 이제 대망의 도시락 검사 시간이야! 집이 가까운 애들은 집에 가서 먹고 오지만, 멀리서 온 시골 애들은 도시락을 싸 왔거든. 선생님이 마치 일일이 검문하듯이 애들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지. 먹을 거 앞에 두고 검사받는 기분, 너도 알지?
Molasses buckets appeared from nowhere, and the ceiling danced with metallic light.
어디선가 당밀 양동이들이 툭 튀어나왔고, 천장은 금속성 빛으로 번쩍번쩍 춤을 췄어.
가난한 시골 애들이라 번듯한 도시락 가방 대신 당밀(시럽) 양동이에 밥을 싸 온 거야. 그 양동이들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거리니까 교실 천장이 무슨 클럽 미러볼 돌아가듯 번쩍거리는 장관이 펼쳐진 거지. 가난하지만 눈부신(?) 순간이야.